한달 전 쯤 동생이 박정희를 존경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동생 성격상 별로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박정희같은 인간을 존경한다고 하니 찝찝하더군요.
동생은 어느 대기업 과장으로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성공에 대한 열망이 높았습니다. 지방 전문대를 나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까지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아무튼 그 후로 저는 가끔씩 동생의 카톡으로 진짜 리더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들 찾아서 보내주었습니다.
유튜브에 좋은 자료들이 많더군요. 얼마전 경향신문에 실린 이재명 시장의 성공담도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레이저 보고서 동영상을 보내주었습니다. 꼭 보라는 말과 함께.
설이 다가왔고 동생이 집에 오면 파견법과 기간제법 원샷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새누리로 기울어져 있는 동생의 마음을 돌려볼 생각이었습니다.
드디어 설날이 됐고 동생네가 집에 왔습니다. 저녁을 기다리며 티브이를 보는데 동생이 제 폰에 붙어 있던 더민주 로고 스티커를 보고는 민주당에 입당했냐며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저는 한바탕 논쟁을 할 준비를 하고 긴장했는데 동생이 의외로 다른 당을 찍고 싶은데 더민주를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뭐가 제일 좋아지냐고 묻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문재인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깨끗해질 것이다. 부정부패만 줄어들어도 나라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사회갈등도 줄어들고 정직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과 기업이 성공을 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생기고 나라가 발전한다고 얘길했더니 의외로 수긍을 하더군요.
원래 자기주장이 강해서 여간해서는 남의 의견을 잘 안 받아들이는 녀석인데..
그동안 내가 보내 준 자료들이 효과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동생과 이야기하다보니 원샷법 통과가 동생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더군요.
요즘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악화와 미래전망이 불투명해서 회사 분위기가 안좋다고 하더군요.
그런 상황에서 기업의 구조조정을 쉽게 할 수 있는 원샷법이 통과되자 자신의 사업부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현실로 다가왔던 모양입니다.
전에는 바쁘다며 정치에 관심없다더니 이제야 정치가 현실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죠. 대게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제 동생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기득권에 안주하며 뉴스의 불행한 일들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그리고 소위 나라를 팔아먹어도 닭과 개누리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조금씩은 이기적인 면이 있지만 조금만 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요.
동생이 완전히 더민주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총선에선 더민주에 투표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동생에게 파파이스의 개표조작 동영상 을 보내줬습니다. 투표 끝날 때까지 관리해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