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바깥세상을 바라본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과는 너무도 다른 그곳..
슬픈 얼굴을 한채로 걸어가는 사람들.
즐거운 미소와 뛰어가는 아이들.
그리고.....
가만히 멀뚱히 바라만 보는 나..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다.
병실 복도에서..
그녀의 병문안을 가고 있는 내게 어떤 꼬마가
말을 걸었다.
"아저씨는 왜 울어?"
"그냥.."
"뭐가 그냥인데..?"
"모르겠다.. 나 울고있니?"
"응."
"근데.. 나 아저씨 아닌데.. 오빤데.."
"히히.. 아저씨.. 아저씨"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조그만 꼬마아이..
"아저씨 어디가?"
"응? 병문안..^^"
"진짜? 내 병문안도 와라"
"그래^^ 다음에는 네 병문안오마"
"진짜? 이야~신난다"
"대신 오빠 라고 불러"
"응.. 오빠 ^^"
뒤에서 오빠 오빠 하고 끈질기게 쫓아오는 어린아이가
나는 귀엽기만 했을까
"야 근데 너 어디까지 쫓아오니?"
"끝까지~"
"에휴.. 마음대로.."
이 아이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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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아저씨를 만났다.
귀엽게 말도 걸고
재롱도 피웠는데
그 아저씨는 자꾸만 운다..
끼이이익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간 아저씨는
누워있는 이쁜 언니를 보고 인사한다.
"안녕"
그 언니는 자는지..
눈도 뜨지 않은채로 그저 누워만 있다.
"이 언니 아저씨가 싫은가봐"
"하하 그러네.."
그 아저씨는 말만 하하 그러지
눈물이 왜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남자가!
별꼴이다.
아저씨는 결국 누워있는 언니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언니는 듣는척도 안하고 계속 아저씨를 무시한다.
이뻐서 착할것 같던 저 언니도 왠지 싫어지는 이유는 뭘까?
그런데도 자꾸만 언니에게 말을거는
저 아저씨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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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 도착했다.
그녀는 아직도 누워만 있는데..
"안녕"
하고 인사해 보지만
나는 그녀의 대답을 바라고 한 것이었을까?
"언니는 아저씨가 싫은가봐"
귀여운 꼬마녀석 같으니...
그래.. 정말 내가 싫어서 이러는 지도 모르겠다..
"하하 그런가봐.."
미소를... 나는 미소를 짓고있다..
"인아야.. 잘있었니? 너 한번 얼굴 보기도 힘드네..
요즘 짬을 낼수가 있어야 말이지
집안에서는 결혼하라고 난리야 아주..
참 웃기지? 네가 이렇게 되자마자..
나는 결혼이고 뭐고 평생 이렇게 너만 지켜주고 싶은데..
너만 바라보고 싶은데..
잘 자고 있니? 좋은 꿈 꾸고 있겠지..?
물론
내 꿈을 꾸고 있겠지.
우리 사랑한거 맞니?
사랑하면.. 뭐든지 이루어 진다는데
왜 우리는..
되는게 없니?
후..
많이 아팠어?
내가 그새끼 반 죽여놓았다?
잘했지? 응? 말좀해봐 ....
니 목소리가 듣고싶어...
지금도 보고있는데
보고싶다.. 인아야.."
"아저씨.. 나 갈래.."
"또 아저씨란다.."
"오빠.. 나 갈래.."
"그래 잘가."
"나 병실까지 데려다줘.. 응? 오빠.."
"혼자가지 왜"
"무서워.."
"그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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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자꾸만 운다.
치..
나는 그런 아저씨가 괜히 무서워보여
피하고 싶다.
근데. 병실로 돌아가려면
그 무서운 간호사언니 앞을 지나가야 하잖아.
또 몰래 나온거 알면 혼날텐데....
"또 아저씨란다.."
이 아저씨는 왜 자꾸 오빠라고 부르길 강요하는건지.. 흥.
아무튼 데려다 준다니..
좋아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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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기는 했지만
그래도 스치기만 해도 인연이라던데..
(이런 꼬마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아무튼 데려다 주기로 했다.
"어디에 있어?"
"라병동.. 205호실"
.......
"아저씨는 배가 왜이리 많이 나왔어?"
술을 많이 마셔서 그래..
"밥을 많이 먹어서 그래.."
"눈밑은 왜그리 검어?"
우느라 잠을 못자서 그래..
"게임하느라 잠을 못자서 그래.."
"잠을 못자면 검어져?"
"응."
"히.. 나도 그럼 자지 말아야지"
"넌 왜"
"난 너무 하얗잖아.. 징그럽지 않아?"
"안징그러워.. 귀여워"
"히.. 고마워"
고마운것도 알고.. 귀여운 꼬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어! 웃었다"
"난 웃으면 안되?"
"웃는거 처음봐.. 앞으로도 계속 웃어!"
"그래..^^"
그렇게 도착한 병실 안에는..
간호사가..
당황한듯 꼬치꼬치 캐묻는다.
"어머어머 어디갔었니.. 얘!"
"응. 잠깐 밖에요"
"너 나가면 안되는거 알아! 몰라!"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꼬드겨서 맛있는것좀 사줬어요"
"네? 누구세요?"
"우리 아저씨에요"
간호사는 알겠다는듯 아이에게 미소를 짓고선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온다.
"아니 정신이 있는거에요? 없는거에요? 애를 데리고 나가면 어떻게해요?"
"왜요?"
"아니 여지껏 백혈병이 뭔지도 모르셨어요? 병문안은 왜오셨어요?"
"백..백혈병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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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언니 미워 ㅠㅠ;
결국 화를 내버렸다 우리 아저씨한테
그래도 아저씨는 간호사 언니보다 힘도 세니깐.
잘 하겠지..
나는.. 이제 자야겠다..
아 졸려...
내일 아저씨가 진짜로 올까?
히히힛
결국 간호사언니에게
혼나기는 했지만; 헤헷 ^^
근데..간호사언니 말로는 어제 내 옆에서 같이 자던
재은이가 병원밖으로 나갔단다..
병이 다 나아서 나가게 되었다는데
그 얘기를 하는 언니 눈에는 왜 눈물이 고일까?
왜 나에게는 너는 오래오래 병원에 있어라
라는 말을 하는걸까?
몰라 복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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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나가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어
잔뜩 찌뿌린 얼굴을 하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세상에 슬픈사람은 나 하나가 아니야..
누구에게나 슬픈사연 하나쯤은
있을테니깐..
by X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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