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안 읽어주시더라도 제가 기억하려고 씁니다
엄마는 현직 교사 아빠는 반년 내에 명퇴를 앞둔 교사
편의상 말투는 편하게
우리 아빠는 어디가서 정치적인 발언은 거의 하지 않으신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로 거의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인터넷 뉴스를 보고 계신다 자식들이 머리가 좀 크고 뭔가 아는 척 말을 해보려고 하면 아빠가 알고 있는 지식에 가끔 놀랄때가 있다
엄마는 대표적인 무당파 아빠는 한평생 민주당이셨다
그리고 아주 최근에 아빠가 더 이상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요즘 안철수 미친 것 같다
엄 띠끼야!! 사람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은 하는게 아니야
아 내가 보기엔 필연적인 순서였다 난 오히려 문재인한테 화가 난다 야당의 정치 세력을 말아먹었다
아빠 입에서 나올 것이라도 상상도 못한 말이었다 아빠에게 대화를 청했다 작년 안철수의 행보 문재인의 대처와 나의 생각 조용히 듣던 아빠가 내 말이 끝나자 말을 했다
아 네 생각은 너무 편향되어 있다 감정을 배제하고 볼 필요가 있다
나 나는 편향된 언론계 속에서 매일 진보, 보수 신문을 읽는다 나보다 더 객관적인 시선은 흔치 않다
아 너는 문재인이 옳다는 가정하에 안철수를 악으로 몰고 있는거다 내가 문재인씨에게 실망한 이유는 그가 기득권을 내려 놓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마지막으로 투표에서 이겨봤다고 생각하나
나 최근 투표에서 패배한 이유를 다 문재인씨 탓으로 몰 순 없다 애초에 이번 당 대표가 된 기간도 길지 않고 야권의 분열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아 정치판은 명분이 중요해 재보선을 포함해 한두번이라도 대패했다면 그를 적대하는 이들은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나 그렇게 도리상 요구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게 도의적인 원칙은 아니다 민주당이 새눌당을 몇번이나 이겨봤겠나
아 새눌당보다 더 많은 자리를 얻은게 이겼다는게 아니다 역사상 한번 그런적이 있었나? 이전보다 점점 더 형편없는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안철수가 당대표를 맡고 있을때도 친노들도 같은 요구를 했어
(작년 중순에 전역을 했는데 사실 14년도 이전 정치상황을 잘 모릅니다)나 그때가 무책임하게 문자로 사퇴하고 미국으로 갈 때야?
아 (웃으면서) 거봐 넌 이미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거야 과정이 아닌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 안철수는 책임을 졌기 때문에 당대표를 버린거지 애초에 비정치인인 그가 그런 스트레스를 견디긴 힘들었을거다
나 문재인씨는 안철수씨에게 충분히 여러가지 제안을 했다 재신임을 거부한 때부터 안철수에게 어떠한 명분이 남아있지않아
아 그건 문재인씨가 현명한거지 안철수가 원한건 오직 전당대회였으니까 만약 문재인씨가 홀로 재신임을 물었다면 통과했을까?
나 당연하지 압도적으로 되었을거야
아 그래 그럼 만약에 안철수가 당대표고 홀로 재신임을 물었다면 통과 못했을까?
나 ??.....
아 여전히 마찬가지로 당에서든 범국민 투표든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았을거야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거든 그러니 안철수는 개인 평가가 아닌, 제대로 경합을 해보고 싶었을거야 적어도 안철수 눈에 문재인은, 자신을 자격없다 내쫒은 친노의 수장으로만 보일테니까
나 그럼 아빠 생각에는 어떻게 하는게 옳았나?
