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 30㎝의 폭설이 내린 24일, 전북 전주시청사 옆에 우람한 제설차량들이 속속 도착했다. 그런데 이 제설차량들에는 ‘경북도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멀리, 경북에서 달려온 차량들이었던 것이다. 대체 경북도 제설차량들은 무슨 일로 전주까지 달려온 것일까. 전주시는 이날 새벽 한파와 함께 폭설이 내리자 긴급 제설대책을 가동했다. 전날 공무원 비상동원령을 내려 제설작업에 매달렸지만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눈발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 때 긴요한 것이 제설차량이었다. 대로를 밀고 지나가 버리면 제설작업이 완결되는 신속성과 효율성이 이때만큼 절박한 적은 없었다. 전주시는 전국적인 적설량을 파악해 본 결과 경북지역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즉시 경북도에 “제설차량을 긴급지원해 줄 수 없겠느냐”는 협조요청을 했다.
경북도는 “돕고 싶다. 단 광역지자체인 전북도청을 통해 협조요청을 해달라”고 화답했다. 전주시는 전북도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전북도는 경북도에 공식 협조요청을 했다. 경북도에 긴급 제설지원단이 꾸려진 것은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경북을 출발한 제설차량은 지원가능한 장비를 모두 합친 7대였다. 염화칼슘 살포기와 제설기가 장착된 경북도종합건설사업소, 경주시, 안동시, 구미시, 경산시 덤프 차량들이었다. 경북도는 전주지역 제설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전북지역에 머물며 도움을 줄 계획이다. 경북도의 제설차량이 간선도로를 누비는 것을 본 시민들은 흐뭇해 했다. 시민 김태영씨(55)는 “한파에다 폭설이 내려 심란했는데 경상도의 제설차량이 전주에까지 달려와 제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니 감개무량하다”면서 “동서화합이란 큰 것이 아닌 이런 일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