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소식 재밌네요.
제 얘긴 발암쪽이라서 민망하기도 합니다.
(살짝 스압)
어제 안동에 갈 일이 있어서 볼 일을 보고 시간이 두 시간 정도 남아서 어딜갈까 안동지도를 펼쳐보고 보던 중, 경북지역과 이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기리기 위한 독립기념관이 있길래 냉큼 가기로 정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입니다. 헤헷.. --;)
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전시관과 내용들을 쭉 다 읽어보고 마지막 출입구 근처의 여성독립운동가 전시관을 향해서 가는데 그쪽 직원인 듯한 여성 분 한 분이랑 다른 직원인지 아니면 친구들인지 암튼 60대 전후반 쯤 돼 보이는 남녀 4분 정도가 신나게 이야기하고 계시더라구요.
"김무썽이는 걷는 거 부터가 얼매나 듬직하노..
옛날 노무현씨는 몸에 힘이 딱 들어가가... 폼 잡을라꼬 그리 걷는기라."
와~ 이게 말로만 듣던, 베오베에서만 보던 60대 경북 분들의 대화를 내가 직접 들어보는구나 싶은 영광(?)에 감격하여 그 분들의 이야기에 무심한 척 하며 귀를 귀울였습니다.
"김무써이 아버지가 친일 한다 케쌌는데..."
"솔찍한 이야기로 옛날에 묵고 살라믄 친일 안 하고 어떻게 하노."
"그래도 김무써이가 유명하니까네 저래 아버지를 물고 늘어지쌓는기라. 안 유명했으면 만다 즈랄끼고."
동공이 커지고 심장이 살짝 벌렁거리긴 했지만, 저 분들에게 내가 뭔 말을 한들 싶은 생각에 대충 보고 나와버렸습니다.
제가 너무나 어이가 없고 또 화가 났던 것은 그런 대화를 하고 있는 장소가 다른 곳도 아닌 독립기념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들이 말하고 있는 앞 뒤 옆 모두 일제 강도에 빼앗긴 나라를 위해 재산을 물론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한 분들의 전시물이 빼곡히 둘러싸고 있는데 그 지역 후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독립기념관에서 민족반역행위를 두둔하고 있는 게...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어딨나요...
새누리당 지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지지하는 이유에 친일매국노들의 민족반역행위까지 인정해주고 이해해줘야 한다는 말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민족반역자는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제 한 몸, 제 가족의 보존을 위해서 나라 전체를 팔아먹은 아주 최악의 범죄행위입니다.
그냥 문재인이 차라리 빨갱이라서 못찍겠다라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쓰리진 않았을 거 같습니다.
경북 출신의 독립운동가 중에 이효정이란 분이 있습니다.
이 분에 대한 설명은 「경성트로이카」란 책을 꼭 읽어보시란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장담컨대, 최근에 나왔던 영화 암살보다 100배쯤 재밌습니다.
(책임은 못 질 수도...--;)
시인 이육사와도 같은 집안이고 이효정님과는 육촌 사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마무리가 어렵네요.)
이름도 없이 일제의 탄압에 쓰러지고 또 우리의 기억속에서도 기억되지 못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지하에서도 자랑스러워할 그런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