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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팁올리는 글이 유행이라 저도 글 한번 올려봅니다. (게시판을 어딜 써야할지 한참 고민했네요.)
현재 119에서 여러분의 신고전화를 받고있는 구급상황관리사로서 1급 응급구조사 입니다.
구급상황관리사 라니, 생소하시죠?
작년 6월 22일 부터 119(소방)와 1339(보건복지부 산하 응급처치 지도하는곳)가 통합하여 구급상황관리센터가 발족하여 생긴 직책입니다.
일단 저는 서울에서 신고전화를 받으므로 서울 위주의 설명임을 먼저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119는 24시간 365일 열려있습니다.
아시다시피 119는 언제나 여러분의 신고를 대비해 24시간 열려있습니다. 요즘은 장난전화는 많이 줄었으나 불필요한 신고는 아직 있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현관문이 잠겼으니 열어주세요, 고양이가 죽었어요 치워주세요, 우리집 강아지가 아파요 병원에 데려다주세요 등등.....
위 신고를 받으면 참으로 황당합니다. 현관문을 여는 일은 119구조대원이 하는일이 절대 아닙니다. 요구조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집의 문을 여는 경우가 있으나 이것은 응급상황에 해당하는 경우 입니다. 도어락 등을 완전히 부수고 여는 일이므로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열쇠수리공을 부르는 것이 더 낫습니다. 또한 고양이나 길에 돌아다니는 야생동물 등을 발견했을 때 본인을 위협하여 위해가 될 우려가 있는 경우 외에는 죽은 고양이나 개를 치우는것은 그 동물의 주인이나 시군구청에서 하는 일입니다. 치워달라는 신고는.. 자제해주세요 ^^ 그리고 아픈 동물을 병원에 데려가는 일은 119구급대원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아픈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는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2. 119 신고 시 당황하지 마세요. 집전화나 공중전화를 될 수 있는데로 이용해주세요.
물론 화재나 응급환자를 발견한 경우 당황할 수 밖에 없다는것을 알고있습니다. 당연히 당황할 수 밖에 없죠. 이때 119로 신고를 빨리 하되 핸드폰 보다는 집전화나 공중전화가 가까이 있다면 그것을 이용해주세요. 당황하여 빨리 출동해주세요, 라고만 하고 끊는경우 핸드폰인 경우 주소 파악이 안됩니다.
핸드폰은 인근 기지국을 검색하게 됩니다. 대략 100미터 간격으로 기지국을 가지고 있는데 이때 그냥 끊게 되면 어디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대신 집전화나 공중전화는 정확히 그 위치를 파악합니다. 집전화로 119신고했을 경우 굳이 집주소를 묻지 않는 이유도 그것에 있습니다.
집전화나 공중전화가 없다면 핸드폰으로 신고하되 차분히 위치를 설명해주세요. 빨리빨리 말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만약 수보요원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경우 오히려 두세번 물어보아 시간이 더 걸립니다. 무슨구 무슨동 몇번지 아니면 무슨 아파트 몇동.. 등. 집이 아닌 경우 큰 건물이나 인근 전봇대 번호, 인근 상점의 전화번호, 등산하다 사고가 난 경우 출발했던 위치에서 몇분정도 걸어올라오거나 걸어내려감. 국립공원 다목적위치표지판 등을 이용하여 알려주세요, 위치 파악에 도움됩니다.
3. 신고할땐 이렇게 말씀해주세요.
여기는 어느구 어느동 몇번지 입니다. (아니면 여기는 어느구 거리 입니다, 주소는 모르나 인근 상점 전화번호가 ***-**** 입니다. 그 상점 앞에 있습니다. 등) 현재 불이 났으며 (아니면 환자가 있습니다) 어느 건물 몇층에서 불길이 일고있습니다. 아니면 몇 세 환자가 어떻게 아픕니다. 환자는 몇 명이 있습니다. 등....
물론 당황하면 모두들 불났어요 불났어! 아니면 환자가 숨을 안쉬어요! 등 다짜고짜 말하시는 경우가 많겠지만 최대한 바른 판단과 바른 출동을 위해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4. 환자가 발생한 경우 특히 이렇게 신고해주세요.
아무래도 구급출동이 많다보니 이때의 팁을 추가로 드립니다.
환자를 발견한 경우 일단 의식을 확인해주세요, 큰소리로 환자를 불러보거나 가족이라면 꼬집어보는 등 통증을 줘보세요. 반응을 하는지요.
