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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원하시던 분뇨 게시판이 오늘 드디어 신설되었네요. 작년 식게 신설 전에 있었던 마비 게시판과의 갈등이 떠오릅니다.
비록 오유 가입하기 전의 일이지만 마비게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http://todayhumor.com/?bestofbest_74056
베스트 게시판이 온통 분뇨로 덮였네요. 자칫 잘못해서 클릭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겠습니다.
거리를 재보니 분뇨게와 식물게의 거리는 대략 6cm입니다. 앞으로는 질소비료 살 필요 없겠어요.
하하핳하하하핳 조크입니다. 식물게 전용 조크에요. 다들 이런 High GAG 하나씩은 아시잖아요?
한시간 후 화이트데이를 맞이하여 분뇨게시판 신설을 기념하여 올려봅니다.
분뇨 냄새가 난다는 세계 최대의 꽃 라플레시아를 올려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꽃이니 상사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딱히 한시간 후가 화이트데이라서 그런건 아니에요. 흥 칫.
이 핑크핑크한 꽃이 바로 상사화입니다.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 여러해살이 구근식물이에요.
애인에게 상사화 선물하면 상사병 걸려서 상사화 됩니다. 하하핳하핳 농담이에요.
제가 저 곱디 고운 분홍색에 속아 여린 꽃잎 깊숙히 코를 묻고 향을 음미했었죠.
..희미한 분뇨 냄새가 났어요. 잘 기억해두세요. 저 꽃은 결코 향기롭지 않습니다.
이것은 노랑 상사화입니다. 분홍 상사화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네요.
상사화는 한 줄기에 여러 개의 꽃이 핍니다. 히드라같은 꽃이죠.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한다면 어떨까?! 하하핳 개드립 죄송해요.
상사화는 땅속에서부터 꽃대가 밀고 나와서 꽃이 핀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자 그럼 이쯤에서 왜 꽃이름이 상사화(相思花)인지 설명해드릴께요.
서로 상, 생각 사, 서로를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꽃이라는 뜻이래요.
이건 상사화의 잎입니다. 꽃이 없죠? 춘계출엽형과 추계출엽형 두종류로 나뉩다고 합니다.
꽃이 먼저 피든 잎이 먼저 돋아나든 둘 중 하나가 시들은 다음에야 다른 한쪽이 피어난대요.
그래서 꽃과 잎이 절대 서로 만날 수 없습니다. 서로를 생각하며 그리워하기만 해요.
꽃잎이 몽땅, 바싹, 시들어 죽어버린 다음에야 비로소 잎이 피어납니다.
이정도 사연이면 오유 공식 꽃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요?
딱히 내일이 화이트데이라서 이렇게 악의적인건 아니에요.
상사화는 절 근처에 많이 피어서 그런지 절과 관련된 설화가 많다고 합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절에 젊고 잘 생긴 부처핸섬 스님이 새로 오셨는데
불공드리러 온 아가씨가 스님에게 반해 속앓이를 하다가 그만 영영 가버리고
이듬해 아가씨의 무덤에 피어난 꽃을 상사화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불공드리러 온 여인을 그리워하다 상사병에 걸린 스님 버전도 있어요.
상사화의 꽃말은 '아픈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딱히 내일이 화이트데이라서 이렇게 악의적인건 아니에요.
꽃 한가지만 소개하면 정이 없으니까 한가지 더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인은 정이 넘치잖아요.
김석산 : 원빈
드립 죄송합니다. 원빈 드립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꽃 이름이 석산입니다. 정말이에요. 꽃무릇이라고도 합니다.
상사화랑 자주 헷갈리는 꽃이기도 해서 같이 소개해보고 싶었어요.
석산은 화려한 붉은 색감이 매력적인 꽃입니다. 근데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시다고요?
일반인 코스프레 해제 축하드립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지옥소녀의 한 장면입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꽃이 피어있네요. 하항하하항핳 어디서 봤을까요 (잇뻰 신데미루?)
일본에서는 꽃무릇을 저승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여기기도 한답니다.
흰 꽃잎에 노란 심을 가진 개망초를 민간에서 계란꽃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꽃무릇을 피안화, 저승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상사화 (학명 Lycoris squamigera) ≠ 석산=꽃무릇 (학명 Lycoris radiata)
상사화와 꽃무릇 둘 다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구근식물입니다.
상사화와 꽃무릇(석산)은 예로부터 절에서 많이 심고 가꾸었다고 합니다.
독신으로 일생을 보내며 구도에 정진하는 수도자와 닮았기 때문입니다. (ㅠㅠ)
하지만 거기에는 심미적인 목적뿐 아니라 실용적인 목적도 있었습니다.
구근식물인 두 꽃의 알뿌리를 캐내어 전분을 채취한 다음 풀을 쑤어서
종이를 붙이거나 책을 엮는데 필요한 접착제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리코닌 성분의 살균력 때문에 이 풀로 붙인 한지는 좀처럼 좀이 슬지 않아서
불경을 인쇄하던 절에서 상사화랑 꽃무릇을 많이 심고 가꾸었던 것이 당연합니다.
상사화랑 꽃무릇처럼 세상에는 서로 헷갈리는 꽃들이 참 많은 듯 합니다.
진달래와 철쭉, 나팔꽃과 메꽃까지는 그래도 비교적 구별하기가 쉬운데
양귀비와 아네모네,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은 정말 구별하기 어려워요.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까요? 좋은 시 두편 남겨드리겠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열두시를 넘겨 화이트데이가 되버려서 빡친게 아니에요.
혼자라서 더 행복한 솔로들의 마음을 더욱 강하게 단련하기 위해서에요.
다들 메리 화이트데이 보내세요. (탕!)
선운사 상사화 - 정호승
선운사 동백꽃은 너무 바빠
보러 가지 못하고
선운사 상사화는 보러 갔더니
사랑했던 그 여자가 앞질러가네
그 여자 한번씩 뒤돌아볼 때마다
상사화가 따라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나도 얼른 돌아서서
나를 숨겼네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 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 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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