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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media.daum.net/politics/all/newsview?newsid=20130316161006453
역사교과서 위안부 언급 단 한줄…'왜곡' 이전에 '교육 부재'
일제침략 다룬 교과서 분량 단 19쪽…난징대학살은 한 줄
최근 BBC 매거진의 한 기사는 한·일, 한·중 현대사 문제에 왜 일본인들이 둔감한가를 일본인의 시각에서 잘 보여준다. BBC 도쿄 특파원 오이 마르코 기자가 자신의 역사 교육 체험을 직접 기술한 것이다. 그녀는 그 이유를 현대사 교육의 부재에서 찾는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 호주로 이주했다. 그녀가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나 중국 침략의 실상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은 호주에 가서다. 일본에서는 교사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거의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일본의 초중등학교 역사교육은 3단계로 돼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일본사(총 시수 105시간)를 배운다. 중학교 2학년에서 '일본과 세계 관계사'(총시주 130시간)를 배운다. 다수의 학생들은 이것으로 끝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2학년 때 세계사 과목이 있지만 선택이다.
그녀는 중학교 때 역사 시간이 일본과 주변국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는 턱없이 미흡했다고 회상했다. "호모 일렉투스부터 현대까지 무려 30만 년에 이르는 역사를 1년에 배우는데, 14살짜리가 어떻게 일본과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현대사는 미처 배우지도 못하고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교과서 현대사 분량도 턱없이 적다. 그녀가 배웠던 중학교 2학년 역사교과서는 357쪽짜리였다. 그 중 1931년부터 1945년까지 태평양 전쟁 시기를 다룬 내용은 19쪽에 불과했다. 중국 침략의 서막인 만주사변에 대한 기술은 한쪽 분량이었다. 중일전쟁에 이르는 시기의 기술 역시 한쪽으로 끝났다. 중국의 난징대학살에 관한 기술은 단 한줄 뿐이었다. 그것도 주석으로. 한국인 징용 등에 대해서는 한 문장으로 짤막하게 서술했고, 위안부 문제 역시 주석으로 한 줄 언급됐을 뿐이다.
당시 그녀를 가르쳤던 교사는 "중일전쟁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러면 왜 바로 이 시기부터 가르치지 않을까 싶었다. 또 개인적으로 더 알고 싶기도 했지만 "그 때는 패션과 소년들에게 더 관심이 끌렸던 때"였다.
그녀가 비로소 일본군의 잔학행위 등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된 것은 호주에 가서다. 호주 고등학교의 역사교육은 연대기 순으로 배우는 통사교육이 아니었다. 교실별로, 혹은 그룹단위로 세계사에서 중요한 몇 가지 주제를 뽑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이었다. 그녀는 세계사 수업에 매료됐다. 교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바칼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 주제의 하나로 '역사'를 선택했다.
그녀가 영문으로 첫 작성한 에세이는 '난징에서의 강간'에 관한 것이었다. 그녀는 6개월에 걸쳐 관련 자료를 찾았다. 십여 권의 책도 섭렵했다. 그녀는 난징 대학살과 일본군의 강간 실상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7살의 고교생으로 그녀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 그러나 많은 중국인들이 왜 지금도 당시 일본군의 만행에 대해 분노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과 중국인들이 신사참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도 알 수 있게 됐다. 또 일본에는 그런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학자나 전문가도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일본 여대생 "위안부 그런 것 몰라요"…"한국이 일본 싫어하는 것 16세기 침략 때문"
그녀는 이 기사를 위해 친구와 동료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일본 침략행위에 대해 학교에서 얼마나 배웠는지 알아보았다. 20대 여대생 둘은 "위안부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난징학살에 대해서는 듣기는 했는데, 어떤 일인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학교에선 그 보다 훨씬 이전인 사무라이시대 것을 더 많이 배웠다." 17살의 남자 고교생은 "만주사변과 16세기말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중국과 한국에서 일본이 인기가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 역시 위안부에 대해서는 아예 알지 못했다.
난징대학살 연구자이자 감독이기도 한 다마키 마츠오카(松岡 環)는 "일본의 시스템이 젊은 세대들에게 과거 침략행위에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한국이나 중국의 반응을 짜증스럽게 여기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당시 일본군의 잔학행위 등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독도문제와 센카쿠(다오이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은 일본 젊은 세대의 판단을 더 흐리게 하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은 대부분 국수주의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침략과 전쟁에 대한 일본인들의 무지를 설명한 BBC의 도쿄특파원 오이 마리코 기자는 아베 신조 총리의 고노담화 수정 시도가 한·중·일 3국에 큰 회오리를 불러올 것을 우려했다. 고노담화는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명의로 위안부 강제 연행 등을 시인하고 일본 정부 차원에서의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힌 담화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경선 때 고노담화 수정 의사를 밝혀 일본 우익의 지지를 받았다. 또 최근에는 "조용한 장소에서 전문가들끼리 논의해야 한다"고 밝혀 그 수정의지를 굽히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오이 마리코 기자는 "만약 고노담화를 수정하는 일 같은 게 발생한다면 한국이나 중국의 거센 반발과 분노를 촉발시킬 것이 분명한데, 많은 일본인들은 그 문제가 왜 그리 중요한 쟁점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제의 침략 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의 부재가 일본 우익의 과거사 왜곡과 이웃나라와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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