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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뭐 새벽에 일하다 여러가지로 마음도 심란하고 작업도 잘 안되서 제 예전 경험담을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전 종교가 없습니다. 신의 존재는 반반 정도로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구요.
제가 믿고 의지하는 것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밖에 없습니다. 일단 경험론자 라고 해두죠.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들은 백프로 사실임을 약속 드립니다.
전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라다 초등학교때 학교 야구부에 있던 상급생을 때리고 선생님이 저를 너무 미워하셔서
혼자 시골에 있던 빈 집에 내려가서 혼자서 학교를 다녔어요. (제가 원한 일 입니다.)
집은 도로도 없었던 산속에다 마을과 떨어진 곳에 있었어요. 30년 정도 전의 일이라 그땐 전기가 안들어 오는 집들도 많았구요.
워낙 겁이 없던 성격이라 한번도 무섭진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선 한달에 한번씩 다녀가셨구요. 중 2때 부터 일년 가까이 같이 계셨습니다.
집 뒷마당과 뒷산으로 이어지는 길에 연고가 없는 산소가 하나씩 있었구요. (뒷마당엔 3미터 거리, 윗길엔 20미터 거리쯤)
한 2년 정도는 혼자서 밥을 해 먹으면서 학교까지 걸어 다니면서 생활 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때 였을거에요.
무연고 인줄 알았던 뒷마당 산소에 가족으로 보이는 어른들 몇분이서 벌초를 하고 제사음식을 놓고 절을 하고들 가신적이 있습니다.
가로등 같은게 없어도 달빛이 훤해서 자다가 화장실에 가는길도 훤히 보이던 시절인데
그날따라 밤중에 자다 화장실에 가야 하는데 앞마당을 지나서 화장실 까지 가려니 너무 귀찮아서 뒷문으로 나가
뒷마당 풀밭에다 쉬를 하려고 나갔는데
환한 달빛 아래
뒷마당의 산소 앞에 일반 평민들이 입던 하얀 한복을 입은 노인이 쭈그리고 앉아 산소 앞에 놓여진 제사음식을 허겁지겁 드시고 계셨어요.
잠결이라 "어 누구세요?" 하고 말했더니 연세가 꽤 있으신 할아버지가 뒤를 돌아 저를 보더니 씨익 웃으시더군요.
그래서 엉겁결에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드리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그 마을에 집이 몇가구 안되거든요.
동네 사는 분들은 다 알고 있는데 처음뵙는 분이라 누구지 하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제 소릴 듣고 달려와서
한번 쓰다듬고 산소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흔적 없이 사라지셨더라구요.
귀신인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밤이라 쌀쌀하고 졸립기도 해서 일단 들어가서 잤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간밤의 일이 생각나서 뒷마당에 가보니 음식이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있더군요.
신기한건 집 강아지가 먹었을 만도 한데 식탐도 많은 녀석이 그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나중에 어머니께 말씀 드리니 "우리집 뒤에서 신세를 지는 양반이니 너 별탈없게 잘 돌봐 주시겠지" 하면서 쿨하게 넘어 가시더군요.
실제로 그 뒤에 친구들과 산에서 놀다가 큰 사고가 날뻔 했는데 무사히 다치지 않고 온 기억도 있어서 그말이 맞는가 싶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첫번째로 목격한 귀신(혼령?) 이야기구요.
그 후로 몇번 더 귀신을 본 경험이 있는데 지금 일을 마저 해야해서..
혹시 더 듣고 싶은분이 계시면 일 끝나고 마저 써 놓겠습니다.
오늘따라 일이 진짜 잘 안되네요 급한데..
암튼 두번째 귀신을 본 기억은 아마 같은 해 여름 이었을겁니다.
시골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계곡이 있는데 몇몇곳은 수심이 굉장히 깊어 해마다 외지인들의 익사 사고가 한두건씩 발생하던 곳 이었어요.
그 해 여름 외지인 한분이 낚시 내지는 물놀이를 하다가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 했습니다.
그곳은 친구들과 자주 수영하러 가는 곳이지만 수영을 못하는 외지분들은 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고 낚시나 수영등을 하다가 빠진 뒤
웅덩이가 항아리 모양으로 생긴 곳인데다 물이 초록색이라 바닥이 안보이고 이끼 때문에 미끄러워 매우 위험한 장소 였는데요.
방학때라 사람들이 모여서 한쪽에선 아주머니가 울고 계시고 아저씨 몇분은 긴 대나무로 물속을 휘휘 저으며 시신을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신이 떠오르질 않고 주위에 모여든 어른중에서 낚시대를 동원 하는등 여러 방법을 써도 시신은 올라오질 않았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객기나 영웅심이였는지 몰라도 자주 수영하던 곳이고 큰 수경(물안경)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른들이 보는데서
물에 뛰어 들었습니다. 동네 친구도 옆에 있었기 때문에 더 까분건지도 모르겠네요.
