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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한번 날아갔음으로 음슴체.
최근들어 친구들이 시집을 가기 시작함.
대학 때 친했던 친구가 결혼을 하더니만 이번엔 베프가 결혼한다길래 저녁에 만나서 신랑 얼굴도 보고 수다떨고 오는 길이었음.
아시다시피 어젯밤은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렸음.
본인은 우산도 없었고 도심 속 더러운 비가 닿을때마다 기분이 나쁘고 애써한 화장이 망가지는것도 싫었지만 무엇보다 우울하게 만들었던건, 친구의 최근 사건부터 과거까지 나보다 신랑이 더 잘 알고 있었음.
이건 여자들만 아는 기분일꺼임.
친구가 "아? 이건 너한테 얘기 안 했었나?" 하면서 나한테 설명해주는게 많았는데 나 빼고 다 아는 일들이었음.
물론 당연한건데 친구 뺏긴 기분...
그리고 나는 아직 결혼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 나이가 벌써 그렇구나...뭔가 나는 미성숙한 인간인 기분이었음.
버스타고 돌아오면서 목도 마르고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편의점에 들렀음.
근데 편의점 앞에 어떤 아저씨가 담배를 태우고 있었음.
덩치는 컸고 곱슬 장발머리에 이 계절에 맨발에 슬리퍼 신었는데 발은 까맣게 때가탔음.
평소 같으면 그 편의점 안 가고 돌아서 다른 편의점에 갔을텐데 구두 신어서 발도 아프고 기분도 우울하고 그냥 무시함.
너는 엑스트라1일 뿐이다의 패기였음. (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
음료수 사고 나오니 그 아저씨는 없었음.
비는 계속 올 듯 안 올 듯 내리고 지구가 멸망한듯 아무도 없고 분명 우리동네 맞는데 음산한 분위기가 됐음.
촉도 안 좋고 무서워져 남친한테 전화함.
익숙한 목소릴 들으니 안심도 되고 음료수 쪽쪽 빨으며 한 정거장 거리를 걸으면서 집에 가고 있었음.
근데 집에 거의 도착할 때 쯤 뒤에서 소리가 나길래 뭐지 하면서 뒤돌아봤는데 ㅠㅠ
아까 그 노숙자 아저씨가 1미터 뒤에서 "여보쇼~ 여보쇼~"하고 날 부르고 있는게 아님? ㅠㅠ
내가 놀라니까 나쁜사람 아니라면서 웃으면서 다가오는데 아니긴 맞는거 같구만ㅠㅠ
남친이 소리질러!라고 했는데 주변엔 아무도 없고 그러면 상대방만 더 자극시킬 것 같아 어버버하고 있었음.
지금 아저씨 웃고 있는데 소리지르면 인상쓸거 같았음 ㅠㅜ
답답한 남친이 도망치라고 해서 채택.
나 운동 잘함. 학교 다닐 때 항상 반 대표 달리기 내가 나갔음. 하지만 지금은 많이 높은 힐을 신어서 뛰어도 잡힐 것 같았음ㅠㅠ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스멀스멀 뒷걸음질치면서 아저씨 간 봄.
안 따라올것 같아 정자세로 달려 아파트 현관 비번 누르고 문 닫히는거 확인함.
집에다가는 걱정하실까봐 말 못하고 남친한텐 늦게 다닌다고 혼났음. 데헷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이 분위기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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