그리고 바로 119에 신고해주세요, 본인만 있다면 본인이 직접, 다른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그 분께 콕 찝어 신고를 부탁해주세요. (왜냐하면 의식이 아주 없는 환자의 경우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심폐소생술까지 설명하게 되면 아주 길어지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신고할때 환자의 수, 환자 나이, 현재 상태, 과거의 진단받은 질환 (특히 당뇨 고혈압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설명해주세요.
그리고 환자가 의식이 없어 신고한 경우 출동요청 된 상태에서 전화 바로 끊지 마세요, 여기서 1339 통합에 대한 진가가 발휘됩니다.
바로 구급상황관리센터로 전화를 이관해줄것입니다. 이관한 전화를 받으시면 이곳에서 지도하는 내용에 따라주세요. 계속 구급차 빨리 오라는 말만 하지 마시구요. 환자 의식 호흡 없는 상태에서 4분이 지나면 뇌세포가 죽기 시작합니다. 구급대는 아무리 빨리 도착해도 (옆집이 안전센터가 아닌 이상) 5분 이상 걸립니다. 환자 의식 호흡 없는 상태에서라면 차분히 심폐소생술을 지도해줄것입니다. 당황하지 말고 바로 따라해주세요. 목격자의 심폐소생술 시행에 따라 이 환자가 살 수도 죽을 수도 뇌사상태로 살아도 사는게 아닐수도 있게 됩니다.
5. 구급대나 구조대가 출동하게 되면 바로 신고자에게 전화가 갑니다. 꼭 받으세요.
물론 위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전화 연결이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바로 구급대나 구조대가 출동하는 경우 위치파악했다는 문자와 함께 전화가 갈겁니다. 받으세요. 한번더 위치 파악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응급처치 지도를 하는 경우에서도 처치 지도를 하는데로 바로 전화를 끊을겁니다.
6. 어? 119에요? - 1339로 전화한 경우
당황하지마세요. 2012년 6월 119와 1339가 통합되었습니다.
119와 1339가 이원화 운영되는것에 대해 문제점이 지적되어 통합이 된지 8개월이 넘었습니다만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119는 출동기능, 1339는 전화상담기능에 치중했었습니다. 운영주체도 달라 소방과 보건복지부였죠.
1339는 전화로 응급처치 지도, 특히 어린 아기를 두신 어머니들이 잘 알고 계시는데 아기응급센터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질병에 대한 상담, 인근 응급의료기관 병의원 안내 약국 안내를 담당하는 기관이었습니다. 이 기능을 119와 통합하였습니다.
현재는 1339로 전화를 주셔도 전화연결이 되나 금년 6월 21일부로 1339 번호는 결번이 되어 연결되지 않습니다. 만약 1339로 문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119로 전화하시면 연결됩니다.
전화하실때 구급차는 필요하지 않고 의료상담을 원합니다, 라고 말씀하시면 두말없이 바로 연결될것입니다.
1339는 아픈 환자가 있는 경우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나 간단한 질병상담 (정신과상담 제외), 특히 어느 과에서 진료 받아야할지 모르는 경우 문의하면 잘 안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인근의 병원이나 의원을 잘 모르는 경우,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진료하는 병원, 인근 응급의료기관의 야간 진료 가능한 과목, 응급실 병상현황, 중증질환 치료 가능여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약국 안내를 원하는 경우도 안내 가능하구요.
다만 부탁드리건데 병원과 의원 안내, 약국 안내는 검색 가능한 사이트가 있습니다. 병의원 안내는 응급의료정보센터 홈페이지, (기존 1339의 이름은 응급의료정보센터 였습니다) 약국안내는 당번약국 사이트 (약사회 운영)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문의 전화가 많아 연결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사이트를 참고하시면 도움됩니다. 저희도 약국은 당번약국 사이트에서 확인하거든요. 이것은 120번 (서울시다산콜센터)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전화량 폭주하면 긴급환자가 연결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될수 있는데로 위 사이트를 이용해주세요 ^^;
언제나 119는 여러분을 위해 존재합니다. 화재 구조 구급 필요하실때 바로 연락주세요.
글을 올리는 김에 얼마전 돌아가신 저의 선배 윤영수소방장님께도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선배님..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119는 언제나 곁에 있지만 좋지 않은 일로 이 번호를 누르는 일은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럼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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