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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랑 치킨 처음 먹었을때
기다리던 치킨이 오고 나는 치킨 박스를 열자마자
세렝게티의 3일 굶은 암사자가 얼룩말 뒷다리를 뜯어 먹듯 닭다리를 들고 게걸스럽게 뜯기 시작했지
그리고는 히포크라테스와 프로이트가 살아돌아와도 고칠수 없는
강박증 환자처럼 넓적다리, 닭날개 순으로 쳐묵 하고 있는데
여친이 닭다리를 안먹는거야 그래서 나는 왜 닭다리 안먹어? 하고 물어보니
여친은 닭다리를 싫어한데
나는 속으로 사람이 물체주머니속 가지각색의 잡동사니처럼 천차만별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닭다리를 싫어할 수 있을까 하는 인간 본능에 관한 철학적 탐구를 0.5초 동안 하고 좋아라 하며
남은 닭다리도 박물관에 전시된 트리케라톱스 뼈처럼 깨끗이 발라 먹었어
그후로 2년동안 사귀면서 치킨을 먹을때마다
나는 딸부잣집 가부장적 아비처럼 닭다리 두개를 혼자서 쳐묵했지
근데 어느날 여친집에 놀러갔는데 배가 고파서 먹을거 없냐고 물으니
어제 시켜먹고 남은 치킨이 있다는 거야 그래서 판도라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이
한치의 참을성도 없이 치킨박스를 열었는데
나이키 매장에서 꼭 사고싶던 신발의 내 사이즈만 매진된거 처럼
다른 부위는 다 있는데 닭다리가...닭다리가...내가 다 쳐묵하던 닭다리가 없는거야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지 여친이 닭다리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나를 위해 닭다리 먹는걸 2년간 양보했구나
그리고 그걸 깨닫고 헤어졌어 가식적이어서.
출처: 이슈인 게시글 http://www.issuein.com/52739 댓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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