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게 헤어지자고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이유도 묻지 않고 쿨하게 그래 라고 한 남친...

 그게 벌써 2년 전.. 그 이후로 남친이 없으므로 음슴체

 때는 몇 년 전,

 부산의 흔한 국공립대를 다니던 나는 학교를 그만두고 내 살길을 찾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음

 재능은 없고... 가진 것도 없고.... (난 왜 다 음슴? ㅜㅜ)

 그나마 수학을 조금 쉽게 가르친다는 근자감에 과외를 구하기로 함.

 학교 이름빨로 과외를 수월하게 구했음.

 아동 복지관에서 수학도우미 봉사활동 하면서 익힌 기술(?)로

 과외 수를 늘려가고 있을 무렵,

 과외 사이트에 올려둔 내 소개를 보고 한 남학생이 연락 옴.

 자신이 중2라고 소개한 이 남학생은 오늘 당장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함. (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

 집과는 거리가 좀 있었지만 당시 돈독이 올라서 돈을 모아야 공부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겨우 버스를 타고 환승해서 찾아감.

 이 아이를 따라 집을 올라가는데 집이 아주 미로 같았음.

 골목골목을 따라 무너질 듯한 집앞에 멈춰서 "여기에요" 라고 했음.

 '아...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하진 않은 아이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안쓰러웠음.

 집으로 들어가니 어머님과 여동생이 있었음.

 아이와 상담을 마치고 어머님과 면담을 했음.

 마루에 정부미 쌀포대가 있었음.

 알고보니 아버지가 안 계셨음.

 그래도 공부 한 번 해보겠다고 과외를 시켜주려는 어머님..

 뭔가 나도 감동을 받고 진짜 말도 안되는 과외비로 과외를 하기로 함.

 수업 첫 날,

 조금 헐렁한 청바지 (그땐 유행이었음.. 힝)를 입고 책을 챙겨서 아이 집을 겨우 찾음.

 집엔 아이 혼자였음.

 남자 애긴 하지만 아직 어리고.. 별 생각없이 들어감.

 한참 과외를 하던 중, 아이가 물어볼 게 있다고 함.

 뭐든지 물어보라고 했음.

 꼭 대답해줘야 된다고 하더니 씨익 웃는데 갑자기 등골이 서늘했음.

 "쌤, 쌤은 왜 치마 안 입어요? 아님 달라붙는 바지 입지..."

 그러면서 앉아있는 나를 아래 위로 훑음.

 헐..... 얘 왜 이래......

 갑자기 닭살이 돋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해야할지 몰랐음.

 떼끼!!!! 너 죽을래? 하고 넘겼지만 너무 무서웠음..

 집으로 와서 남자친구에게 말을 했더니 당장 그만두라고 함 ㅜㅜ

 나도 너무 무서워서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음.

 미안하지만 다른 과외랑 겹치고 학원 수업이 빡빡해서 못 갈 것 같다고..

 (어머님 번호를 몰랐음 ㅜㅜ)

 그랬더니 아이가 알겠다고 단답형 문자가 왔음.

 멘붕이었던 나는 이제 여자 아이 과외만 해야겠다며 과외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선생님 구합니다" 게시판에 그 남자 아이의 아이디가 떴음.

 내가 그만둬서 다시 구하나보네... 싶어서 그 아이 게시글을 읽었는데

 원하는 선생님 조건에

 "야한 여자 선생님 구해요. 짧은 치마 잘 입는 분만요."

 헐.....................

 너무 놀라서 담날 과외사이트 상담 시간 되자마자 그 아이 접속 차단하게 해달라고 했음....

 아..... 너무 무섭네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몇 년이 지난 그 아이는 지금..... 고딩이 되었겠죠? .....

 결론은 아직도 시험 준비하고 있다는 게 멘붕;;;;;;;;;;;;; 으앙 ㅜㅜ

 7/27 시험에 꼭 합격합시당 전국의 공시생 여러분!!!!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