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슴체로 쓸게요..
미리 말하지만 20대 후반이고 모쏠임.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호의와 호감을 구분을 못함.
그걸 감안하고 봐줬으면 함.
어쩌다가 만난 과 후배인데, 아는 선배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애임.
사무실 직원이 선배와 과 동기, 여자애 이렇게 세 명이지만 전부 같은 과라서 친하게 지냄.
여자애는 그 전까진 마주치면 인사는 하지만, 연락은 서로 안하다가
사무실에 제가 자주 들락날락 거리게 되서 저 혼자 만의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요새는 친해졌다고 생각함.
참고로 선배와 동기는 여자친구가 있음.
동기와는 친한 친구지만, 사무실 직원과의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후술할 때 동기라고 칭하겠음.
그 애와 어떤 일이 있었냐면,
아는 선배 사무실 개업하고, 자취방을 그 근처로 옮길 때 이삿짐 나르는 도중에 하루 종일 붙어있었음.
보통 짐을 각자 들고 각자 속도에 맞춰서 옮기기 마련인데,
짐 갔다놓고, 다시 짐 가지러 가지고 있으면, 나보다 늦게 왔던 애가 어느새 종종걸음으로 따라와 내 옆에 붙어서 같이 걸어감.
이삿짐 옮기는 중간중간에 선배와 과 동기가 담배피고 있을 때 같이 있게 되면,(저는 안 핌)
흡연구역 구분 해놓는 유리를 사이에 하나 두고, 제 뒤쪽에 계속 붙어있었음.
전 그 당시 흡연구역 안으로 들어가 유리를 향해 기대서 등을 돌리고 있었는데, 뒤돌아 보니까
레알 유리를 사이에 두고 살짝 떨어져서 있는게 아닌, 거의 얼굴을 유리에 붙이다 싶이 해서 바짝 붙어있었음.
이삿짐 다 옮기고 빙수먹으러 가게 됬는데,
가기 전에도 아는 선배랑 나랑 같이 계단에 걸터 앉아 있으니까
살금살금 등 뒤로 와서는 갑자기 등에 붙어있던 먼지를 털어주기 시작하더라.
이 때 당시에는 친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진짜 당황했었음.
얘가 왜 이러지 싶기도 하고, 이 때부터 유심히 그 애를 관찰하게 되었던 것 같음.
먼지 계속 털어주길래
'됐어. 그만 털어, 더러우면 어차피 빨면되는데, 안 그래도 선배차에 다 묻힐꺼다' 이러니까
걔가 '그러지마라고 털어주는거에요'
이러면서 한참을 털어줌.
그렇게 먼지가 털리고, 빙수를 먹으러 갔는데 처음으로 우유로만든 빙수를 판매하는 집을 갔음.
맨날 시장에서 파는 얼음갈아서 나오는 빙수나, 마트에서 파는 1500원짜리 팥빙수 아이스크림만 먹었던 나로는
가격적으로도 그렇고, 음식 비주얼 쪽으로도 그렇고 맛도 가히 충격적이었음.
그 빙수 집에서도 그 애는 제 옆에 붙어앉아 있었음.
빙수집에서 다들 피곤한 상태에서 빙수먹다가
과 동기가 알바하는 카페에서 만드는 빙수 얘기도 나왔는데,
제가 조만간 밤에 카페에 꼬장피우러 간다니까
걔가
'오빠 같이 갈래요?'
하고 먼저 물어보았음.
다시 말하겠지만 저 때 당시에는 별로 안 친했다 생각함.
그래서 뭐지? 하고 한 번 쳐다보고는 제대로 대꾸안하고 계속하던 얘기 마저했음.
빙수 다 먹고 나와서 선배랑 동기가 밖에서 담배필 때에도 계속 제 뒤에 붙어있음.
또 어떤 일이 있었냐면,
제가 사무실에 자주 놀러가는데, 선배는 어디 가고 없고 동기랑 여자애가 있었음.
