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게시판에 보니 설날을 맞이하여 가족들과 대화를 나눈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네요. 기성세대인 아버님과의 벽을 느끼셨다는 글을 많이 보면서 어느샌가 20대 젊은이들에게는 기성 세대가 되어버린 나를 다시 돌아보곤 한답니다.
나이를 먹었어도 가족은 가족이고, 설날 연휴 때는 늘 함께 지내는 우리 4형제들이 이번 설날에 모여서 썰을 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40대 후반 ~ 50대 후반의 어쩌면 여러분들의 삼촌, 아버지뻘되는 아저씨들중에 이런 분들도 있다고 생각하시고 가볍게 읽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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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 : 59년생, 만 57세, 중소기업 임원. 경기도 안산시 거주. 군필.
작은형님 : 62년생 ,만 54세, 자영업.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거주. 군필.
뚱아저씨 : 66년생, 만 50세, 유기동물 구호활동 비영리민간단체 대표.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거주. 군필.
동생 : 69년생, 만 47세, 자영업.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거주. 군필.
요즘 건배 구호는 '각자도생'
설날에는 늘 큰 형님이 살고 있는 안산에서 보입니다. 이번 설날에도 저녁 식사 시간 때쯤 되면 다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소주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첫 화제는 늘 그렇듯이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들이에요. 직장 생활은 어떠냐, 지금 하는 일은 잘되냐. 등등에서 조카들 취업 이야기와 대학 다니는 이야기 등을 하게 됩니다.
그쯤에서 한 번 건배를 하게 되죠. 요즘 구호는 '각자도생' 입니다. ㅎㅎ
전에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자, 우리 가족들 모두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였었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는 워낙 경제가 피폐해지고 나라꼴이 엉망이니 각자 알아서 이 악물고 잘 살아보자라는 것이죠.
잊을 수 없는 아픔 세월호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세월호 때 희생된 고모님의 딸인 00의 아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안산 단원고 2학년이었던 백00 학생이 바로 제 친고모님의 딸, 즉 우리 형제들과는 고종 사촌인데 그집의 하나뿐인 외동아들인 백00 학생이 세월호로 희생된 것입니다.
고모님은 손자가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되고, 그 이후로 마치 몸의 반쪽이 떨어져나간 듯 시간이 멈춘 것처럼 지내고 계시고, 백00군의 아빠엄마인 제 사촌 누이와 매형은 외아들의 죽음으로 부부의 웃음은 온데간데 없이 다 사라지고, 오직 세월호 진상 규명에만 매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가까운 고모님이고 사촌이었는데 세월호 그 사건 이후로 어떻게 위로해야좋을지 몰라서 예전처럼 설날에도 제대로 인사도 못나누고 그렇게 보내곤 합니다.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세월호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조응천' 전 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특히 조응천 비서관의 입당 인터뷰 중에 기자가 "세월호 사건이 있었던 4월 16일에 청와대 상황은 어땠나요?"라고 질문하자 "마침 그날은 제가 청와대 근무를 하지 않은 휴무날이었습니다. 마침.. "
조응천 비서관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던 2014년 4월 16일의 바로 전날인 15일에 윗선으로부터 "내일 하루 쉬라"라는 지시를 받고 하루 휴무를 하게 되었다고 하지요. 청와대 근무 시작한 이후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특별한 사유도 없이 쉬라고 해서 의아하게 생각하고, 집에 있는 아내도 걱정을 했는데 아침에 뉴스를 보고 나서 세월호 사건이 터진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러면서 요즘 SNS 슈퍼스타인 김빙삼옹의 세월호 7시간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어요. 형제들 중 나와 내동생은 알고 있고, 큰형님, 작은형님은 김빙삼옹의 세월호 7시간 이야기를 모르고 있더군요. 그래서 금방 스마트폰으로 링크를 시켜서 보내드렸어요.
