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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656
    작성자 : 모시깽이
    추천 : 10
    조회수 : 3727
    IP : 119.193.***.178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4/04/03 01:34:24
    http://todayhumor.com/?baby_656 모바일
    둘째 무통주사 안 맞고 유도분만으로 낳은 출산 후기 (스압)
    첫째 출산 후기가 베오베에 갔네요. 감사합니다. (__)꾸벅..
    대한민국 아기엄마들이라면 누구나 보유하고 있는 3박4일 풀가동 가능한 출산.ssull 인데
    제 출산후기가 베오베에 올라갔다니 왠지 머쓱하네요. 모쏠천국인 오유를 아프게 한건 아니겠죠..^^;
     
    첫째 아가에 대해서 더 얘기해드리자면 38주 5일에 2.54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예정일 열흘 전에, 다른 아가들보다 0.5~1kg 작게 태어났죠. 그래도 다행히 건강상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생후 3개월만에 그 월령 아가들의 몸무게 평균치를 따라잡아 포동포동하게 잘 커 주었어요.
     
    제가 첫때 출산 때 진통 기다리며 했던 생각이 그거였어요.
    '할만 하니까 다들 아기 낳고 잘 사는거 아냐?'
    그리고 아기 낳은 뒤 (저승사자와 하이파이브 하고 내려온뒤) 다시 생각했죠.
    '이 세상 엄마들 다 미쳤구나.'
    그리고 세계 8대 불가사의를 알아냈습니다.
    '둘째 낳은 엄마들은 모지?????'
    그런 제가, 첫째가 돌 무렵부터 둘째 계획을 가지기 시작했으니..
    정말 아기 낳을 때 고통은 잊게 마련이라는 말도 맞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안 생기더군요.
    요즘 난임도 많다지만 둘째 난임도 많다고 하던데..
    첫째는 임신시도 3개월 만에 생겼고, 둘째는 2년만에 생겼어요.
    안 생기길래 2년 동안 맘고생만 하다가 '아 그럼 됐고, 운동해서 살빼고 아가씨 몸매나 만들자.'하고
    운동 끊은지 2주일 만에 생겼어요. 포기하면 생긴다는 말도 맞는 것 같습니다.
     
    2. 둘째 아이 출산 후기
     
    둘째는 첫째 아이와 달리 몸무게도 정상적으로, 가진통도 없이 잘 자라주었습니다.
    그런데 첫째 때는 없던 입덧이 살짝 있었습니다.
    좀 신기한 입덧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오후 5시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오후 5시 지나 먹는 음식은 무조건 체합니다. 그래서 강제 다이어트가 되었어요.
    아침 많이 먹고, 점심 먹고, 저녁 5시쯤 일찍 먹고 저녁 8~9시쯤 일찍 잠드는 생활패턴이 되었어요. 
    임신 4개월에 무려 10키로 정도 감량.. 처녀적 몸무게 찍었습니다. 둘째가 정말 태어나기 전부터 효도했죠. 너무 기특하더라구요.
     
    첫째 때 매일 있던 가진통이 없으니 뭔가 허전했습니다.
    배가 물렁물렁한 것이.. 아.. 이게 정상적인 배구나.. 하면서도 말이죠.
     
