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지금 우리가 공포에 휩싸여 너무나 감정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음모론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음모론을 맹신하지는 않지요
저는 음모론을 바라볼 때에 전체적 맥락을 읽습니다
디테일에서 하나라도 어긋나면, 그것은 음모론이 아닌 겁니다
제가 김어준이 주장하는 세월호 침몰을 믿는 이유는 맥락에서 국가가 개입한 것이 너무나 많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안 난다" 와 같은 발언들과 "조작한 흔적", "정부의 어색한 주장들", "계속되는 일관성 없는 번복"
이러한 의혹들이 똑같은 목적을 향해 맞물리기 때문에 충분히 의심해 볼 만 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세월 호의 충격으로 너무나 큰 공포에 사로잡혀 직관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제가 음모론을 검증하는 방식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한 번 보시고 문제가 있다 싶은 부분이 있으시면 지적해주셔도 감하시 받겠습니다
1. 말과 행동의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예전에 노통이 돌아가셨을 때,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는 설이 돌았었죠
제가 타살이라고 보지 않는 이유는 노통이 남긴 유서 때문입니다
노무현만이 쓸 수 있는 유서였고, 노무현의 심정이 제대로 담겼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노무현의 유서가 조작되었다면, 그 유서에 국정원들은 "다 내 잘못이다 이제는 그만 끝내달라" 라는 글을 적었겠죠
"미안해하지 마라" 라는 것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겁니다
이것과 다르게
마티즈 타살의혹은 유서 속 맥락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 가설을 세울만한 토대가 마련되는 겁니다
2. 행동에 따른 결과물을 보지 말고, 기회비용을 보라
여러분은 기회비용이 무엇인 줄 알지요?
어떠한 행동을 취하게 될 때에, 다른 행동을 취할 때에 잃어버리는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행동에 따른 결과물로 음모론을 가정하는 것은 너무 결과론적적 접근방식입니다
그러니 결과를 제외하고서, 그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때의 기회비용을 바라보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안철수와 MB 연계설, 안철수 프로젝트 역시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에 안철수가 MB와 연계되어 있었다면, 절대로 대선후보 자리를 그렇게 찌질하게 내어주면서 왜 정체를 살짝 드러냈을까요?
대선에 조작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 오히려 멋지게 내어주면서 다음 대선의 주도권을 잡는 게 훨씬 이롭지 않았을까요?
도대체 왜?
이 음모론 가설의 최종 목적은 "안철수 대권 플랜" 인데, 제가 말한대로 너무 찌질한 양보 때문에 대권에서 멀어졌습니다
여기에 이유를 대답하지 못 하면 음모론이 향하는 최종목적지를 상실해버리는 겁니다
윤여준이 안철수를 만들었다는 소리도 있던데 그것 역시도 여기에 대입해 보세요
왜 윤여준은 안철수를 계속 따르지 않고 두 번이나 갈라섰다 붙었다를 반복하게 되는지
만약 그 과정을 걸치지 않았다면 훨씬 지지율이 높았을 텐데요
3. 감정에 몰입해라, 그리고 어색한 감정은 의심해보라
제가 박영선을 의심하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사건에서 박영선은 유가족과 싸우듯 강요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변호인이 사안의 주체와 싸움을 벌이는 것은 이상한 행동입니다
만약 새민련 내부에서 세월호 사건에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았다면
박영선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오히려 사지로 내몰린 자신이 의지할 곳은 유가족들뿐입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유일한 감정적 교류자들인 유가족과 등을 돌린다?
유가족마저 등을 돌리면 철저히 혼자가 되는데도요??
많이 이상하지요
4. 전체 흐름만 보지 말고, 과정에서 일어나는 개개인의 욕망도 같이 보라
이게 음모론의 가장 위협적인 요소입니다
음모론은 결과론적으로 놓고서 전체적 흐름만 훑는 경우
"세상은 너무 거대한 움직임에 의해 돌아가고, 나는 그 속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다" 라는 느낌을 주지요
그게 사람들을 매혹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계속 부딪치면서 돌아가는 겁니다
거대한 흐름 속에 개개인의 욕망이 사라지면 안 되는 겁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너무나 완벽해보일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과정에서 엇박자가 난다면, 그 음모론은 무너지고 마는 겁니다
만약 이 모든 것이 동교동의 계략이라면?
전북과 광주의 일부 의원들, 그리고 민집모 의원들은 모조리 동참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안철수가 상승세일 때 계속해서 몰아붙였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죠
개인들의 욕망이 부딪쳤기 때문입니다
전북은 계속 상황을 살피며 눈치를 보고 있었고, 한상진은 '국부' 실언은 명백한 실수로 보이죠
MB 세작설 역시 안철수의 대권욕망으로 인해서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는 게 맞지
마치 결론을 정해놓고서 과정을 맞추어 보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월 호의 충격 때문에 너무나 많은 음모론들이 시게를 잠식해가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의 굴직한 사건들에서 믿고 있는 것은
1. 마티즈의 국정원은 민간인사찰과 대선개입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2. 세월호의 진실은 국가가 막고 있다
3. 박영선은 단지 뱃지나 몸값 때문에 상황을 저울질하는 게 아니다
4. 대선에서 개표조작이 있었다
이 정도입니다
직감과 정황증거들을 토대로 생각한 것이지만
3번은 아직 확실히 믿기도 긴가민가합니다
4번 역시 아직은 의심스럽지요 (선관위에 김어준이 따지게 되었을 때에 말이 일관성이 없으면 확신하게 되겠지요)
어쩌면 동교동계의 전략은 어느 정도 상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네요
그러나 안철수의 대권플랜을 대비하지 못 하고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렇기에 음모가 아니라 전략인 것이지요
그 외에 "김종인도 계획된 인물이다" 라거나 "안철수는 몇 년 전 MB가 심어놓은 세작이다" 등등
그리고 제가 부정하는 음모론들은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료수집능력에서 부족하기는 하지만 덤비십쇼!
한 번 붙어봅시다! ㅋㅋ
음모론은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우리 모두 합리적인 의심을 하되 너무 나아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음모론까지 음모론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진정한 음모론자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