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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나 도움이 될까 적습니다.
2,3 년 전 쯤이던가 안산에서 살았을때 경험담입니다.
새벽 2시쯤 빌라 4층 옥상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죠.
집 위치는 일반 주택가이고 찻길에서 20m 정도 안 쪽의 골목입니다.
가로등불 빛도 밝고 워낙 밀집된 빌라촌이다 보니 평소 그 시간에 인적이 드물뿐 사람이 안다니는 건 아닌 평범한 골목입니다.
"...아악...살려..주..."
소리는 크지 않았습니다. 아주 짧은 비명소리를 들었죠. 순간 잘못 들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듣는 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공포에 질린 여자의 비명이었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순간 떠오른 단어는 여자, 위급하다, 범죄현장이 가까이 있다. 정도 였던것 같습니다.
제 슬리퍼 소리가 유난히 크다는 느낌을 받으며 계단을 뛰어 내려갔습니다.
입구를 나와서 골목에 섰는데 막막하더군요. 일단 시야에 보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너무 거리가 적막해서 또 한번 비현실적이 괴리감을 느꼈죠.
"소리치신 여자분!! 어디에요!!!!" 제대후 잊고 있었던, 연병장에 메아리가 들릴 정도로 악을 써서 질러본 우렁찬 목소리로 였습니다.
다시 느껴지는 적막. 내가 환청을 들었나? 왜 나와보는 사람이 없지? 내 목소리가 왜 낮설지.
비명소리를 듣고 내려온게 15초는 넘지 않았다. 분명 근처다.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설폈습니다. 빌라 건물 사이에 좁은 공간의 어둠이 너무 많은게 신경쓰이더군요.
그 때 작은 목소리 울림을 들었습니다. "여기..."
다시 "어디에요!!"
"건물...."
집에서 3번째 였던가 4번째 건물쯤 이었습니다. 2층 계단에 여자아이가 덜덜 떨면서 앉아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또는 대학초년생 처럼 보이는 캐주얼 차림이었습니다.
울음 소리도 못내고 호흡도 불안정 하길래 일단 진정을 시켰습니다.
"다친 곳은 없어요?" 고개만 작게 끄덕이며 두손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전정을 못하고 있더군요.
뭔 일을 당해다는 건 처음 비명 소리에서 느낀 공포에서 직감했기 에 묻지 않았죠.
"경찰... 흑... 좀......흑..... 불러 주세요."
잠깐 담배피러 옥상에 올라갔기 때문에 휴대폰은 집에 있다. 옆건물 00호에 살고 있다. 집이 가까우면 데려다 주마.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흑...흑..." 대답이 없길레 일단 계단 창문을 통해 골목을 내다 봤습니다. 몇 몇 집에 켜져 있는 불빛... 사람 없는 적막감.
난감하더군요. 이 애를 놔두고 집에 가서 경찰에 신고 하는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여기를 벗어 나자.
무슨 말로 설득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일으켜 세워 집에 데려다 줬습니다. 바로 옆 건물이더군요.
집 초인종을 누르고 한 참을 기다리다. 졸린 눈으로 나오신 아주머니. 따님이 흑흑 우는 모습과 저를 보더니 경기를 일으키며 놀라시더니 손바닥을 들고 '어어' 하면서 덤비시더군요.
급하게 손을 들어 막으면서 제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에요!"
"엄마 이 아저씨 아니야. 도와 주신 분이야. 흑흑"
앞뒤 설명 다 짜르고 '아니에요' 라니. 평소 침착한 제 성격에 어지간히 내가 놀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따님 진정시키시고, 이야기 들으신 후에 경찰에 신고하세요. 가보겠습니다"
멍한 상태로 집으로 걸어가면서 긴장이 풀리는지 손이 좀 저리더군요. 주먹을 폈다가 줘었다하며 담배를 꺼내 물었습니다.
순간 '후다닥.'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빌라 건물들 사이에 어둠이 보이더군요.
내가 너무 무방비한 상태였다는게 소름이 돋더군요.
'근처에 숨어 있었나. 아님 상황을 보러 다시 온건가. 1명 이상일 수도 있겠구나.'
담배를 빨아 들이며 그 자리에 서서 어둠을 노려 보고 있었습니다. 슬리퍼 신고 저기를 뛰어 넘어서 뒷편 건물로 가볼까.
아님 골목길로 반대편 골목으로 돌아가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는 찰라에
옆건물 반지하 복도 불이 켜지며 편한차림의 남자가 나와서 담배를 물더군요.
"소리 듣고 나오 셨어요?" 먼저 물었습니다.
"무슨 일있나요?"
가까이 다가가서 얼굴을 마주 봤습니다. 이 넘도 한 패 아닌가? 시계를 보니 15분이 지난 시간.
뭔가 어정쩡한 시간. 왜 이제 나왔느냐고 다그쳐 묻기도 뭐하고. 덩치는 산만한 사람이...
눈치를 보니 범인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면서 몇 분더 골목에 서 있었습니다.
이 많은 창문에 불이 켜져 있는데 골목에 2명 뿐이라는 점이 기분이 묘하더군요.
경찰도 안오고 집으로 들어 갔습니다. 침대에 누우니 몸이 물먹은 솜처럼 가라 앉기 시작하더군요.
피곤이 몰려오고 잠이 들면서 일상에 도움 안되는 늦은 시간의 독서습관도, 내 흡연욕구도,
모두 만족할 만한 생활습관처럼 느껴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약
1. 새벽 주택가에서 여자 비명소리를 들으면 일단 바로 소리를 같이 질러 주는게 효과적일 것이다. ex) "들었어요! 지금 나갑니다!" "경찰이 올겁니다. 어디에 계세요?"
범인의 도주를 강제하는 심리적 압박,또는 그 짧은 순간 추가적인 가해를 할 수 없게 만드는 효과가 클 것이다.
실제 피해자가 다급하게 비명을 질러도 영화에서 처럼 날카로운 고음이 아니라 숨이 절반정도 빠진 상태에서 지르는 숨넘어가는 비명이다. 주택가에서 절대 멀리까지 들릴 만한 소리가 아니니 당신 혼자 들었을 수도 있다. 그리니 혹시 잘못 들은게 아닐까라는 상황판단보다 먼저 행동으로 옮기는게 현명하다. 잘못 들어서 과잉반응을 했다해도 상황을 설명하면 주변에서 나무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2. 주변에 사람도 전화기도 없으면 아무집이나 벨을 누르거나 두들겨서 도움을 청하는게 좋겠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처음 발견한 건물에서 그렇게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3. 막상 상황이 닥치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평상시에 행동요령을 숙지하는게 상황판단-결정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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