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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재 대학병원 흉부외과에 근무 중인 현직 의사입니다
오늘 오전 11시 25분경 교통사고로 다친 중환자가 들어왔다는 콜을 받고 급히 수술준비를 마친다음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출혈은 얼마 없었지만 사고시 발생한 차량과의 충돌로 인해 이미 뇌사상태 흔히 코마상태로 불리는
상태였습니다
바이탈은 미세하게 뛰고있었지만 호흡은 정지상태였고 의식또한 없었습니다
아들을 살려달라며 울부짖는 보호자들의 찢어지는듯한 비명을 들으며 전기쇼크기로 미친놈마냥 충격을 수십번이나 주었습니다
줄을 몇번씩이나 올려가며 튀어오르는 환자의 몸을 두눈을 부릅뜨고 지켜봤습니다
이럴때 흔히 의사들은 죽은사람을 살린다고합니다
의사들은 모두 알고있습니다 얼마 후면 바이탈도 아예 멈출것이며 환자또한 사망에 이른다는 것을 말이죠
그저 이순간 의사가 하느님 부처님보다 더욱 신처럼 생각하고있는 보호자들이 보고있기에
아직은 죽지않은 나의 환자를 위해
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스무살이나 갓 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환자
12시 13분 경 환자의 숨을 끊어졌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끊어졌는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땀을 뻘뻘흘리며 쇼크를 멈추지않았습니다
한번만 더 하면 한번만 더 하면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지는 않을까
벌써 죽기에는 너무나 어린나이가 아닌가
주변에 있던 레지들과 간호사들이 몇번이나 말리고서야 저는 손을 놓았습니다
갑자기 제 멱살을 잡고 왜 들어올때는 맥박이 뛰던 애가 멈췄느냐며 왜 수술을 바로하지않았냐고 고함을 지르는 중년의 남자
아마도 아버지였겠지요 눈물이 가득 고이다 못해 흘러내리는 얼굴이었습니다
욕짓거리는 참을수있었습니다 하지만 왜 죽였냐는 한마디가 가슴을 찔렀습니다
가족에서 유가족이 된 그들이 원장실로 들어가고 저는 다리에 힘이 풀렸습니다
오후에 비번을 내고 낮부터 술을 마셨네요
유가족들의 눈물과 그 한마디가 머릿속을 떠나질않습니다
저도 눈물이 너무 많이 흘러 내일이면 퉁퉁 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얀 가운 높은 연봉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자 의사가 된게아닌대
그저 아픈사람을 치료해주고 웃게만들고싶어 죽기살기로 공부하고 얻은 저의 직업에 회의감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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