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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문재인의 행로가 완벽히 반전됐다. 친노 패권주의라는 조중동의 프레임이 8년 동안 되풀이되며, 국민만이 아니라 언론인과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친노라는 정체불명의 집단이 패권주의만 고집하며 야당을 새누리당2중대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굳게 자리잡았다. 최근에 들어 더불어민주당 내의 비주류 탈당파들의 발언과 그간의 행태들이 밝혀지면서 친노 패권주의라는 것이 조중동의 프레임으로 비주류 탈당파들이 새누리당2중대 역할에 충실하며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비열한 수단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TV조선, 채널A, MBN 등의 종편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극적으로 되살려낸 문재인 대표를 폄하하기 위해 아직도 친노 패권주의를 악의적으로 남발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안철수를 밀어주다 그의 정체성에 대해 비로소 파악한 JTBC도 여전히 친노 패권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박근혜에게 불리한 것은 내보지 않는 것으로 놀라운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는 지상파3사, 종편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YTN과 연합뉴스TV까지 더해지면 모든 방송이 친노 패권주의를 여전히 악용하고 있다.
이들에 의해 친노 패권주의에 강제로 편입되면, 아무리 특출난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는 정치인도 할 수 있는 일이란 영생을 얻을 만큼의 엄청난 욕을 먹는 것 뿐이었다. 그 동안 문재인 대표에게 가해졌던 욕과 비난들을 떠올려보라. 만일 문 대표가 그런 쓰레기 방송들의 융단폭격을 견디지 못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면(뉴스룸에 출현한 박영선은 마지막까지도 문 대표의 퇴진이 너무 늦었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할 수 있을지언정 더불어민주당의 부활이란 불가능했다.
이전의 대표들은 선거에서 지면 이런저런 욕을 먹다 물러나면 그만이었다. 당의 혁신과 인물의 물갈이는 일어나지 않았고, 새누리당2중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안철수, 박지원, 김한길, 이종걸, 박영선, 김영환, 조경태 등처럼) 친노 패권주의만 욕하면 그것으로 생명연장의 꿈은 달성하곤 했다. 종편과 '노무현 죽이기'의 달인들이 조중동의 도움을 받아 친노 패권주의만 외치면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고 자신들 중 한 명이 대표가 돼 또다시 생명연장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면돌파를 선택한 문 대표에 밀려 안철수가 탈당하는 것으로 그들의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모든 쓰레기 언론들이 안철수로 대표되는 비주류를 밀어주었기 때문에, 안철수 탈당수가 세월호특위의 청문회마저 묻어버릴 정도로 각광을 받았지만, 온라인입당의 폭주와 예상을 깨는 인재영입에 밀려 말장도루묵 신세로 전락했다.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일정한 간격의 탈당 러시는 급격히 동력을 잃었고, 안철수의 갈지자 행보와 영입 인사들의 설화로 국민의당 합류도 녹녹치 않은 상황으로 급변했다.
안철수를 일개 교수에서 유력 대선후보로 급부상시킨 안철수현상의 소유권이 국민에게 있음에도, 그것의 특허권이 자신에 있는 것으로 착각한 안철수는 자신이 받은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준 것만 생각하는 어리석음에서 단 한 번도 빠져나오지 못했다. 안철수가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박원순에게 서울시장후보를 양보했던 것이 자신의 결단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그의 정치인생을 망칠 만큼 치명적인 오판이었다.
그가 그런 결단으로 내릴 수 있었던 것의 근원에는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하나로 뭉친 안철수현상이 있었음에도, 그는 그것의 소유권이 자신에 있기 때문에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해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이 자신을 도와줘야 함은 인간된 도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문재인과의 후보단일화 과정도 결론은 똑같았다. 안철수는 또다시 철수하며 다음에는 문재인이 자신을 도와줄 차례라 생각했다.
안철수가 빠르게 추락하는 것에 비해, 문재인이 무섭게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안철수현상과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문재인의 운명이 그 출발점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안철수현상의 부름을 받은 객체로서 주체로 거듭나야 했지만, 언제나 주체로만 생각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 염원인 안철수현상은 언제든지 당사자를 떠나 다른 인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안철수는 깨닫지 못했다.
반면에 문재인은 자신이 거부하면 그만이었을 노무현 정신을 스스로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여 정치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야당의 러브콜이 있었다 해도, 그는 현실정치인으로서의 첫 걸음이 주체로서 시작됐다. 그는 노무현이 현실정치에 뛰어든 것을 반대했지만, 격렬한 토의 끝에 함께 할 것을 선택했고, 그런 과정은 추락을 거듭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에 오를 때까지, 오른 이후에는 더불어민주당으로 새롭게 살려낼 때까지 주체로서 행동했고, 뜻하는 바를 이루어냈다.
이제 문재인은 의원들의 탈당과 당내의 흔들기가 멈추지 않은 상황에서도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영입했으며, 온라인당원의 폭주를 이루어냄으로 정당으로서의 내적 충실도가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권한을 내려놓는 최초의 대표가 된다. 마치 자신이 할 일을 다한 듯, 문재인은 가장 잘 나가는 중에 자신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백의종군을 선택함으로써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착각과 조급함이 부른 안철수의 추락과 비교할 때 문재인의 백의종군은 그가 바보 노무현과 다른 리더십의 구축에 성공했고, 그와 동급의 정치인으로 성장했음을 말해준다. 노무현 대통령이 '저는 문재인을 친구로 둔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던 이유가 이제야 입증됐다. 최근에 들어 문재인 대표를 보면 10년은 늙어보일 정도로 고뇌와 피로가 쌓인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가장 잘 나갈 때 모든 것을 내려놓음으로써 다시 비약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게 됐으니 천만다행이다.
혼자의 힘으로 총선 승리를 이루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손을 빌리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며 물러날 때와 돌아올 때를 알아야 함은 장수의 덕목이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박근혜와 청와대, 정부와 새누리당, 쓰레기언론들의 기득권 연합에 맞서 최전선을 누벼야 하니 문재인 대표가 한 이주일 쯤 푹 쉬었으면 한다. 아무리 이성과 뜻이 높아도 그것을 현실에서 실현시킬 에너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지금 문재인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이다. 그런 가운데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지켜보며, 지금부터 본격화될 새누리당의 진흙탕 패권싸움을 즐기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노동당과 녹색당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의 선거연합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폭발적인 에너지를 충전해두어야 한다. 전투에 임해 뒤로 돌아갈 수 없다면, 어떤 난관도 돌파할 수 있는 강력한 힘과 의지, 열정을 다져야 한다.
그 동안 너무너무 수고하셨다. 하늘에서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마음을 덜고 술 한 잔 할 것 같은 늦은 밤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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