동생의 부인인 제수씨는 "저도 그거 읽어봤는데 김빙삼옹도 이건 소설이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정말 너무나도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꼭 마치 사실 그랬을 것 같은 이야기에요"라고 하면서 세월호 7시간과 박근혜의 그날 행적, 롯데호텔보다는 세월호 7시간 썰이 더 개연성이 있어보인다는 얘기. 마치 조응천 비서관의 4월 16일 휴무일과 세월호 7시간이 정교하게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북한의 광명성 4호 발사
설날 연휴 직전에 북한에서는 광명성 4호를 발사했습니다. 북에서는 내내 인공위성이라고 했는데 남에서는 내내 마치 "남쪽을 공격하기 위한 공격용 로켓의 시험발사"라는 식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제 작은 형님은 "이 쉐끼들.. 북한에서 인공위성을 쏴올리면 몇 배나 더 많은 예산을 쓰고도 위성 하나 제대로 쏘지 못하고 남의 힘을 빌려서도 겨우 몇 번씩 실패해서 쏜 것에 대해서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같은 민족이 위성을 쏴올린 것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지 무슨 난리가 났다고 계속 전쟁 분위기나 조성하고 말이야."
이때 제가 김빙삼옹의 트위터에 올라온 내용 하나 인용해서 "만약 북한에서 우리 남쪽을 공격하겠다고 맘먹으면 지금 북쪽이 갖고 있는 대포동 미사일로도 충분한데 뭐하겠다고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인공위성 기술로 그러겠어. 누구 말마따나 1미터 짜리 젓가락으로 자기 입에 넣어보라고 하지. "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예전에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북한과 화해와 협력을 통해서 꼭 통일이 당장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북한과 충분히 협력적인 관계로 평화롭게 잘사는 분위기였는데 이명박, 박근혜 이 것들 집권하면서부터는 꼭 매번 전쟁날 것 같은 분위기 조장해서 정말 기분이 안좋다.는 이야기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 "북한과의 관계는 더 퍼줘도 남는 장사"일 정도로 오히려 북한과의 우호 협력적인 관계가 안보에 드는 비정상적인 비용보다 훨씬 더 싸게 먹힌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굉장히 심각하게 하냐구요? 그렇지 않아요. 뭐 대략 이 정도의 분위기. ㅋㅋ (요건 작년 설날 사진입니다.)
설날 명절에는 가족들과 함께 고스톱을 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하는 것이 제맛 ~
4월 13일 국회의원 총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4월 13일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으로 넘어갔습니다. 내가 먼저 큰 형님에게 물었죠.
뚱아저씨 : "형, 이 동네 현역 국회의원이 누구지?"
큰형 : "김영환이라는 놈 있쟎아. 이번에 국민의당 간 놈"
참고로 큰형님이 살고 있는 곳은 안산시 상록구 이동. 안산 상록을 지역구.
작은 형 : "아.. 그 쉐끼. 사쿠라 쉐끼. 이번에 꼭 떨어뜨려야 돼"
큰형 : " 이번에 이쪽에 더불어민주당이 누가 나오지?"
나 : " (인터넷 검색한 후) 보니까 여기 전에 안산시장했던 김철민씨가 나오네. 그 사람 찍으면 되겠다. "
사실 김철민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이번에 우리 형제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을 밀어주기로 결심한 상황이라서.
나 : "작은 형네 동네에는 이번에도 오영식이 나올라나? "
작은형 : "글쎄 모르겠네.. 전에 약수터 한 번 놀러갔을 때 오영식 의원이 한 번 왔더라구. 그래서 내가 먼저 아는척했어. 그랬더니 무척 반갑게 맞이하더라구. 그러면서 그냥 의례적인 선거명함이 아니라 자기 휴대폰까지 있는 명함을 주더라구. "
나 : "형들 이번에 총선 때 투표 2번씩 하는 거 알지? 지역구 선거와 정당 선거. 난 이번에 지역구는 추미애 찍을 건데, 정당은 녹색당 하려고.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에도 한 표 보태는 것도 의미있지만 이번에 녹색당에서 비례대표 의원 한 명 쯤은 나오게 하려고. 형들도 웬만하면 녹색당 찍어줘. 이번에 녹색당에서 동물권 선거운동 공약을 했는데 그 일이 내가 하는 유기동물 구호활동하는 일하고도 관련이 있어. "
형, 동생 : "어.. 그러면 선거 때까지 한 번 생각해볼께.
