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어이없는 일을 겪었는데 분이 안풀려서 끄적여 봅니다.
쓰고보니 제가 말재주가 없어서 스크롤 압박이네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제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길에 지하철-버스로 환승을 하려고 길을 가던 참이었습니다.
폰을 보고 문자를 하면서 길을 걸어가는데 누가 덥썩 제 손을 붙잡더군요.
놀라서 쳐다봤는데... 왠 모르는 여성분이더라고요...
어벙벙해져서 어? 이러고 쳐다보니까
"1분이면 되요. 설문지 잠깐만 해주시고 가세요 ^^" 이러면서 휴대폰 가게로 끌어가는 겁니다.
장소가 시내여서 길거리에 폰가게가 많았었고...
제가 여러가지 알바를 경험해보니까 이런거 매정하게 씹고 가는 사람들은 좀 그래가지고...
입장바꿔서 '1분 정도야~'라는 생각으로 협조했습니다. 제 팔을 잡아 끈것도 있었지만요...
그렇게 해서 폰가게로 들어가니... 손바닥 크기만한 설문지를 꺼내오는 겁니다.
그래서 거기에 뭐 나이는 몇대고 요금대는 얼마...선호하는 건 폴더/슬라이드/터치 뭐 이런거 동그라미 치고 있는데...
그 여성분이 제 폰을 보고 질문 하나 던지더니 갑자기 포풍러쉬로 여러가지 잡다한거를 물어보는겁니다.
진짜 완전 *^-^* 이 표정으로 물어보는데 남자로서 그냥 씹을수가 없었죠.
이 폰 MS500맞죠...휴대폰 어디꺼 쓰세요? 지갑이뿌네요 얼마줬어요 등...
그러다가 어떤 질문 하나에 꾀어서...
갑자기 장황한 요금제 스토리 설명이 시작됩니다.(이미 이 설명 러쉬가 시작되어서 마냥 들어야되는 불편한 자리가 됬죠.)
제가 SKT를 쓰는데...저희 LG에서는 이번에 KFT랑 4G 기지국 통합을 하면서 말도 안되게 가격을 할인한다느니...
제 폰으로 **010 (저는 **114) 들어가서 저번달 요금이 얼마고
그 요금이 어떻게 빠져 나가는지를 막 보면서..요금제 포풍 설명 러쉬를 했습니다.
제 단말기 할부금이 비싸다며 원래 지금 이 폰을 사면 20만원 지원인데
제 사비 털어 25만원 지원해준다고 하며 여러 감언이설을 쏟아내더군요...
그런데 그 설명이 30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건데 자기는 청소년 요금제를 쓴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아 고등학생인데 아르바이트로 이걸 하는구나... 어린데도 들이대는 면이 있지만 장사수완 참 좋다 기특하네... 나중에 내가 사장같은거 하면 일하는 직원이 이런 사람이면 좋겟다' 이런 생각도 들고...
게다가 제 폰 요금이 매달 7.5만원 정도 나오는터라... LG에서 같은 요금에 통화량은 같지만 문자 100건을 더 쓸 수 있다는 걸 들으니 폰을 바꿀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실은 제가 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제가 5만 5천원 요금제를 써서 2만 천원이 지원된다고 했는데...요금제를 4만5천원짜리로 바꾸면 얼마 지원해주나요 부터 시작해서...
위약금,번호이동,LG멤버쉽 혜택등...
영화 '테이큰'의 주인공이 가라오케 머신을 사기 전에 사용방법 읽어본것 처럼...
저도 폰 사면 폰 사용설명서 정독하고...
요금제 어떤거에 어떻게 할인되고 이런거 꼼꼼히 따지는 성격입니다.
(휴대폰 회사가 돈을 엄청버는데...얼마전에 터진 환급금처럼 소비자 주머니에서 새는 돈이 많아서 그런거니 이런거에 특히 민감합니다)
그런데 정작 바꾸는 폰이 롤리팝2였는데...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제 MS500W처럼 (모토로라 베컴폰입니다.레이저폰.. 난 둘돠~ 광고 아시죠?) 검정색으로 된 폰입니다.
옷 입는 스타일 때문인지... 롤리팝1 파랑색 쓴적이 있었을때는 너는 옷잘입어놓고 폰이 깬다고 주변사람한테 한소리 듣기도 했습니다.
여하튼 롤리팝2또한 색깔이 소녀틱하고 밝은 계열이 많아서 이건 좀 어렵겠다고 해서 다른 폰 보여달라고 하니...
다른폰은 가격자체가 비싸서 계산기 두드려서 보여주면서 이러면 본인 부담이 커진다고 이야기하면서 결국 터치폰, 롤리팝2, 이상한 검정색폰을 추천하는겁니다. 검정색폰은 모양이 하도 구려서 이건 좀 아니라고 하니까 자기도 인정하는지 이건 뭐 생긴게 어떻다며 2개중에 고르라는데 저는 다한증이 있어서 터치폰은 쓰기가 좀 그랬습니다.