아 당연히, 총선이 다가오기전에 전당대회를 일찍 열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그건 억지야 적실하게 당대표가 된 문재인씨가 왜 스스로 본인에게 불리한 행동을 하겠어
아 난 문재인이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야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 나도 똑같이 생각한다
아 그래 그런데 그건 우리의 생각일 뿐일 수 있는거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너의 생각이 그 틀에 잡혀 옳바른 사고를 못 한걸수도 있다고 야권의 목표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가 아니라 정권교체가 되어야만 한다 여기서 가장 큰 야당인 민주당이 결집해야 하는데 그 중심을 누구로 할지 알아보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이 무엇이었을까
나 .... 대선 전이라면 당내 경합이지
아 그래 안철수가 당을 나가기 전이라면 전당대회였겠지 애초에 안철수가 민주당에 들어간 것 자체가 잘못이었어 학자 스타일인 그가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없었지 지금은 좀 독해지고 뻔뻔해진 것 같다만 여튼 단순한 갈등이 아닌, 안철수가 이렇게 탈당하게 만든 상황에 대해서는 문재인이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거야
나 언제까지고 맞춰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아??
아(웃으면서) 만약 대통령이 되면 새누리당을 끌어않고 가야 되는데 안철수를 못 안은 사람이 그게 될까? 안철수보단 나을 수 있겠지 하지만 결국 야당의 결집을 무너뜨리는 결과가 나온 거라고
나 아빠는 이번 총선을 비관적으로 보는구나
아 총선은 이미 끝난 문제다 저 집권층이 가장 쉽고 공정하게 의회를 장악한 현상이 일어날꺼야 적어도 겉보기엔 그렇게 보이겠지 여기서 민주당에게 주어진 유일한 카드는 대선을 승리해 새누리당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주는 것 뿐이야
나 나는 이 상황이 그렇게 비관적이라고 생각지 않아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진 않을꺼야
아 정부가 무슨 짓을 하든지 국민의 절반은 새누리당을 지지하게 되어있어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곤 하지만 안철수는 적어도 십오프로는 민주당 표를 빼앗아갈꺼야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최고 야당으로써의 권의도 잃고 견제 능력도 잃겠지 안철수는 새누리당 2중대니까
(아빠가 이 표현을 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아 인터넷 뉴스를 보면 전부 문재인을 칭송하면서 암철수라고 욕을 하잖아
나 그거야 아빠가 다음에서 뉴스를 검색하기 때문이야 네이버 가보면 영 딴판이야
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진보 중도 보수를 삼등분 한다고 할 때, 문재인을 지지하는 세력은 진보세력이야 보수 세력은 새누리 당을 지지해야지 중도 세력을 잡는쪽이 승리하게 되는 게임인데 문재인이 지금까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어 적어도 밖에 비치는 그의 모습은 카리스마 있고 리더십있지만 동시에 독단적이고 고집있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당장 네 엄마만 해도 다음엔 안철수를 뽑아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나 ?? 왜?? 엄마 뉴스도 안보잖아
아 우리는 기성세대니까 야당을 지지하더라도 저항의식을 좋아하기란 쉽지가 않아 엄마도 대학다니면서 북치면서 시위하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내가 말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을 지지할 사람이니까
(실제 엄마의 자랑 중 하나는 당신이 뽑은 모든 대통령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는 것 입니다)
아 얼마전에 문재인이 안철수를 봤을 때 언젠간 연합해야 한다고 했거든 원래 야당은 분열과 통합을 반복하게 되어있어 적어도 제 1 2야당은 그래야만 해 내 생각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총선과 대선 모두 새누리당이 독식 할 것 같은데 문재인과 안철수가 서로 고집을 꺽을 것 같지가 않다
나 그럼 아빠는 다음 총선 때안철수씨 신당을 뽑을거야?
아 아니지 나는 문재인을 지지해도 그가 절대 선이라곤 생각지 않아다만 아직까진 민주당이 제1야당이라기 느끼기에 힘을 실어줄 생각이다 만약 다른 정치적 변동으로 이 틀이 뒤집힌다면 마땅히 생각을 바꿀거야
저는 더민주당 지지자입니다 공무원 공부를 하고 있어 당원 가입을 하지는 않았지만 정권교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말씁드리려고 이 글을 적었습니다
여러분과 정치적 견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저의 부모님입니다 혹시라도 인신공격적 발언은 삼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출처 |
점심먹고 공부가 안되서 쓰는 글 젠장 한시간이나 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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