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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바로 전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던 때의 일이다.
차량 안에는 나 그리고 맞은편 오른쪽 대각선 자리에 술을 마시고 있는 지저분한 아저씨만이 타고 있었다.
전철 안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불쾌했지만, 내가 앉아있는 자리까지 술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마침 연애 문제가 잘풀려 기분좋게 귀가하던 참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핸드폰을 보며 집에 가고있었다.
한동안 우리 둘만을 태우고 달리던 지하철은 어떤 역에 정차했다.
아저씨쪽 바로 옆 문이 열리자 샐러리맨 한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별 생각없이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이었다.
"핸드폰으로 뭐 보고있는거야"?
마치 음성 변조 한 것 같은 목소리였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바로 옆에 그 샐러리맨의 얼굴이 실실 웃으면서 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그사람을 유심히 바라보다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샐러리맨의 몸이 없다.
아니 다시말하자면 "여기에" 없다.
몸은 전철 문 밖에 있고 길게 늘어난 목 끝에 얼굴이 차량안에 있었다.
대각선 좌석에 술병을 든 채로 굳어있는 아저씨가 보인다.
아저씨 눈에도 이 샐러리맨이 보인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그 샐러리맨을 다시 쳐다 볼 용기가 없어서 필사적으로 아저씨 얼굴에만 시선을 두었다.
그러던 차에 전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샐러리맨은 탈 생각은 없는 건지 이이이 하고 웃으며 기나긴 목은 몸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목이 완전히 빠져나가기 전에 전철 문은 닫히고 말았다.
샐러리맨 목이 안 빠져나갔는데 차량문을 닫으시다니 차장님 눈에는 안보였던 것일까.
목이 문에 낑겨서 납작해졌는데도 샐러리맨은 히죽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전차가 출발했다. 문 틈에 끼인 목이 늘어났다.
우두커니 서 있는 샐러리맨의 몸이 멀어져 가는 것이 창 밖으로 보였다.
"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샐러리맨은 기묘한 웃음소리를 흘렸다.
문 틈에 목이 끼인채로 좌우로 머리를 쾅쾅 휘두르며 부딪쳐댔다.
한동안 부들부들 떨며 점점 늘어나는 목을 바라보다 더이상 견딜수 없을 것만 같던 순간이었다.
늘어나는데도 한계가 있었던 건지 샐러리맨의 얼굴은 문 틈에서 퐁!!소리를 남기고 빠져나와 암흑속으로 사라졌다.
그 후 나는 완전히 술이 깨버린 듯한 아저씨와 다음 역에서 바로 내려서 둘이 술 한잔 하러 갔던 기억이 난다.
바로 옆에서 머리를 붕붕 흔들어대는 샐러리맨을 봐야했던 아저씨는 나보다 몇배는 더 무서웠겠지.
연락처 교환은 하지않았지만 잘 지내고 있을지 가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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