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식 노래방기계로 반주를 넣고..

음반사 사장이 직접 작사해준 가사를 들고...

래퍼는 음반사 사장 아들.... 주특기: 말 빨리하기.

가수는, 샤우트 창법을 소화하는 트로트 가수.

나는, 설마 이곡이 실제 레이블 회사에서 음반으로 내놓은 곡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손상미....

1999년 헤라의 질투 라는 곡으로 첫 데뷰를 장식했다.

그때 당시 크게 히트하지는 못하였지만,

부담없는 평범한 댄스곡으로,

나이트 클럽등지에서는 리믹스곡으로 심심치 않게 들을수 있었다.

그리고, 2000년..... "킹카"

나는 도무지 믿기질 않았다.

오히려 99년에 나온 헤라의 질투보다도 훨씬 시대에 뒤쳐진듯한 음악.

장난하는듯한 샤우트 보컬.... 거기에 수다맨강성범 저리가라의 말만빠른 래퍼.

이게 진정 후속앨범이란 말인가.....

하지만, 나는 곡을 끝까지 다 듣고 난 후 내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깨달았다.

바로 엽기의 코드였던 것이다.

엽기가 우리앞에 정식으로 자리 잡은건 2001년이었다.

싸이와 자두가 엽기 코드를 들고 우리앞에 등장하였으며,

엽기토끼의 캐릭터가 대박을 쳤고, 검색어 1순위가 엽기를 차지했던......

하지만, 무려 1년이나 앞서서 손상미씨는 이미 엽기코드를 음악에 응용했던것이다.

그런데, 너무앞서간 탓이었을까..

누구하나 그녀의 존재를 알아주는이 없었다.

아마, 3사 방송사는커녕 케이블 방송에서도 한번도 방송되지 않은걸로 기억한다.

하기사 그랬을것이다.

아직 엽기문화라는것이 채 성립하기도 전에 이런 곡을

쉽게 받아들일수있는 깨어있는 음악PD가 우리나라에 있을턱이 없잖은가.

나는 이곡 역시 시대를 잘못타고난 명곡이라 생각한다.

이 노래의 키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바로 곡의 맨 끝에 나오는 "킹카~" 부분의 발음이다.

샤우트창법을 구사하면서, 뒤 끝이 개운하지 않고 껄쩍지근하게 뭔가 켕기는듯한...

"킹크아아아~" 하며 무책임하게 곡을 끝내버리는 것이 바로, 이 곡의 참 맛이라 하겠다.

꼭, 끝까지 들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