한 1미터 정도 밖에 내려가지 않은것 같은데 시야가 그리 좋지 않았고 항아리 처럼 생긴곳에 물이 회전하는 곳이라 가만히 있으면
몸이 빙글빙글 돌 정도의 물살 이었어요. 암튼 조금 잠수해서 사각팬티에 하얀 런닝셔츠를 입은 약간 뚱뚱한 아저씨가 물 한가운데서
고개를 숙이고 선채로 빙글빙글 돌고있는 것이 보였어요. 조금 겁나기도 했지만 이미 사망한거란 생각은 못했을 나이라
런닝 자락을 붙잡고 물 위로 손을 뻗으면 되겠다 싶어서 더 가까이 갔는데..
전 보지 말아야 할 것을 거기서 보았습니다.
밑에서 아저씨의 발목을 붙잡은채로 웃고 있던 그 여자의 얼굴을요.
한복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촌스런 웃도리에 중간정도 길어 사방으로 미역처럼 흐느적 거리던 머리카락들,
웃고 있어서 더 길어보이는 빨간 입, 하얗게 변해있는 얼굴 등..
제가 너무 놀라서 물속에서 소리를 질렀는데 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절 보던 눈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그 뒤부터는 기억이 안납니다. 전 죽기 살기로 빠져 나왔다고 생각 했는데 물 밖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아저씨들이 하시는 말씀이
제가 그 돌아가신 아저씨 머리채를 움켜잡고 비명을 지르면서 미친 아이처럼 손을 뻗어서 살려 달라고 했다더군요.
그 아저씨들은 시신을 보고 놀라서 그런줄 알고 저와 고인을 끌어 올리고 절 진정 시키려고 했던거구요.
저쪽을 보니 돌아가신분은 바닥에 눕혀져 있었습니다. 물에 불어 핏기가 하나도 없는 노란색 발바닥이 지금도 기억나네요.
유족분이 통곡을 하시면서 울고 계셨기에 차마 귀신을 봤다는 말은 못하고 나중에 학교에 까지 알려져 선생님께 꾸중도 들었습니다.
저보고 한심 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으나 이후로 전 사십대 초반인 지금 까지도 낚시를 하러 간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피서철에도 물이 깊은 계곡이나 저수지 등에도 간 적이 없구요. 초록색을 띈 깊은 물에 공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는 가끔 가서 수영도 하고 했지만 한강 조차도 전 무서워요.
위의 이야기들 모두 1페센트의 거짓도 없는, 제 기억에 의존한 이야기 입니다.
일 좀 하다가 자고 일어나서 나머지 글을 올릴께요. 몇번 더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그 다음에 있었던 짦막한 일화를 써 보겠습니다.
중학교때 시골에서 동생처럼 키우던 강아지가 뒷산 외진곳에서 외지인의 올가미에 걸려서 뼈와 가죽만 남은것을 본 뒤
정말 밀렵꾼들을 증오하며 지내다 결국 서울로 다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닐때의 일입니다.
몇 학년때 인지는잘 기억이 안나네요. 아마 2~3학년 정도 되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오래전 일들이라.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던 시절이라 아마 가을쯤 이었을겁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신호에 걸렸는지 버스가 잠시 정차 한 동안 나도 모르게 창밖을 내다 보았는데요.
창 밖에 보이는 건물 2층 커피숍 창가에서 왠 하얗게 떡칠한것 같은 얼굴과 두껍고 진한 빨간색 입술을 하고 있던 아줌마와
동시에 눈이 마주쳤는데 절 보더니 웃더군요. 너무 괴기스런 광경이라 눈을 피하고 예전에 물 속에서 봤던 여자와 비슷한 느낌이라
5초도 안돼 다시 그곳을 쳐다 봤는데 방금 절 쳐다보며 웃던 아줌마는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엔 커플로 보이는 두 분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놀랄만한 일은 아까 눈이 마주쳤던 아줌마는 분명 창가에 걸터앉아서 사람들을 보고 있는 자세로 있었는데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커플들은 어깨 정도 높이 부터만 보였어요. 창은 통유리 였구요.
따라서 그 아줌마는 커플들의 머리 높이의 통유리 앞에 팔을 괴고 앉은채로 둥둥 떠 있었던 겁니다.
중학교 때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던 저는 결국 한동안 약 15분 여를 더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집과 학교를 오갔네요.
그러다가 기억에서 잊고 지낸듯 합니다. 공부하느라 정신 없을 시절 이었으니까요.
나머진 자고 일어나서 다시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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