결국에 남는게 롤리팝2가 되니까 시내에 3~5만원만 주면 검정색으로 튜닝할 수 있다며 계속 사라고 보채는 겁니다. 제가 "아이고~ 설명을 이렇게나 들었는데 안 살수도 없고...잠시만요~" 이러니깐
여자분이 웃던 표정 잠깐 없애고 살짝 진지한 표정으로 "아~ 오빠(남자 손님한테 다 오빠라고 하는듯...이때 알아봤어야되는데...) 오빠 마음에 안드시면 안사셔도 되는거에요. 그렇죠?" 이러면서 신뢰감이 생기는 멘트 해대는 겁니다.
"사라"고 말은 안하지...설명드립에 자꾸 폰 보여주면서 이거 어떻냐고 하는게 사라고 보채는 거면서 저런 멘트하니까 좀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폰가게에 2NE1노래가 나오는데 제가 직접 **114로 요금제 검색하거나 생각중일때 노래 따라부르면서 아양떨고, 날따라해봐요 노래 나올때는 'LG로 와바요~ LG로 와바요~'이러면서 개사까지 해서 노래 불러댔습니다.
SKT요금제랑 꼼꼼히 비교를 해보고, 롤리팝도 튜닝해서 색깔만 바뀐다면 지금 폰보다 괜찮고... 나는 싼 요금제에 좋은 폰으로 바꾸고, 판매하는 분도 실적올리고 WIN-WIN 결과를 낳게 된다고 생각하고
거의 총 40분 정도 이야기를 하고 결국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가입서에 여러가지 쓸거 다썼는데...정작 요금수납방법을 못썼습니다.
제가 집에서 부모님이 돈을 내주시는 터라...계좌번호를 몰랐거든요. 그래서 전화를 하니까
엄마가 포풍 반대를 하시네요... 예전에 폰 잃어버려서 위약금 줄이려고 신규가입하고 하다보니 돈이 이중으로 나간 적이 있는데...위약금 액수를 줄이려는 제 노력을 모르시고... 돈이 이중으로 나간다며 니가 아무것도 모르니까 다 장사꾼들 한테 넘어가는거라고 그러셨습니다. 전화로 설명을 하기엔 다소 복잡한 내용이었고...엄마도 바쁘시고 해서 전화를 5통이나 해서 잠깐씩 설득을 해봤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집에서 차분히 설명을 드리고 내일이나 이번주중에 가입을 하기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휴대폰집에서는 그러면 요금수납 방식을 지로(우편물로 받는것)으로 하면 된다고 부모님 이름이랑 서명하라고 그랬습니다. 자동이체는 계좌번호도 필요하지만 타인(가족포함)이 납부시에는 신분증이 필요하기에 무조건 부모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라 그럴필요가 없는 지로 수납방식을 추천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벌어서 요금내는것도 아니고, 제 마음대로 서명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여자분한테 내일 사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폰값이 매일 바뀌는 상황이고..폰값은 두번 떨어지면 더 안떨어진다고...지금 두번떨어진 상황이라 내일되면 무조건 오른다고 압박을 줍니다.
하는 수 없이 또 한번 설득하려고 통화를 했죠. 하지만 역시 거절...
오늘은 힘들겠다고 하니까 지금 폰 개통하려고 퀵서비스로 폰까지 가져왔다고 안사면 퀵비 날린다고 압박을 주는겁니다.
저는 부모님 설득도 안통해...그렇다고 마음대로 부모님 서명도 못해...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폰가게 안에서 분위기는 침묵에 어색어색이고... 이상한 상황이되었습니다.
그쪽에서 아무말도 없이 계속 쳐다만 보길래...결국 제가 먼저 타협안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아 제가 집에 손벌려서 폰 요금 내고 하는거고 마음대로 서명 못할거든요. 내일 제가 다시 올게요.부모님 설득하고나서 내일 와서 계좌번호랑 부모님 서명할게요" 라고 했죠.
그러니까 "그럼 내일 계좌번호 적으시고 여기 부모님 이름이랑 서명좀 해주세요"라는 겁니다.
"아니 아직 동의도 안받았는데 부모님 서명하면 좀 그렇네요...내일 같이 할게요~^^"라고 했죠.
솔직히...서명 함부로 했다가 ㅈ되는 경우도 있고... 법적문제로 따질때도 불리한거 알기에...
