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407 한 회차에서는
편집을 통해서 드라마를 만들기에, 장동민과 홍진호만큼 좋은 소스가 없습니다.
원샷 따고 브금 입혀서 분위기 조성하기가 얼마나 좋습니까.
피디 입장에서 편집에 써먹기 딱 좋은 출연자들이죠.
시청자들은 그렇게 피디가 어느정도 짜 놓은 프레임에서 시청을 하고
각자의 방식대로 선악을 판단합니다만, 이것도 사실 놀아나는 거죠. ^^
시청자들이 잘 놀아나도록 판을 짜주는 게 정종연 피디의 능력이구요.
장동민은 매 판을 좌지우지하며 독선적인 플레이를 펼친다...자기도 배신하면서 내로남불이다....
홍진호는 기사도 정신에 입각해서 최악의 플레이를 했다....
글쎄요.
그런 평가 자체는 있을 수 있는 거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만.
하지만 그와 같은 평가들 속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지나치게 폄하당하는 게 답답해서 처음으로 글 씁니다.
이번 편에서도, 이준석과 김경훈은 충분히 자기 주도적인 플레이를 잘 했습니다.
홍진호 또한 마찬가지구요. 물론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은 아니었죠.
장동민이 최정문 한명을 배신자 낙인찍고 분위기를 주도했으며,
홍진호의 어깃장에 배신감을 느껴 전쟁을 선포한 후 콩란 죽이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장동민이 그렇게 분위기를 만든다고 해서
아무 이득도 없이 그대로 순순히 따라갈만큼 이준석과 김경훈이 만만한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에 이끌려서 장동민의 주도에 따라갔다기 보다, 이미 뜬 패와 이미 딴 칩을 염두에 두고
장동민의 주도에 동의하고 협력했을 뿐이죠.
홍진호는 15를 든 채 죽지 않고 칩을 걸었습니다. 죽었다면 이준석이 무난하게 먹었을 판에서요.
김경훈도 못먹습니다.
6라운드를 홍진호가 먹는다면, 7라운드 하나만 남습니다.
찌석문 셋 중 하나만 꼴찌를 면하는 상황이죠.
6라운드도 협조를 안한 콩란이 혹시라도 7라운드에 패가 잘 뜰 경우 굳이 타 연합을 위해 죽어줄 이유가 없죠?
물론 협조를 한다 해도, 이변없이 이 연합에서 꼴찌가 확정되고, 콩란은 생존이 확보됩니다.
하지만 6라운드는 홍진호보다 장동민이 패가 좋았고,
원래 이준석을 먹이려던 계획에서야 장동민이 포기를 했겠지만,
장동민이 카드를 들고 베팅에 참여한다면 홍진호가 아닌 장동민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7라운드까지 장동민이 먹게 될 경우, 장동민 우승에 생징 하나가 장동민 연합원 쪽으로 가죠.
데매도 장동민 연합에서 결정되고 (찌죠) 콩난 처단이 가능합니다.
둘 중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꼴찌는 장동민 연합에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복수라도 가능하게 만들어놓고 누군가가 꼴찌가 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죠.
그래서 장동민은 '이렇게 되면 전쟁이야' '진호가 못 먹게 하려면 내가 먹는 수밖에 없어' 라고 선언합니다.
다른 둘 도 그걸 받아들인 것 뿐입니다.
이 부분을 감정적인 부분에만 치우쳐서 해석하면 장동민의 '독불장군식 원맨쇼' 가 되는 거고,
게임 룰과 상황을 고려하며 해석하면 '상황과 패, 서로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결과물' 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홍진호는 여전히 카운터 펀치를 날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7라운드 때 최정문에게 1 카드가 들어왔거든요.
최정문에게 1카드가 들어온 건 7라운드에서 벌어진 우연입니다.
하지만 이건 홍진호에게 '장동민의 단독 우승을 저지할 수 있는' 카운터 펀치임과 동시에
'여전히 김경란을 우승시킬 수 있는' 방법이었죠. 최정문만 협조한다면요.
홍진호 입장에서 이걸 써먹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이미 장동민이 6라운드 때 전쟁을 선포하고 자기가 다 몰아서 먹은 상황인데?
홍진호는 최정문을 살리려고 '1카드를 내라' 라고 종용한 게 아니라
그 이전인 6라운드에서 장동민의 '세 판 번갈아먹기' 를 거절한 겁니다.
그래야 최정문이 사니까요.
이게 트롤링입니까? 왜요?
홍진호는 설마, 자기가 최정문 꼴찌만들기에 훼방 좀 놓는다고 장동민이 전쟁까지 선포할 줄 몰랐던거죠.
장동민 입장에서는
1, 2라운드도 모자라, '우리 꼴등만 면하게 해달라' 는 소박한 부탁까지
란과 협상 다 끝내서 '들어주겠다' 고 한 줄 알았는데 거절하고 통수치는 홍진호한테 화가 나는 거구요.
(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일이죠 )
그게 오와 장이 모두 한번씩 몰아먹은 이후의 6라운드 상황입니다.
최정문만 1카드를 내 주면, 장동민이 선언한 전쟁에서 승자는 여전히 콩란입니다.
되도 않는 기사도 정신에 입각해서 최정문이 받을 수도 없는 호의를 주고, 내 호의를 받아라-
이렇게 강요한 게 아닙니다.
장동민을 막고, 최정문도 살리면서 자신들이 '여전히' 이길 수 있는 선택을 한거죠.
다만 최정문이 협조를 안 할줄을 몰랐던 것 뿐입니다.
이게 홍진호의 판단미스죠.
그리고 계속 불편했던 시각이 하나도 있는데요.
콩란이 왜 찌석문까지 책임져야 하냐-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거냐-
맞습니다.
굳이 찌석까지 먹일 이유가 없죠.
하지만 그럴거라면, 6라가 시작되고 판이 벌어지기 전에 그 의사를 밝혔어야 하는 겁니다.
'난 정문이 꼴찌만들기에 동참할 생각 없다. 패 들어오는 거 보고 내 판단대로 할 거니까 강요하지 마라'
이 말이 어렵습니까? 그 말을 하면 장동민으로부터 곧장 처절한 응징이 시작됩니까?
그랬다면 장동민은 죽도록 까이는 게 맞죠. 자기 말 안 들어줬다고 전쟁선포 한 거니까.
다들 그런식으로 해석하시는데,
장동민이 전쟁을 선포하는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구요.
홍진호나 김경란이 처음부터
'난 그 작전에 동의하지 않으니까 알아서들 해라. 협조 안한다' 라고 나왔으면 깔끔했겠지만,
협조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막상 6라운드 베팅 상황에서 비협조적인 플레이를 했고,
그 부분에서 화를 낸 겁니다.
단순히 자기 말 안들어준다고 화를 낸게 아니잖아요. 전후 사실 관계가 다르지 않습니까.
절대 이준석과 김경훈이, 장동민이 강요해서, 호구처럼 '그럼 형이 우승하세요' 라고 밀어준 게 아닙니다.
최정문은 왜 '오빠가 두번 다 먹으세요' 라며 장동민 편을 들까요?
장동민이 우승자가 된다면 자기가 생징은 못받더라도 데매엔 찍히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자기의 스파이 행동이 들킨 줄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었구요.
플레이어들 모두 다 자기 선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