동기랑 얘기하다가 동기가 전화와서 잠시 나가 있었음.
저는 걔랑 같이 있는게 뻘쭘하기도 하고 출출하기도 해서
냉장고를 뒤져보다가 백자? 라는 과일을 하나 찾았음.
그래서 제가 그 애 한테 과일 깎아주면 먹을래? 하고 물어보니까 잘 모르겠다고 하길래
그래서 나 혼자 먹어야지 하면서 과일 씨앗 다 빼고 손질하고 있는데,
싱크대 쪽으로 와서는
' 오빠 제가 깎아 드릴게요.'
했음.
' 아니야, 나 혼자 잘 깍으니까 하던거 마저해라'
이러니까
' 얼마나 잘 깎는지 감시해야겠다 '
이러면서 과일 깎는 동안 제 옆에 서서 구경하고 있었음.
제가 이 상황이 뻘쭘해서
' 괜찮으니까 하던거 마저해라, 감시당하니까 하던 것도 잘 안된다. '
이러니까
' 아니에요 끝까지 감시할거에요 '
하더만 진짜 다 깎을 때까지 지켜봄을 당함.
다 깎고 나니까 전화받으러 갔던 동기가 다시 들어오고
과일 잘라 놓은거 같이 먹으면서 과일 품평회 하다가 전 집으로 다시 돌아왔음.
또 어떤 일이 있었냐면,
사무실 직원과 동기 여친 한 명 더 포함해서 회식을 하게 되었음.
당연히 그 애는 고기 구워 먹을때도, 술을 먹을 때도 항상 제 옆자리에 앉아 있었었음.
1차로 고기를 구워먹고, 2차로 사케집 가서 술을 먹게 되었는데,
모두가 1차 고기 구워 먹는다고 술도 같이 먹어서 텐션이 올라가있었음.
그렇게 어찌어찌하다가
동기여친은 일 때문에 전화 받으러 나가고, 동기는 따라나가고, 아는 선배는 화장실을 가게 되었었음.
주변엔 아무도 없고 그렇게 둘이 뻘쭘하게 붙어 앉아있는데,
갑자기 걔가 단도직입적으로,
' 오빠, 우리 아직 어색하죠? '
이렇게 물어보는 것임.
그 때는 자주보기도 하고해서 전 친해졌다 생각했는데, (내가 맨 위에 나 혼자 친해졌다고 생각한 이유)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니까 벙쪄가지고 가만히 있다가
' 음, 난 우리가 친해졌다 생각했는데, 니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해서 다시 어색해질 것 같다. '
딱 이렇게 말했었음.
분위기는 적막이 흐르고.
말하고 조금있다가 화장실 아는 선배가 들어오고,
얘가 나랑 아직 안 친한 것 같다고,
걔 앞에서 장난식으로 놀리는 듯이 말해서 그 적막은 넘겼지만.
그 이후로도 어디가서 사무실 직원끼리 밥을 먹거나 2~3명 더 모여서 회식 할때에도 항상 제 옆에 붙어다녔음.
심지어 2차가는 도중에는 다른 사람들과 있다가, 잰 걸음으로 제 옆에 붙어서서 같이 걷고 그랬음. (저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또 얼마 전에 제가 이 글을 쓴 계기가 된 사건이 발생함.
위에서 언급한 갖가지 착각으로 인해 걔가 눈에 밟히는 상황이었고,
선배가 사무실 직원 포함, 과 후배들 2명 더해서 밥 사준다고 한 날이었음.
그 밥 사준다고 한 전 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멘탈 터져서
밤 10시 쯤에
아는 선배랑 동기랑 같이 술 한잔하고 있었는데,
선배가 '내일 애들 밥 사주는데 너도 와라'
하길래 위치랑 시간 언제인지 물어보니까 그 애 한테 물어보면 된다고 하였음.
그래서 걔 한테 처음으로 공적인 일이지만 갠톡을 하게 되었음.
