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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64507
    작성자 : boryry님꺼
    추천 : 15
    조회수 : 558
    IP : 218.27.***.179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4/05/31 12:37:4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64507 모바일
    [혁혁]그때 그 여중생(8)
    안녕하세요 
    어떤 분이 우려먹기라고 지적해 주셨죠.. 

    뜨끔 했죠.. 
    솔직히 우려먹기 맞습니다 -_-;; 
    이미 보신 분들께는.. 중뷁 자료 올리는 것 죄송하다는 말씀 뿐.. 

    변명을 좀 하자면.. 
    제가 진짜 작가인 것도 아니구.. 그냥 취미 삼아 쓰는 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읽어 주시는 여러분들 의견 보다는... 그냥 제 마음대로 하는 점이 있죠.. 
    읽어 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글도 쓸 수 있는 거지만.. 
    암튼 서비스 정신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ㅋㅋ 

    그 때 그 여중생은 제가 언젠가 다시 써보고 싶었던 글 입니다. 

    그냥 취미^^ 이기 때문에.. 
    대단한 추천수를 바라는 것도 아니구요.. 

    그저 읽어 보시구 재밌으면 코멘트 하나 써 주시고.. 
    아니다 싶으면 악플 하나 달아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_-;; 기왕이면 좋은 말씀 해주시면 기쁘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8- 


    그 애는 오늘 따라 컨디션이 안좋아 보인다. 

    장난도 치지 않고.. 

    수업도 그다지 열심히 듣는 것 같지 않았다. 



    "뭔 일 있냐?" 

    "좀 아파요.." 



    이마에 손을 대보았다. 



    "열은 없는데?" 

    "네..감기 아녜요" 



    잠시 꾀병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지만.. 

    굳이 아픈척 하지 않더라도 

    이 녀석에게는 땡땡이 칠 건수가 이십 구만 가지는 될 것이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진짜 아픈 모양이다. 



    "과외 쉬자고 하지.." 

    "아녜요..좀 아프다고 할 일을 안해서야 되겠어요?" 



    웃기구 있네.. 

    안 아플 때도 땡땡이 치는 주제에.. 




    "오늘 그냥 쉴래? 어차피 수업 해봤자 일 것 같은데?" 

    "그래도 여기까지 오셨는데..." 

    "아냐.. 집도 가까운데 뭐.. 좀 누워서 쉬어.." 



    그 애는 못 견디겠는지.. 

    고개를 끄덕이더니.. 

    침대로 가서 눕는다. 



    "병원은 가봤어?" 

    "병원 간다구 낫는거 아녜요" 



    마침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머니는 외가집에 가셨다고 한다. 



    "선생님.. 괜찮으니까 가세요" 

    "아.. 가는거야 가는 거지만.." 



    평소에 남들보다 10배 팔팔한 녀석이 비실비실 하고 있으니.. 

    왠지 더 불쌍해 보인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디가 아픈건데... 말해봐 약이라도 사다 줄게.." 



    그 애는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말 해봐... 얼른" 



    자꾸 되묻자.. 

    녀석은 갑자기 발끈한 표정을 짓더니.. 



    "뭘 그렇게 알려구 그래요?" 



    아하.. 

    알겠다. 



    거실로 나와서.. 

    쇼파 위에 뒹굴고 있는 핫팩을 집어 들었다. 



    물에다 끓인 후에.. 

    버튼을 딱딱 눌르고.. 

    수건으로 감쌌다. 



    "야.. 이거 허리에다 좀 대고 있어" 

    "그건 왜요... 싫어요.. 뜨거운거" 

    "말 들어.. 수업 시간이잖아 원래는. 허리 좀 잠깐 들어봐." 



    그 애는 마지못해 허리를 약간 든다. 

    핫 팩을 밀어 넣자.. 

    뜨거운듯 얼굴을 찡그리더니.. 

    조금 있다가는 약간 편해진 표정을 짓는다. 



    "뭐야 선생님 변태 아냐? 남자가 이런 요법은 어떻게 알아요?" 

    "아.. 우리 어머니도 좀 심하게 아프시거든..그렇게 하시더라구" 



    TV에서 생리대 광고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현실성이 없다. 

    그렇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일어날 수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직접 아파 보지야 않았지만.. 



    어머니도 누나들도 모두 심하게 아파했고.. 

    여자친구도 그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짐작은 간다. 



    마치.. 

    거기를 직방으로 차인 이종 격투기 선수가.. 

    개운한 표정으로 '한방 더 부탁해'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 이랄까? 



    "그리구 약 먹어.. 진통제 말고.. 생리통 약은 먹어도 내성 안생긴데.." 

    "진짜 많이 아네.. 기분 나쁘게 시리.." 



    그 애는 약간 쑥쓰러운듯.. 

    이불로 얼굴의 반을 가린다. 

