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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문학 작가는 아니구요.
이번에 어쩌다 장르문학 작가의 길로 가게 될 수도 있어 글을 씁니다.
제목에 혹 낚이신 분 있다면 ㅈㅅ ...
친근하도록 반말로 글 쓸게요.
나이 30.
글을 써서 먹고 살겠다는 꿈을 접지 못했다.
하지만 순문학 작가로서 살아가기엔 학력도 딸리고, 필력도 딸려 진입장벽이 낮은 장르문학 작가가 되기로 했다.
혼자서 골방에 들어가 글을 끄적이는 것이 아닌, 회사에 들어가 글을 쓰는 것이다.
다만, 내가 책을 쓰게 되면 계약은 회사의 이름으로 성립된다.
내가 회사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숙식과 약간의 기본급. 그리고 타 작가들과의 교류.
내가 회사에게 주어야 하는 것은 내가 쓴 책에서 나오는 이득의 일정 부분. 그리고 열정.
모르겠다. 이제 30이란 나이엔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래도 간판은 좋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맞는 것인지.
적응하지 못하고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서도 계속해서 다니던 회사를 다니던 것이 옳은 길인지.
새로 가려고 하는 회사에서도 확실히 작가로서의 길을 살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애매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작가로서의 가능성은 있는데, 작가로서 살 수 있다고 확신은 할 수 없단다.
내가 생각하던 문학과는 괴리감이 많다.
한달에 책을 2권은 써야 한단다.
흔히 양판소라고 하지.
그래도 나는 글을 써서 살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양판소 같은 글이라도 내가 쓸 수 있을까.
흥미를 끌 수 있을까.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다는 것이 쉽지 않을 거란걸 안다.
하지만, 내 나이 30.
다니던 회사를 몇십년이고 더 다닐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돈은 많이 주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나랑 잘 맞지도 않아 회사 나가는 것이 도살장 끌려가는 기분인 탓이다.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돈을 쓴다. 많이 쓴다. 몇년을 일했지만 남은 돈은 없다.
행복한 삶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돈을 벌기 위해 행복과 여유, 진정한 삶의 가치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 한다.
두렵다. 무지막지하게 무섭다.
이번에 잘못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원래 회사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냥 백수가 되는 것이다.
내가 들어가려는 회사는 극히 적은 기본급을 제외하고 인세로서 먹고사는 직업이다.
그러므로 많은 소설을 써야한다.
애초에 판매처를 개인으로 삼지 않고 대여점을 타겟으로 하는 상업을 위주로 한 회사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것이 아니라 상업적인 글을 써야하는 곳이라고 회사도 말했다.
지금의 내 글은 너무도 순 문학적이라 회사와는 맞지 않지만, 상업적인 글을 쓸 수 있도록 회사에서 도와준단다.
기쁘면서도 슬프다.
글을 써서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회사가 고맙고, 한편으로는 문학에의 긍지를 져버리고 돈을 위해 글을 배반하는 격이 되어버린 것이 슬픈 까닭이다.
하지만 애초에 장르문학 작가로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지 너무 무섭다.
이름 없이 사라지는 작가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회사에서 어느정도 백업을 해준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실력이 아닌가.
글을 써서 먹고 살 수 있다면 한달에 200 정도의 수입만 나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200의 수입이라도 낼 수 있을까.
내가 확실히 내 실력을 모르겠다.
내가 확실히 내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겠다.
척도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난 지금 허황된 꿈을 쫒고 있는 것일까.
답을 못내리겠다.
빨리 답을 줘야하는데, 무엇이 옳은 길인지 모르겠다.
지금 현 회사에 남아있는 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고, 회사를 옮기자니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문학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실력은 작가라 불리기에 한참은 뒤떨어지는 내가, 감히 작가라는 명함을 걸치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무리 고민하고 고민해봐도 이렇다 할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상은 현 회사를 떠나라 말하건만, 마음은 현 회사에 붙어있으라 말한다.
글쓰기는 취미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마음은 말하지만, 이상은 취미를 발전시켜 경제활동의 업으로 삼으라 말한다.
이상을 따라갔다가 후회하진 않을까.
사회의 낙오자가 되진 않을까.
반백수가 되진 않을까.
적지 않은 나이에 커다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장르작가란 한국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끼칠까.
내가 지금 이런 꿈을 꾼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헛소리인 것일까.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이란 것이 존재하는 고민이긴 한 것일까.
일단 질러버리기엔 나이가 발목을 잡고, 이대로 포기하기엔 혹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닌지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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