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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기자회견 도중 평정심을 잃었다. 이혼조정신청 중인 차두리에 관한 질문에 과도한 반응을 보여 빈축을 샀다.
최 감독은 주말 K리그 클래식 울산전을 앞두고 4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두리의 복귀 시점과 현재 몸상태를 알려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국내복귀를 앞둔 시점에서 개인사와 관련된 보도가 나온 이후 처음 차두리의 상태를 전해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최용수 감독의 표정이 일순간 일그러졌다. 잠시 감정을 추스린 그는 “몸상태가 점차 좋아지고 있다. 생각보다 회복속도가 빠르다”면서 “별도 훈련을 소화하는 등 빠른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준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질문은 최근 가정사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의 반응으로 이어졌다. 그러자 최 감독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 하고 욱하는 반응을 보였다. 행사를 진행하던 구단 관계자가 “차두리와 관련한 질문은 이제 삼가달라. 이 자리 성격과 동떨어진다”며 매듭지으려 했으나 최 감독은 “선수를 관리하는 감독의 입장에서 한마디 하겠다”고 입을 뗐다.
그는 “차두리는 지금 축구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든 시기이다. 부부 사이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독일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결정도 힘들게 내렸을 것”이라며 “그는 가족과 종교, 축구밖에 모르는 집안 내력을 올바르게 행하는 친구다. 그를 한 인간으로 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를 보호하려는 감독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말을 마친 최 감독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기자회견장을 박차고 나갔다. 화가 난듯 입술을 굳게 다물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고, 밖으로 나가선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누군가를 향해 ‘빽’ 소리를 질렀다.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끊다시피 자리를 뜬 최 감독의 돌발행동에 취재진은 당황했다.
결국 최 감독이 보인 극도의 과민반응은 오히려 차두리를 향한 팬들의 관심만 키운 꼴이 됐다. 그가 말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객관적으로 대답하고 끝냈으면 그만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은 당초 이날 미디어데이를 두고 취소를 검토했었다. 차두리와 관련된 질문이 집중될 것을 우려해서다. 이날 오후 4시에 열린 훈련 역시 갑자기 비공개로 돌렸다가, 15분을 남기고 공개하기로 다시 방침을 바꿨다.
비록 좋지 않은 일일지라도 스타들의 개인사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결국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기 마련이다. 그런 사안에 대처하는 서울 구단과 감독의 자세가 프로답지 않아 오히려 선수가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을 느끼게하는 해프닝이었다.
<구리 | 이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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