(실제로 KT에서 쿡무료 3개월 체험에 동의했는데...그때 사인한거 때문에 정액제 가입이 마음대로 된적이 있었음. 그거땜에 한달정도 가정이 시끄러웠음)
그리고 중요한거는 내일 계좌번호,부모님서명같이 하는거나 오늘 부모님서명, 내일 계좌번호하는 거나 똑같이 다음날 개통인데... 왜 굳이 오늘 서명을 강요하는지 이상했습니다.
"아니 제가 내일 쉬는 날이거든요. 게다가 다른 직원분이 받으시면 어쩌고 저쩌고..."
"아 그러면 제가 내일 와서 적을때 그쪽이 해줬다고 할게요(전 실적문제인줄 알았음. 게다가 가입서에 자기 이름이랑 서명도 해놨더라구요)"
"아니, 오빠! 제 말을 아직 이해못하셨나본데...지금 서명을 하고 내일 계좌번호를 적으세요"
이러면서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는겁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갔습니다.
실적문제라면 이미 가입서에 써져있고...지금 개통 못하는건 어쩔수 없는 상황인데... 어차피 내일 개통을 할거 왜 서명먼저하는거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무슨 꿍꿍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3번정도 실랑이를 하니까
아까 붙잡고 데려올때의 *^^* 는 온데간데 없고 (ㅡㅡ) 이 표정으로 정색빨면서
"그럼 내일 새로 쓰세요" 이렇게 말하고는 가입서를 반으로 접더니 제 바로 보는 눈앞에서 쫙쫙~ 시원하게 찢어제끼는 겁니다.
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니 C발 아까는 무조건 가입같은거 안해도 된다더니...오늘 당장 안했다고 정색빨면서 눈앞에서 싸가지없게 신청서 찢는 꼴이 정말 짜증났습니다.
진짜 어이가 없으니까 말이 안나오더군요. 그냥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짜증난다는 식으로 목소리 낮춰가지고는 "제가 명함드릴게요..."이러면서 주는겁니다. 어이없어 2단콤보
진짜 "뭐 이런 어이없는 C발년이 다있네. 개같은 X이"라고 시원하게 뱉고 나오고 싶었지만
또 입장바꿔 생각해보니 제가 이사람들 장사시간 뺏은거 같기도하고...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오늘 안사서 미안해요~"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1분설문지조사면 된다고 해놓고 원하지도 않는 설명러쉬하는거 들었줬더니 사람 폰 안사면 안될거처럼 불편하게 몰아넣고, 결국 산다고 했는데 당일날 안산다고 개정색 빨면서 가입서 내 보는 눈앞에서 쫙쫙 찢어재낀 이년아...
혹시 보고 있다면 들어라
아까 속으로 '내가 사장이 이런 직원 있으면 좋겠다'라고 한건 취소고... 시발 그래도 너 설명한다고 노력하고...나름 합리적이라 생각해서 진짜로 폰 너한테서 살라고 했는데 재수없어서 안사기로 했다...
xx년이 지금 당장안산다고 눈앞에서 가입서 찢으면서 내일 새로 쓰세요 라고 하는건 어디서 배운 싸가지냐 -_- 고딩들 알바하는 거... 실업계 학생들 색안경 끼고 보는거... 난 편견 조금 있으려고해도...'안 그런 사람들...열심히 사는 사람들 있을거다' 라고 생각하면서 색안경 안끼고 살아왔는데...
너 정색빨면서 본색 드러낼 때는 시발 아 역시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어.
니 뜻대로 안되면 성질 부리고 그러지??
지금은 젊어가지고 길거리 다니는 만만한 남자들한테 살랑대면서 폰 가입 권유하면 먹히겠지만 그것도 조만간이다. 그리고 언행일치를 할 줄 알아야지. 안사고 된다고 해놓고 오늘 당장 안산다니까 그따구 태도가 말이나 되냐.
내가 너 장사시간 빼앗은건 좀 미안하게 됬지만 나도 아르바이트 같은거 해봤는데 이런일 가지고 그런 태도로 나오면 너 오래 못가...
그리고 명함 뒤에 '이젠 서비스로 승부하겠습니다!' 라고 적혀있는데... 그 서비스에는 찬물 2잔은 들어가 있고 친절은 빠져있나보지??
아오 속시원해...존나 빡쳤던거 ㄷㅏ 풀리는 느낌...
스압땜에 밑으로 바로 내리셨을 분들을 위해 3줄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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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여자가 길가는데 1분만 시간달라길래 따라가니 폰가게 가서 40분여간을 붙잡혀서 설득당함
폰을 SKT->LG로 옮기며 구매하기로 했지만 부모님 동의가 없어 내가 부모님 설득한 뒤 내일 오겠다고 함
지금 당장 부모님 서명을 하지 않자 *^^*이던 표정이 ㅡㅡ 으로 바뀌면서 정색빨며 작성중이던 가입서를 찢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