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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660046
    작성자 : 편하게살자
    추천 : 11
    조회수 : 613
    IP : 211.181.***.10
    댓글 : 26개
    등록시간 : 2016/02/07 06:16:04
    http://todayhumor.com/?sisa_660046 모바일
    오유 커뮤니티의 한계점

    오유를 거진 50일 정도 거치면서 오유에 대해 많은 감탄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오유가 가진 한게점 역시 보이네요

    제가 본 오유는 국정원에 휘둘리지 않을만큼 충분한 자정능력이 있고, 굉장히 탄탄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개소리인 것 같고요

    그러나 쌍방형 플랫폼에 최적화된 형태의 커뮤니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댓글 토론 방식의 구조는 서로 열렬히 토론하기가 너무 힘든 구조입니다

    댓글이란 것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없는 형태의 문답입니다

    누군가는 대댓을 달기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어떤 이는 몇십 초 만에 답을 하곤 합니다

    한 사람이 댓글을 달면, 그 댓글을 기다리는 상대방은 그 동안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답글을 보고 또 생각을 하는 구조이지요

    한 명이 하나의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수 십 명이 수 십 가지 생각을 합니다



    말과 글자는 매우 다릅니다

    이것은 훌륭한 작가가 훌륭한 꼭 언변가가 아닌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휘와 표현을 굉장히 신중히 쓰기엔 오유 커뮤니티의 무게는 가벼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휘를 가볍게 쓰기에 오유 커뮤니티의 무게(특히 시게는...)가 그리 가볍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안철수의 문제는 제껴 두고서,

    저는 박원순 시장 건과 이철희 소장 건에 대한 서로간의 견해 차이가 의견의 차이라고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국정원과 일베가 끼어들지 않았다고는 말 못 하지만, 99%는 진심으로 의견을 나누고 싶어한다고 봅니다

    단지 댓글과 댓글 사이의 간격이 서로의 생각을 너무 멀어지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의 댓글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수에 따라 수 백 가지로 읽혀집니다

    그리고 그 수 백 가지의 생각 중 표현된 하나의 대댓글은 다시 수 백 가지의 생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나는 이런 뜻으로 이야기한 것인데, 너는 이런 뜻으로 이야기한 거구나... 라는 해명이 끼어들기에는
    너무 빠르게 슥슥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세게에 갇힌 사람들끼리 싸우는 것처럼밖에 안 보입니다




    언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집니다

    내가 아는 용어의 정의와 타인이 아는 용어의 정의가 너무 다른데도, 그 차이는 좁히지 못 합니다

    그 조그마한 차이들이 쌓이고 쌓여서 계속해서 더 큰 오해를 낳습니다

    언어의 교정은 없이, 서로의 의견만을 개진하고 있으니 논점은 온데간데 없고 언어의 차이만 남습니다

    토론 상대는, 댓글을 단 상대방이 아니라 댓글을 해석하면서 자신이 만들어낸 하나의 괴물일 뿐입니다

    강조와 생략을 수정하지 못 하는 것은 대화하는 기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으로 플랫폼 시스템의 한계 같습니다




    만약 채팅창이나 토론방이 존재했더라면 충분히 봉합할 수 있는 의견 차이가
    댓글이라는 시스템에 의존하다보니 자꾸만 더 큰 소란으로 번집니다

    의견을 개진하기에도 바쁘기 때문에 조그마한 차이는 그냥 넘어가버립니다

    일정한 체계가 없이 생각은 번져 나가고 조그마했던 의견의 차이는 점점 거대해집니다

    그렇게 큰 차이들을 좁힐 수 없다는 결과가 반복되니 결국...

    댓글에는 타인의 생각과 의견의 공유하려는 초롱초롱함 대신, 자신의 확고한 생각을 확인받고 싶은 의지만 남는 것 같습니다




    토론의 시작은 나와 상대방의 관점 차이를 좁혀 나가면서 서로를 알아나가는 것에서부터라고 생각하는데,
    관점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서로에 대한 오해는 점점 커집니다

    칸칸히 막혀 있는 이 댓글 구조 안에서 마지막 댓글에서는 꼭 누군가의 말로 방점을 찍어야만 토론이 끝이 나는...

    치열한 댓글 끝에 논쟁이 뚝 끊겨버린 그 공백을 볼 때면,

    '음~ 그렇구나' 하고서 다른 이야기를 할 에너지는 전부 소진되어 버린 채,
    '너랑 말 안해' 하고서 등을 홱 돌려버린, 절교한 두 어린아이가 떠오릅니다...



    댓글 시스템은 서로의 의견차이를 맞춰가기에 너무 두터운 벽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사이사이에 가로막힌 벽을 부셔버리고 싶은데... 이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너무 답답하네요




    부디 '시민의 날개' 플랫폼은 오유보다 소통구조가 원활했으면 합니다

    여러모로 아쉽네요

    여러분 말고 커뮤니티의 한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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