    출산예정일 3일전, 아침에 일어나니 아주 적은 양의 분홍색 분비물이 팬티에 묻어 있었습니다.
    이런 점액질을 이슬이라고 하는데, 출산하기 며칠 혹은 몇시간 전에 볼수 있다고 합니다. 명칭이 왜 이슬인지는...아직도 모릅니다.
    이슬도 봤고 예정일에 낳을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에 부풉니다.
    마침 다음날이 정기진료 받는 날이라 병원에 갔더니 내진 후 무심한듯 쉬크하게 아기 나오려면 멀었으니 일주일 뒤에 다시 오랍니다.
    (내진= 의사가 직접 손을 넣어 산도의 상태를 체크 하는 것.)
    다음 날 아침 또 다시 작은 양의 이슬이 비쳤으나, 이슬을 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아기가 빨리 나오도록 재촉하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몸을 많이 움직이고 운동을 하면 아기가 빨리 나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예정일 하루 전 날, 남편과 첫째 아이와 함께 코엑스에 가서 4시간동안 돌아다니며 놀았습니다.
    배가 아픈데 더 빨빨거리며 돌아다녔어요. 그랬더니 정말 배가 오묘하게 아파 오는것이..
    4시간 돌아다닌 후, 집으로 돌아올때는 걱정되는 마음으로 서둘러서 왔습니다.
    돌아다닌 효과가 있었는지, 밤 12시 정도 부터 진통이 10분 간격으로 일정하게 오는 것이었습니다.
    시계를 들고 재보는데, 거짓말처럼 신기하게 딱 10분 간격으로 오는 (약한 강도의) 진통을 10번 정도 잰 뒤..
    남편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둘째는 10분 간격이면 병원으로 오라고 하던데.. 가자!'
    공교롭게도 막 짐 싸고 있는데 첫째가 잠에서 깼습니다. 친정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던 터라 어머니께 부탁드리고, 잠든 채로 두고 가려고 했는데..
    잠에서 깨는 바람에 친정어머니가 엄마아빠 병원에 가서 아기 낳고 올거니까 잘 기다려야 한다며 토닥이고 (이 때 첫째가 42개월-5살)
    저와 남편은 출산가방을 들고 휑하니 떠났습니다.
    나중에 친정어머니가 그러시더라구요. "너희 나가고 나서 1분 뒤에 첫째가 '이제 아기 다 낳았을까?' 했다" 고요 ㅋㅎㅎㅎ 귀여운 것..
     
    그렇게 자정에 산부인과에 도착해서 굴욕 3종 세트(내진, 회음부면도, 관장)도 무난히 마치고..
    진통 간격이 줄어들기를 바라며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당췌! 그 간격은 줄어들지를 않았습니다.
    간호사가 시키는 대로 병원 안에 비치된 산모용 운동기구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온지 6시간이나 지났는데 진통 간격은 7분 미만으로 줄었을 뿐입니다.
    더 열심히 운동을 하고 몸을 움직였습니다. 또 6시간이 지났는데 겨우 5분 간격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진통의 강도도 그리 세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한지 12시간이 지났는데 별 진전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 날 따라 입원한 산모가 많이 없어 저와 남편이 분만실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웃고 있는데 간호사분이 들어오시면서 딱 한 마디 던졌습니다. 
     
    "웃고 계시네요?"
     
    언중유골이라던가.. 그 말이 왜 그렇게 싸늘하게 몸을 감싸던지..ㅎㅎ
    두시간 뒤, 진통 간격이 3,4분 정도로 줄었지만 진통의 강도는 세지 않았습니다.
    "산모님, 진행이 너무 느려서 유도분만 해야겠어요."
    저희 부부는 얼른 동의했고 그렇게 유도분만은 시작되었습니다.
    낯익은 기계가 하나 들어오고, 촉진제가 주입되는 주사바늘을 꽂은 채 ...
    헬게이트 입성.
    그러나 한 번 호흡 맞춰봤다고 손발이 맞는 남편과 나.
    남편은 묵묵히 손만 잘 잡아주었고, 저는 미칠듯한 진통을 참기 위해 '지나간다.. 지나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수도 없이 되뇌이며 정신줄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 때, 살짝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둘째라서 수월한가보다. 이 정도면 하겠다.'
    어느 정도 진행이 되자, 이제 진통이 올 때 상체를 세우고 아기가 산도에 걸리게끔 엄마가 아기를 밀어내듯 힘을 주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17시간 아무것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는데 체력적으로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좀 전에 수월할거라 생각한 오만방자한 뇌를 세척하고 싶습니다.
    (집에서 푹 자고, 푸지게 먹고 아침에나 병원에 올 걸 ㅜㅜ)
    그런데 간호사가 제가 맥이 풀리는 것을 캐치하며 단호하게 소리치십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지금 엄마가 지쳐서 힘 안주면 아기가 위험해 질 수도 있어요!"
    그 말에 울음을 삼키며 갖은 고통을 삼키고 힘을 줍니다.
    제가 너무 힘이 빠진걸 아는건지, 정말 진행이 느려서 위험했던 건지.. 간호사가 침대 위로 올라와 제 배를 누릅니다.
    진통도 아프고, 힘줘야 하는 것도 너무나 힘든데 옆에선 배까지 내리누릅니다.
    지금이라도 제왕절개 하자고 하고 싶습니다.
     