    눈은 빙긋 웃고 있다. 



    "난 간다.. 쉬어" 

    "네.." 



    방 문을 나서려 하니.. 



    "선생님..." 

    "왜?" 



    머뭇 머뭇 거리더니.. 



    "고.. 고마워요" 

    "됐어.. 숙제나 해놔" 

    "네.." 



    후후.. 고마울 것 없다. 



    거실로 나와.. 

    꼬마 방으로 갔다. 

    로봇 놀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풋슝~ 누나 죽어랏!! ... 으악 살려줘" 



    음... 노는 것도 저 모양이라니.. 

    역시 비뚤어진 환경은 애들을 비뚤어지게 만든다. 



    "얌마.. 잠깐 이리 와봐.." 

    "왜?" 


    녀석은 쪼르르 달려 온다. 

    나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 누나 아프거든.." 



    녀석은 약간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동생이라구.. 쯧.. 

    누나 다 나으면 또 당하고 살거면서.. 



    "기회다.. 복수해라.." 

    "복수가 뭐야?" 

    "응.. 평소에 나쁜 사람이 약해졌을 때 괴롭혀 주는거야." 

    "아..." 



    녀석은 오케이~ 하는 표정을 짓는다. 



    "알았어~!" 

    "그래 그래.. 남자라면 기회를 잘 잡아야지.." 



    녀석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집을 나섰다. 



    다음 과외에 가보니.. 

    그 애는 다시 평소의 원기를 찾은 듯.. 



    "선생님 근데 있잖아요... 오늘 매점에서 빵 사먹으려고 줄서 있는데 언니들이 막 새치기를 하는거 있죠?" 



    재잘 재잘 재잘. 



    "시끄럿.. 거기까지.. 저번 시간에 못 한거 진도 빼려면 한 마디도 안 떠들고 해도 늦어" 



    떠들려고 막 시동을 거는데 제지 당하자.. 

    좀 머쓱해 졌는지.. 

    샐쭉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플 때가 좋았어.. 아플 때는 그렇게 자상하더니.." 

    "자꾸 떠들면 머리통이 평생 아프도록 꿀밤 때려 주마.." 

    "와.. 여자애한테 머리통이 뭐야.. 매너 없이" 



    녀석은 입을 삐죽거리며.. 

    수업을 들었다. 



    "자.. 오늘 못한거 숙제야.." 

    "네에에에에에에~엥?" 



    젠장.. 이 자식.. 

    맨날 아프게 할 수는 없나? 



    "선생님 근데 있잖아요.." 

    "뭐가 있냐?" 

    "제 동생한테 저 아프다고 했어요?" 



    오호.. 

    이 놈이 복수를 하긴 한 모양이군.. 



    "응 그랬지.." 

    "그랬구나.." 



    무슨 짓을 했는지.. 

    듣고 싶어 지는걸? 



    그런데 그 애의 표정에.. 

    기대 밖의 감동한 표정이 떠 오른다.. 



    "선생님 가시구.. 배는 아픈데.. 

    혼자 누워 있으려니..쓸쓸해지구 괜히 눈물이 났거든요.. 

    근데 갑자기.. 동생이 장난감 가지구 들어오더니.. 

    '누나 나 여기서 놀아도 돼?' 하는 거예요.. 

    이 녀석이 누나의 마음을 아나? 하고 감동했는데.. 

    선생님이 시킨거군요.." 



    그 애는 환하게 웃으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선생님은 참 좋은 선생님이예요." 

    "그.. 그렇냐?" 



    음.. 이거야 원.. 

    누나 아픈데 시끄럽게 해서 괴롭히자 

    ..라는 생각 이었던 모양이군.. 



    소심한 녀석.. 겨우 그걸 복수라고.. 

    원래 의도에서 완전히 어긋났잖아.. 

    제길.. 좋은 기회 였는데.. 



    "선생님 근데 왜 제가 그것 때문에 아픈거라고 생각 하셨어요? 

    좀 창피하네.." 



    녀석 답지 않은 표정을 짓는다. 

    짜식.. 

    부끄러워 할 것 없어.. 



    "그야.. 뭐.. 사실 나도 좀 심하게 아프거든 그날에.." 



    약간 오버스러운 동작을 해 보이자.. 

    그 애는 풉풉 웃는다. 



    "오호 그래요? 담에 아플 때는 제가 치료해 드릴게요" 

    "후후.. 그래 부탁해" 



    너무 쑥쓰러 하는 것 같길래.. 

    농담 삼아 한 말 이지만.. 

    이건 실수였다. 



    "선생님 혹시 화이트 쓰다 남은 거 없어요?" 

    "시끄러 임마." 



    그 애는 다시는 그런 일로 

    부끄러워하는 척 조차하지 않았다. 


    녀석의 인격에 대해.. 

    나한테 책임을 묻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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