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섬뜩함을 느껴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곳에는
" 디스코드... "
" 오, 나를 알고 있군그래 좋군 좋아 "
실제로 만나 본 이 해괴한 생물체는 위압감이 느껴졌고
분위기에 압도당해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 원소를 훔치려고 스파이크를 이용했군 "
" 아니지, 아니야 나는 기회를 줬을 뿐이라고 "
" 기회? 무슨 소리야? "
디스코드는 음흉하게 웃음을 흘리며 내게 다가왔고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어졌지만 호기심이 일었다.
"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고 했지 "
" 그 말은 "
" 그래 그녀들을 되살려준다고 말이야! "
" 헛소리! "
" 하핫! 당연하지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
문득 심장을 도려내는 듯 지독하게 아픈 생각이 떠오른다.
불쌍한 드래곤은 100년 동안 홀로 남겨지고 그들의 죽음 또한 옆에서 지켜봤을 것이다.
그런 그를 속이고 이용했다 이건 정말 잔인한 일이지 않는가.
" 넌 정말 쓰레기야 "
" 아니지, 아니야 나는 디스코드라고! "
나는 더 이상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디스코드를 들이받으려 했지만 놈의 몸이 '번쩍'하고
사라지면서 지면에 처참히 처박혔다.
" 이봐, 이봐 진정해 혼자서 어쩌시려고 나머지 둘은 잠들었다고? "
" 둘..? "
등줄기가 서늘해지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 스파이크를 바라보려 했으나
검은 그림자가 하늘에서 떨어져 그의 몸을 들이받았고
'콰직'하고 섬뜩한 소리를 내며 그 거대한 몸이 무너져 내렸다.
디스코드가 입가에 웃음을 지운 체 중얼거렸다.
" ... 영원히 말이지 "
비릿한 냄새가 밤공기를 타고 와 속을 뒤틀어놓는다.
쳐다보고 싶지 않다 고개를 돌리고 싶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내 달빛이 그 처참한 광경을 비춘다.
" 아아... 어째서 "
눈앞이 온통 붉게 물들어간다 그저 꿈이기를 한끝의 악몽이기를 바랬다.
" 꿈이야... "
" 하! 미안하지만 꿈이 아니야 "
나는 순간적으로 한 가닥 남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재차 디스코드에게 달려들었다.
" 너를 죽여버리겠어! "
" 아차, 잊어버릴 뻔했구먼 받으라고 "
디스코드가 손가락을 튕기더니 내 앞에 원소들이 나타났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맥이 풀려버렸다.
그러면서도 원소들을 발굽으로 주워들고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디스코드는 원소를 얻으려고 이 끔찍한 상황을 만든 게 아닌가?
그런 원소를 쉽게 내어주다니 뭔가 이상하다.
"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후회하게 될거야 "
하지만 그 이상 깊게 생각할 수 없었고 나는 성으로 날아올랐다.
디스코드를 경계하고 뒤쪽을 돌아봤으나 놈은 그저 손을 흔들 뿐이었다.
익숙하지 못한 비행에 성문에 몸을 들이받으며 안으로 들어섰고
셀레스티아를 보는 순간 긴장이 풀려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먼저 느껴진 건 녹슬어가는 철창의 냄새와
차가운 돌바닥의 촉감이었다.
내 몸은 양 뒷다리가 쇠사슬에 묶여 있었고
본능적으로 이곳이 감옥임을 깨달았다.
다시금 혼란스러움이 머릿속을 엄습해왔다.
철창 너머에서 '또각,또각' 발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곤
발소리와 함께 두 개의 그림자가 내가 있는 곳으로 가까워졌다.
이윽고 그림자의 주인들을 대면할 수 있었다.
메이플과 셀레스티나는 나에게 경멸스러운 눈빛을 보내왔다.
어째서 나를 그렇게 바라보는 거지?
" 몇 시간 뒤에 사형이 집행될 겁니다. "
그게 무슨 소리냐며 소리 치려했다 하지만 목소리가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 루나, 스파이크... "
" ...공주님 "
셀레스티나는 오열했고 메이플이 그런 그녀를 위로하며
철창 너머로 사라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이내 모든 걸 체념해버렸다
또한 이상황이 매우 우습게만 느껴졌다.
" 이대로 끝내서는 안되지 "
어디선가 디스코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에버 프리 숲 한가운데에 있었다.
갑자기 살아남았다는 깨닫자 안도감에 온몸이 떨려왔다 어째서?
그리고 내 것이 아닌 양 분노와 슬픔이 차올랐다.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나는 영원토록 이 세계를 증오한다.
( - 시간이 없어서 이야기를 대충 끝내려다 보니.... 대충 쓴 만큼 그렇습니다..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