    그 때, 아기머리가 산도에 걸리는 느낌이 옵니다.
    묵직한 수박이 턱! 걸리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산도로 아기가 빠져나오는 고통은.. 작열감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작열감을 느껴본적은 없지만 뭔가 형언할 수 없는 어마무시한 고통입니다.
    좀 전에 진통할 때 '아, 이런거였지. 할만하네' 했는데 금방 '왓! ㅅㅂ!!! 이걸 까먹고 있었네!!' 하며 울면서 힘을 줍니다.
    담당의사샘이 들어오시고 담당샘의 호령에 맞추어 아기를 밀어냅니다.
    회음부를 절개하지만 뭔가 따끔 지나가는 느낌만 듭니다.
    첫째 때는 아기가 작아서 몇번 밀어냄과 동시에 아기가 미끄러지듯 나왔고, 미처 늘어나지 못한 산도가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째는 3.3키로로 적당한 크키여서였는지, 제가 힘을 줄때마다 안정적으로 숙.. 숙.. 나오는 것이 그대로 느껴져옵니다.
    그리고 드디어 머리가 보인다는 담당샘의 말..
    그리고 마지막 힘을 주자 스르륵- 아기가 나옵니다. 이 때 태반이라는 것도 딸려 나오는데, 꽤 커요.
    아기와 태반이 빠져나올때 그 후련함은 아마 자연분만한 산모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닐까요.
    남편이 의사샘의 도움을 받으며 탯줄을 자릅니다.
    내 새끼가 또 한 명 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가슴팍에 올려주는데 토실하니 바알간게.. 나오느라 많이 고생했겠다.. 싶습니다. 짠합니다.
    밤 12시에 병원에 가서 다음날 저녁 6시반에 아기를 만난 것입니다.
     
    남편이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정어머니가 첫째한테 "아기가 태어났대!"하자 첫째가 "오예!!!" 하며 만세를 불렀답니다.
    하아.. 첫째야, 네 미래가 어찌 될 줄 알고 만세를 불렀다니...^^; 이 생각만 하면 마음이 짠하다 못해 아픕니다.
    사랑을 독차지 했던 첫째였는데, 처음 몇개월 동안은 둘째 돌보느라 첫째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까먹곤 했거든요.
     
    첫째도 순산이라면 순산이지만 둘째는 더욱 그랬습니다. 회음부 방석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였거든요.
    젖도 얼마나 야무지게 잘 빠는지..
    첫째는 2.5키로로 작게 태어나서 그런지 젖 한번 물리려면 15분 정도 헤매다 물었었어요.
    그런데 둘째는 자석 붙듯이 가슴팍에 갖다대면 완전 자동이었어요.
     
    요러던 녀석이 이제 26개월(3살)이 되었는데,
    오늘 탄산 들어간 쥬스를 조금 먹였더니 이래요. "조금 매워. 그 다음에 달콤해. ... 맛있어!"
    말 터져서 요즘 너무 귀엽습니다! ㅎㅎ
     
     
     
    참, 제가 댓글로 출산가방 목록, 둘째 때 경험 토대로 정리해 놓은거 (이거 한번 보신 분은 완벽하다고 혀를 내두르시던데 ㅎㅎ)
    댓글로 올려드릴게요. (순서는 뒤죽박죽..)
    단, 조리원 안 가고 병원에서 출산후, 2박3일 입원 뒤 바로 집으로 퇴원하시는 분들 용이예요. ㅎㅎ
     
     
    끝까지 읽어주신 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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