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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F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대학에서 알게된 그녀는 몸집이 작고 포근한 이미지의 귀여운 아이였다.
그런 그녀를 가만 놔둘리 없는 여타 남자들에게 F와 소개팅을 시켜달라는 부탁도 참 많이 받았다.
물론 귀찮았기 때문에 들어준 적은 없었다.
F는 복잡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는 것 같았다.
나는 흥미 본위로 상세한 사정을 물어볼 만큼 예의가 없지도 않았으며 애시당초 그렇게까지 타인에게 흥미를 갖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술자리에서 F의 입에서 듣게 된 이야기는, 학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처사였다.
F의 부모님은 그녀를 가뒀다.
며칠이 지나도록.
어두컴컴한.
먼지 냄새가 풍기는.
[전용] 장소에.
그 [전용]장소는 홈센터에서 흔히 파는 조립식 헛간이었다.
정원에 설치되어 그 안에는 불필요하게 된 가전기기나 가구들을 들어있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헛간 주위를 쇠사슬로 빙글빙글 둘러 튼튼하고 작은 자물쇠 3개를 달아 잠가두곤 했다.
창문이나 틈새가 빈틈없이 깡그리 봉합되어 그 안은 낮인지 밤인지도 모를 완전한 어둠으로 채워져있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엄격했으며 동시에 광기를 내포한 가학성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F가 무엇을 잘못할 때마다, 잘못하지 않아도 그들의 기분에 따라 그녀는 헛간에 갖혔다.
처음에는 그저 몇 시간이었다.
체벌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횟수가 거듭될수록 시간은 길어졌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에는 감금시간이 며칠을 넘기는 것이 일상화 되어가고 있었다.
식사를 할 수도 없고 용변을 해결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은 칠흑같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F의 자존심과 반항심은 긁히고 깎였다.
여간해서는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나 조차도 그녀의 이야기에 숨을 죽였다.
F는 대학생이 되고 자취를 시작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갇힐 일은 없다.
하지만 지금도 어둠을 두려워하며 잠 잘때도 방 불을 절대로 끄고 자지 않는다고 했다.
"그 무렵 말이야. 나는 어둠속에서 두려움에 증식되서 울부짖었어. 목이 다 갈라지도록. 눈물이 마르도록. 그리고 간절히 애원했어. 내가 가장 경멸하고 증오하던 그 상대에게. 뭐든지 할게요. 여기서 꺼내주세요, 저 시키시는대로 다 할게요."
술에 취한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또렷했다.
"오후에는 그래도 좀 나아. 밤이 되면 사방이 잠잠해져. 혹시 알아? 어둠에 익숙해지면 온 몸의 감각이 없어진다는거. 조금씩 어두운 곳으로 녹아들어서 내 자신이 사라져가는 그 느낌..."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그저 그녀를 바라보자 F는 갑자기 주정뱅이의 흥겨운 말투로 돌아가서 "소설 주제로 쓰면 괜찮을 것 같지 않아?" 하고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더이상 이 세상에 없다.
남자친구와 밤을 보낸 어느 날 밤.
그녀는 폭주했다.
사정을 모르던 남자친구가 F가 잠이 들고 난 후 방 불을 꺼버렸던 것이다.
한밤중에 어둠 속에서 눈을 뜬 그녀가 짐승같은 비명을 지른 후, 불빛이 비추는 곳을 향하여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F의 집은 아파트 3층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졌던, 어느 누구하나 무시하지 않던 상냥한 F.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춘 아이였는데.
나는 지금도 때때로 그녀에 대해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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