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통일론인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관해서

남북한 각각의 통일방법에 대해 결정적인 차이가 나는 부분이
한국쪽은 남-북 정부 각각의 대표를 뽑아 연립하자는 것인데 비해
북측은 남-북 정부를 관할하는 상위 단체를 두자는 겁니다.
그래서 연방제죠.

그 상위단체가
고려연방제에서 최고회의라고 불린 것이고
615선언때는 민족통일기구라는 식으로 불리게 됩니다.

고려연방제가 사실상 높은 단계의 연방제이고
615선언때의 북측 주장은 지금은 일단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하겠다는 거였죠.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게 정치, 외교쪽은 그대로 두고
경제, 문화 교류만 인정하겠다는 건데요.

이렇게만 보면 뭐 나쁘지도 않네?라고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북한의 단계적 전략이라는게 문제죠.
고려연방제주장이 후퇴한 이유는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기존 구도로 버티다가는
체제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북정권의 전략적 후퇴의 산물로 봐야 합니다.

고려연방제 안할게 대신 낮은 단계 연방제 ok?
대신 너희도 주한미군 철수 ok? 국가보안법 폐지 ok?

그리고 주한미군 철수하고 국보법 폐지되면
종북주의자들을 정계에 진출시키고
양국을 관할하는 상위단체
(남측 주장인 남북 연합 주장으로도 구성비가 남대 북의 비율이 1:1입니다
- 여기 종북 1명만 북측에 동의하게되면 남과 북의 비율이 99:101 이 되는 상황이 발생함)
구성해서 북한 입맛대로 유리하게 흘러가게 되버리는거죠.

현 시점에서 관심있게 볼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한국 내에서 대놓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하자고 하면 사회적인 동의를 얻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남북한 사회, 경제협력은 하고 국보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하자는 주장만 분리해서 하게되면
뭐 그런게 뭐가 나쁜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바로 조삼모사죠.
낮은 단계의 연방을 주장하는 북한측 주장을 각개로 분리해서
하나씩 처리해 나가는 것에 불과한 겁니다.

즉, 남북경협 + 국보법 폐지 + 주한미군철수 까지 환경을 만들어 놓고
통일협상한다면서 남북정부 동시관할하는 상위단체를 만들어버리면
그게 바로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것과 사실상 동의어가 되는거죠.

ㅇㅇ

(

그러니 국가보안법 폐지 말만 나와도 민감해지는 분위기가 나타나는 겁니다.
국가보안법 자체만 놓고 판단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런 맥락속에서 국가보안법을 파악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니깐요.

최근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란 것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다른 차별을 금지하는 것 처럼

정치적 차별도 하지말라는 아름다운 대의명분이긴한데

그저 좋게만 볼 수 없는 이유도 이런 부분이 있는거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