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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짝사랑하던 여자애와 헤어졌습니다.
고1때, 저는 한 꼴통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제가 그 학교를 다녔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 이유가, 그 애를 만나서였기 때문이죠.
고1
처음의 저는 그냥 친구도 그닥 없고, 게임만 좋아하고 그림그리는것도 좋아하는 그냥 잉여새끼였어요.
그래도 고등학생이라 꿈은 하나 가져보겠다고, 학교 미술부에 들어갔네요.
그 미술부에서 그 애를 만났어요. 저랑 동갑에 같은 고1.
처음엔 그 애와 다른 친구들처럼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 애는 특별했어요.
주변에 친구가 많았지만 혼자 있는것을 좋아하고, 호주에서 살다와서 상당히 솔직하고 당당했죠.
그림도 정말 제가 원하는 그림솜씨로 그림을 그려, 처음에는 동경의 대상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가을쯤... 그 애가 좋아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고2
저는 그 애와 점점 더 친해져, 영화도 같이 보고, 같이 카페도 다니게 되었어요.
이대로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다시생각해보면 이대로였으면 그 애가 불행했을꺼에요.
그애는 참고로 다른반. 그런데 우리학교에 소문이 퍼졌습니다.
우리반 남자애 어떤 친구랑, 그 애가 사귄다는 소문이.
(나중에 알고보니 1학년때 같이 미술반앞마당 청소만 했던 사이인데, 소문이 이상하게 퍼졌던거죠.)
저는 너무나도 매우매우 질투가 났어요.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애와 수행평가 과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 남자애를 매우 맹비난하며 뒷담화를 퍼부었어요.
원래 제가 남을 비하하고, 욕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가 너무나도 미안해요.
그 때 이후로 제가 그 애한테 집착이 심해졌습니다. 그 때의 나는 진짜...아...
하지만 착했던 그 애는 그래도 저와 친하게 지냈었어요.
고3
남들은 대학에 바쁘지만, 저는 그 애 생각뿐이었어요.
하늘도, 태양도, 달도 모두 그 애 같았죠.
결국 저는 고3, 여름, 그 애 생일날 선물을 주고, 고백했습니다.
그 애의 반응은 "너무나도 좋은 친구라는 것은 알지만 친구로만 지내고싶다."
하지만 그 때도 그 애는 저한테 호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미쳤죠. 그냥 친구로만 지내자는 말이었는데, 진짜로 사귄것으로 착각했었나봅니다.
결국 그 애와 두번째로 만났을때, 제가 너무 그 애한테 집착을 했고, 그 애는 그것이 견디기 힘들었나봅니다.
그때 차였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아...이 미친놈아...
사랑이라는 변명으로, 내 자신을 높히려하고, 잘난척하고, 남을 헐뜯고, 이 모든 행동이
사랑이 아닌 그 애를 불행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 애를 다시 만났을땐, 그 애가 나에게 눈도 마주치지 않더라고요.
사과의 한마디 "미안해"를 내놓는 것도 목이 막혀 40분동안 말도 못하다가 소심하게 조그마하게 내놓았지만,
그것으로도 모잘랐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편지를 썼었습니다.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요약하자면,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좋아.
단지 난 너가 내 자신을 잘 알게 해줘서 고마워.
정말로 미안해, 고마워
그 다음날 그 애가 하교를 할때에 편지를 주고 도망쳤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그 애가 저한테 미소를 띄으며 먼저 인사를하더라고요.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아직도 그 표정이 잊혀지질않아요.
그런데 그 이후로 고3이라서 만날 일도 적어지고, 어색해져서 점점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저에겐 그 애는 제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그 애와 같은 대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재수
재수를 결심하고, 공부를 하면서 그 애와 간간히 연락을 하였는데,
재수를 하던 여름날, 누군가가 제 핸드폰을 훔쳐가고 말았습니다.
약 반년간 연락을 전혀 못하였습니다.
나중에 페북을 한다는 것을 알았고, 페북으로 연락을 했지만, 일부로 연락을 안받더라고요.
저는 처음에는 계속 연락했지만, "지금 내가 연락 하는 이 행동 이 모든게 이 애를 괴롭게 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락을 안했습니다.
그 애가 다니던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더 좋은대학에 합격하고 말았고, 부모님의 강요로 그 애가 있지않는 대학으로 갔습니다.
대학
오티에 갔다온지 얼마 안됐을 때였습니다. 그 애가 먼저 저한테 연락을 하였습니다.
그 때 전 뛸듯이 기뻤죠.
저랑 카톡도 하고, 페북도하고, 그리고 그 애와 다시 한번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주 간단하고 사소하게, 그 애가 대학에서 밤샘 과제를 했는데, 아침밥을사달라는 것이었죠.
(저번주 토요일이었습니다)
근 1년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저는 뛸뜻이 기뻤지만, 그것을 감추고 그냥 일상이야기를 서로 나누었습니다.
그냥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그 애가 내 앞에 있고, 그 애와 마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러나 그 다음날, 그 애가 연락했습니다.
"미안 너와 페북 친구하기엔 좀 그런것같아. 페북 친구 끊을게"
그때 생각했습니다.
아, 이 애는 아직 나를 고2때의 나로 보는구나...내가 너때문에 새롭게 바뀌어 사는줄 모르는구나...
이대로 또 어색한 관계로 지내느니 차라리 사귀거나 연락끊고 헤어지자는 결심을 하였고,
오늘 만났습니다.
네. 차였습니다. 그 애 앞에서 단 한마디도 못했어요. 미친놈이죠?
예전의 내가 아니라는 것을 말 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떠나보내야 될것 같았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있어요.
제가 수백번을 죽어서라도, 그 애가 행복할 수 있다면,
제가 떠남으로써, 그 애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애가 저보다 더 멋지고 착한 남자를 만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전 행복합니다.
제가 비참해져도 상관없어요. 그 애가 행복하면 되요.
술먹고 써서 좀 글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안생기는 오유인이라도, 남을 배려하고, 내 자신이 아닌 남을 먼저 생각한다면 생길것이에요.
베오베에 있던 짝사랑 글을 제 기준에 바꿔 맞췄습니다.
행복하세요. 미안하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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