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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50443
    작성자 : 픈우
    추천 : 115
    조회수 : 7675
    IP : 1.244.***.243
    댓글 : 1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26 05:09:45
    원글작성시간 : 2013/03/20 22:03:42
    http://todayhumor.com/?humorbest_650443 모바일
    흔한 불효자의 ssul.

    안녕하세요. 오유를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않은 신입입니다.

     

    그동안 오유를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눈팅하며 많은글을 봐왔는데

     

    오유 커뮤니티는 참 훈훈한내용도 많고, 재미난얘기도 많더라구요 ㅎㅎ

     

    다름이아니라 오늘은 제 이야길 한번 써보려고합니다.

     

    앞으로 한달도 남지않은 4월 5일. 식목일은

     

    저와 저희 가족에겐 참 특별한 날입니다.

     

    제 예쁜 여동생이 하늘나라로 떠난 날이거든요..

     

    얘기를 풀자면 참 긴데 생각나는것만 끄적여보겠습니다.

     

    07년 11월 병장 만기전역후, 집에서 백수생활하며 3개월정도 놀다가

     

    울산에 현대미포조선에 하청으로 취직을했었지요.

     

    23살 어린나이에 그땐 술과 여자에 빠져있었더랫죠.

     

    그곳에서 첫달월급을받고 흥청망청 돈을쓰던저는

     

    일에 취미가없어 근무를 재끼기 일수였고, 그러던중 어머니께 전화한통을 받았습니다.

     

    "동생이 많이 아파서 서울에가.."

     

    뚱딴지같은소리에 전 꼬치꼬치 캐물었고, 제 동생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병에 걸린걸 알게되었죠.

     

    그다음날 근무처에 말도안하고 바로 서울로 올라가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뭐..처음 응급실에서 봤을땐 영화나 드라마에서봤던 그런모습은 전혀 없었고

     

    잘웃고 말도잘하고 난 괜찮다며 씩씩하게 앉아있는 동생모습에 전 별일없겠구나..했었어요.

     

    저와같은일이나 비슷한일을 겪으셨던분들은 아시겠지만,

     

    병원비가 최소 1억은 넘어간다는걸 아실겁니다..

     

    저흰 그런형편이 못되었고, 아버지가 시에서 병원비 지원을받으려고

     

    생활지원대상자 신청을하셨는데, 제가 현대기업에서 일하기때문에

     

    가족 생활비의 60%를 지원하는셈이라며 안되더라고 어머니가 몰래 말씀하시더라구요.

     

    전 마침 일도 하기싫었고 (지금은 왜그랬었나..생각하곤합니다)

     

    기회는 이때다, 하며 그만두고 짐싸들고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거기서 2년정도 청담동 모 가라오케에서 일을했습니다.

     

    참 미친짓이죠. 동생이 아픈데 웨이터나하며 노래방다니고 아가씨꼬시고 다녔으니..

     

    강남에서 일주일에 한번정도 여의도 택시타고 왔다갔다하며 동생을 보러다니고 그랬었어요.

     

    그렇게 1년 6개월정도 지났었나..잘 기억이안나네요..4년이 다되어가니..

     

    지금도 그모습이 생생합니다..잘 걷지도못하고..병원밥은 멸균 100%되어 나오기때문에

     

    고기든 야채든 어떤 음식이든 3 ~ 4번은 삶거나 튀긴음식이라 아무맛도없고

     

    오랜 투병생활로 몸엔 항상 수분이 부족해 침이말라서 그음식조차도 못먹어

     

    슈퍼에파는 500원짜리 생수마시는게 다였던..

     

    그 물조차도 자기가 마시려고 건강한모습보여주려고 하는데

     

    정말 살날 얼마 남지않은 나이가 아주아주 많으신 할아버님 할머님처럼..(비하하는건아닙니다..)

     

    손을 덜덜덜덜덜덜덜 떨며 물을마시는걸보고..

     

    얘기할땐 항상 마스크를쓰고 대화해야하고..

     

    동생 임종을 지켜보기 2일전 했던 마지막대화도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새벽에 자다가 갑자기 깨선 그러더라구요..저랑 어머니가 같이 병실에 있었는데

     

    "엄마..나 방금 꿈꿨어.." (항상 말하는 중간중간 숨을 헐떡였었어요..)

     

    "응..뭔데..우리딸..? ^^"

     

    "꿈에서..돼지 족발을 잡았는데..깨보니까 내가 엄마손을잡고있는거야..히히히.."

     

    "아..그랬어..? 꿈이니까 그럴수도있지..^^"

     

    "흑..흑..엄마..미안해...미안해..엄마손보고..족발이라그래서.."

     

    "아니야..뭐가미안해..울지마 우리딸..응?"

     

    피식 웃을수도 있을법한 이야기지만, 정말 이렇게 대화를 했었어요.

     

    엄마도울고, 동생도울고, 전 자리를 피해줬죠.

     

    그리고 그다음날 동생은 중환자실로 이동했어요.

     

    면회시간도 정해져있었고, 대화는 없었으며, 그저 숨을 헐떡이고있는 모습이...

     

    ......................

     

    중환자실로 옮긴 그 다음날 오후 7시 29분

     

    동생은 면회시간 저희가족 얼굴을 다 본후에 (한명씩밖에 면회가 안됬습니다)

     

    아버지,엄마,나,작은엄마,작은아빠 ... 이렇게 5명 면회를하고...바로..숨을 거뒀어요..

     

    그날이후로 많은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버지돈 천만원을들고 강남에올라와 화류계에 종사하면서 다 털어먹고..

     

    일수빚도 못값고 아버지가 힘들어하셔서 어쩔수없이 고향에 내려오게되었고..

     

    다행히도 제가 지은죄가많아서 지금은 효도하고싶어 결혼도하고

     

    이쁜 딸도 낳고 행복하게 아버지 어머니와, 우리 와이프와 딸과 살고있습니다..

     

    저같은 불효자가 또있을까요..

     

    동생잃은 아픔에 힘들어하던 부모님 돈가지고 도망가고..

     

    마음잡고 일하려던찰나에 사고쳐서 결혼하는데 비용 아버지가 다 부담해주셨고..

     

    지금은 너무너무 죄송해서 가끔씩 술한잔할때마다 죄송하다고..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지금 제가 가지고있는생각 변하지않고

     

    받은것 평생 값는다는생각으로 잘하며 살고싶습니다..

     

    사랑합니다..아버지..그리고 우리 엄마..

     

    그리고 얼마뒤면 니가 떠난날..

     

    사랑한다 예슬아..보고싶다..

     

    꿈에한번 나와주라..

     

     

    1. 치료중에 내가 찍어준사진..

     

    2. 웨이터 유니폼입고 술마시고 가서 찍었던사진..^^;;

     

     3. 이사진이 동생 영정사진이 되었습니다..

     

     4. 마지막으로..병원 입원하기전..제폰으로 찍었단 사진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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