그 전까지는 톡 한번도 안해봄.
그런식으로 위치랑 시간 정보 물어보고 톡하고
다음 날이 되었음.
음식점에서 사무실 직원이랑 후배 2명 더해서 만남.
피부가 좋아서 화장을 별로 안하던 애였는데, 그 날 따라 화장한 티가 조금 났고,
치마 아니면 청바지만 입던 애가 핫팬츠를 입고와서 가슴이 두근거렸음.
당연히 걔는 제 옆에 붙어앉았고, 그 날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붙어 앉아있어서
밥먹는 도중에 팔로 칠까봐 불편해서 살짝 떨어져 앉았었음.
그렇게 밥을 먹고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갔는데,
그 때는 걔가 붙어있지 않고 이렇게 앉아 있었음.
그 애 후배1 후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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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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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선배 ME
테이블이 커서 그 애와 저와의 거리가 상당히 됬음.
서로 이런저런 근황 묻고 뭐하냐 묻고 하다가
식곤증으로 인해 지친 기색으로 후배1 이 이야기 하는 걸 듣고 있었음.
보통 어떤 사람이 이야기 하고 있으면 그 사람 얼굴을 쳐다보게 되잖슴?
그래서 저도 후배1을 쳐다보면서 듣고 있었음.
근데 시선이 살짝 쌔한 거임.
누가 저를 쳐다보는 느낌?
그런거 있잖음.
누가 쳐다보는 것 같아서 그 쪽으로 얼굴 돌리면 그 사람은 화들짝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느낌.
그래서 느낌이 쌔해서 걔 쪽으로 한번 쳐다보니까 눈이 마주쳤음.
눈 한번 마주친 것 가지고 이렇게 설레발을 치면서 글을 썼으면 제가 개 호구 병신이지만,
걔는 화들짝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눈이 마주친게 아닌, 그냥 이미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는 느낌?
그 상태에서 3초 정도 걔 눈을 보다가
다시 후배1 이야기 하는 걸 후배1을 보면서 들었는데,
그 애 얼굴 각도가 변하지 않는거임. 원래 그랬다는 듯이.
아까 저를 쳐다보던 그 각도와 옆 사람을 쳐다보는 그 각도가,
눈 마주치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저를 쳐다보는 그 각도에서 후배1을 쳐다보면 눈을 흘기는게 되다 시피 하는 각도였음.
그 뒤로 전 당연히 눈을 못 마주쳤음, 얘가 아직도 이러고 있나 싶어 확인하면 눈 다시 마주칠까봐.
그렇게 다시 눈을 못 마주친채 카페에서 일어나게 되고,
이제 과 후배들이랑은 헤어지고 사무실 애들은 사무실로 가려고 차를 타러 갔음.
저는 방향이 달라 차는 안 탔지만.
가기 전에 선배랑 동기랑 인사하고, 그 애랑도 인사했음.
저는 인사할 때 손을 흔들면서 인사하는 스타일인데,
제가 그렇게 인사하면 항상 그 애는 고개숙이면서 인사를 해줬음.
근데 그 날은 유난히 안 그랬음.
똑같이 손을 높이 흔들면서 웃으며 인사해줬음..
그래서 얘가 하는 행동이 전부 뭐였는지 고민하다가 여기에 글 한번 써봅니다..
호감일까요? 호의일까요?
다 죽어가는 모쏠아재 하나 살린다 생각하고 생각 좀 적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호의면, 그냥 더 이상 신경 안 쓸 것이고,
호감이면 은근 슬쩍 영화보러 가야겠다고 말하면서 반응 살펴보게요. 같이 가자고 하면 같이 갈 것입니다...
오늘 가입했다고 너무 뭐라 하지 말아주세요.
2014년도에 오유벼룩시장 보안요원으로써 활동하기도 하고 했는데
여시점령기 때 회의감 들어서 탈퇴하고 이 글 하나 쓰기 위해서 다시 가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