참고로 큰형은 지역구, 정당 모두 더불어민주당 성향, 작은형은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정당은 정의당 성향, 동생은 약간 무당층에 가깝지만 집안의 분위기가 정동 야당을 지지하는 쪽이라 더불어민주당 성향이라 형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함.
나 : "작은형, 얼마 전에 내가 더불어민주당 인천 콘서트 갔다가 표창원 교수 만났쟎아. 나랑 동갑이고 그래서 조금 편하게 말을 하게 됐어. 표창원 교수가 그러는데 이번에 유권자들은 개표부정에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많은 분들이 투표를 할 수 있게 하는게 좋겠데. 투표를 해서 이겨야 그 다음에 부정선거고 뭐고 있는거 아니냐고. "
참고로 작은형은 2012년 대선의 개표부정을 철썩같이 믿는 분입니다.
작은형 : "음.. 표창원 교수가 그렇게 얘기한단 말이지. 표창원 교수는 믿을만한데.. 아무튼.. 이번에도 투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지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돼. 더불어민주당에서 그것 꼭 명심해야 한다구."
이렇게 가볍게 소주 한 잔씩도 하면서.
조카와도 같은 20대 후배들에게 드리는 글.
가볍게 술 잔을 한 순배씩 돌리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주로 했네요. 아마 20대 후배님들의 입장에서 집에 완고하고 보수적인 어른들하고만 대화를 나누며 벽을 느낀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40대, 50대 들은 2002년 대통령 선거 시절에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50대들이 새누리당에 다 돌아선 것 같이 이야기하지만 선거 때가 조금씩 다가오면 40대들은 압도적으로 더불어민주당 + 정의당과의 선거 연합을 지지하고, 50대들도 지금 여론 조사에 비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훨씬 더 높아질 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제 가족들말고도 올해 51세인 제 친구들과 작년 송년회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정치 얘기가 나왔는데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전부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그 열정이 어디 가지 않았떠군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60대 선배님들과는 그렇게 많은 이야기 나누진 않았지만 최소한 40대 후반, 50대 초중반까지는 충분히 해볼만합니다.
그러니까 20대의 청년 여러분들이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투표에 꼭 참가하세요. 제 큰 조카, 작은 조카들도 여러분들과 같은 세대인 26세 대학생, 23세 대학생들입니다.
제 조카와도 같은 여러분들의 투표가 이번 4.13 총선에서의 새누리당을 퇴패시키고, 야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약진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향후 20년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하게 하는 중요한 투표가 될 것입니다.
1997년 대통령 선거 시절에 큰형님을 설득하기 위해서 몇 번씩 찾아가고 전화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80년 광주에서 군복무를 했기에 5.18을 광주에서 게엄군의 입장에서 맞이했던 형이었기에 '김대중'이라면 치를 떨었었던 형님이었습니다.
큰 형님을 설득해서 한표라도 더 김대중 후보에게 보태기 위해, 이회창에게 한 표라도 더 안가게 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형님은 김대중에게는 찍지 못하고 제가 제발 이회창만은 찍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들어줘서 '이인제'를 찍는 걸로 했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형은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을 지지하는 편이었거든요.
자.. 그러니 여러분들도 모두 조금씩 더 힘냅시다. 2016년 4월 13일 총선의 승리는 우리 것입니다. 총선 패배의 고통은 너무도 쓰라리고, 승리의 기쁨은 너무도 상큼합니다. 자 모두 파이팅합시다. 파이팅 ~
2002년 12월 16일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기쁨을 만끽하는 지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