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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44165
    작성자 : 선추냥
    추천 : 23
    조회수 : 6136
    IP : 218.150.***.150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13 01:45:21
    원글작성시간 : 2013/03/12 16:54:04
    http://todayhumor.com/?humorbest_644165 모바일
    [BGM,펌] 양기가 많은 체질 - 1/2 -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1rv3q p>

    제가 고2 때 겪었던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경험담이긴 하지만 겪은 이야기처럼 늘어놓는 건 자신이 없으니 소설씩으로 쓰겠습니다.

    이놈이 개구라를 치고 있구나, 하셔도 좋고 믿어 주셔도 좋습니다.

    그저 여러분의 심심한 밤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기 보다는 저도 괴담게시판에 뭘 써 보고 싶었네요.

    괴담게시판에 처음 왔을 때부터 이 이야길 써 봐야겠다 생각했는데 귀찮다고 미루고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군요.




    -----------------------------------------------------------------





     고등학교 2학년. 그것은 정말로 애매한 시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1학년 때의 압박감과 열정도 희미해지고, 3학년의 쫓기는 듯한 긴박감도 만들어지지 않은 때.


    그렇게 시기가 시기다 보니, 훗날을 위해 공부를 하는 친구들보다는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의 눈을 피해 밖에서 놀러다니는 친구들이 더 많았다.

    물론 그 중에는 나 역시 껴 있었고, 남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남들처럼 야자나 주말자습을 빠져나와 피시방이나 당구장, 노래방에 가는 정도였다.

    사실, 정작 나가서 노는 것보다는 학교의 규칙을 어기고 밖으로 도망쳐 나온다는 그 스릴이 더 즐거웠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점점 그냥 나가서 노는 걸로는 만족이 되지 않았다.


    공부를 해야 할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떠안고 있었지만 그렇게 내 가슴속에는 점점 답답함과 욕구불만이 쌓여갔다.

    그리고 그것이 터져나온 건 여름방학 때. 시작은 친구와의 시덥잖은 농담에서 비롯되었다.



     우리 학교는, 방학중에도 물론 등교를 하기는 했으나 점심 때까지 수업을 듣고 여섯시까지 자습을 하고 나면 전원이 하교했다.

    범생이 친구들은 하교 후에도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곤 했지만 그런 친구들은 극소수였고, 보통 하교후에는 다같이 모여서 놀기에 바빴다.


    내 경우에도 학교를 마친 뒤엔 친구들과 시내에 모여 여기저기를 들리며 놀았다.

    물론, 집에는 친구들과 도서관에라도 갔다가 들어가겠다는 거짓말을 하고서였다.

    그러다 어느날은, 우리 부모님께서 급한 사정으로 집을 비우시게 되어 가장 친한 불알친구를 데리고 우리집에서 놀게 됐다.


    사실 우리집에서 논다고 해 봐야 할 것은 없었다.

    누나가 하나 있긴 했으나 대학을 서울로 가서 집에 누나의 물건은 거의 없어서, 우리집에는 컴퓨터가 한 대밖에 없었기에 같이 컴퓨터를 하며 놀 수도 없었다.

    요즘은 많이 흔해진 비디오 게임기도 우리집엔 없었다.

    그래서 우리 둘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쇼파에 드러누워 티비를 보는 것 뿐이었다.


    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여름철이어선지 납량특집 방송이나 호러 프로그램, 공포영화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다가 채널이 멈춘 곳은, 흉가 체험을 소재로 한 호러 프로그램이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무당이 흉가 안을 돌아다니며 떠들고 다니는 걸 보고 있던 친구가 말했다.



     "야씨, 저거 개구라 치고 있네. 나도 돈 주면 저렇게 할 수 있다. 귀신 있다고 떠들믄서 소설 써서 주깨면 되는 거 아니가."



    솔직히 나 역시 그 프로그램을 보며 조금의 진실성도 느끼지 못했기에 친구의 말이 마냥 헛소리로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친구의 말을 예쁘게 받아 주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나는 친구에게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해 봐라. 옘병, 막상 가면 오줌 지릴 놈이 개소리하고 앉았노."


     "뭐, 가 볼래?"



    뜬금없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오는 친구에게 나는 픽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내가 왜 가노, 등신아. 니가 가야지."



    이게 또 여름에 더위를 먹었는지 헛소리를 하는 구나, 그 정도로만 생각했던 나는 그 뒤에 나온 친구의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와? 쫄았나. 진짜 가 보자니까."


     "……미친놈아 어디 가게? 우리 동네에 그런 데 있나?"


     "뭘 우리 동네에서만 찾노. 좀만 나오면 깔리고 널린 게 흉간데."



    그제야 친구 녀석이 진심이라는 걸 깨달은 나는 거부감이 들면서도 일면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야기로만 들어 봤던 흉가 체험. 인터넷과 티비에선 귀신이 씌이고 뭐고 하는 얘기를 수도 없이 봐 왔지만, 실제로 그렇게 됐다는 사람을 만난 적은 없었다.

    나도 내심 그게 다 헛소문에 거짓말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었는데, 그 호기심을 친구가 찌른 것이다.

    결국 나는 친구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마 가 보자 그럼."


     "길게 끌 거 없이 이번 주 주말로 땡기자. 1박 2일로."



    친구는 이미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나 역시 기대감에 들떠 이번 주말에 바로 가 버리자는 친구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께는 친구들과 주말에 독서실에 가겠다고 이야기하고서, 나는 담력체험을 할 준비를 했다.


    장소를 정하는 데에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흉가 중 가장 이름이 있는 곳은 영덕 흉가였기에, 우리는 별 고민 없이 그곳으로 장소를 정했다.


    그나마 가깝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방 갔다올 거리도 아니었다. 1박 2일로 다녀 오려면 일찍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친구에게 얘기를 꺼냈지만, 친구는 어차피 핵심은 밤이라며 느긋하게 가도 괜찮다고 대답하였다. 핵심은 밤. 그 장난 섞인 말에 괜히 소름이 돋았다.



     인터넷에서 흉가를 찾아 오는 타지 사람들을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었기에, 나는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가는 것은 애초부터 계획에 제외하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그때는 이제 막 스마트폰이 나타나던 시기였기에, 우리 둘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그것에 대비하여 미리 조사를 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인터넷에서 알아 봤던 장사 해수욕장까지만 길을 물어가며 도착했고, 그곳에서 언덕 위를 살피다 보니 흉가는 금새 찾을 수 있었다. 의외로 차가 많이 지나다니는 도로 옆에 있었고, 흉가 맞은편에는 웬 펜션도 하나 있는 것이 보였다.

    흉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노리고 만든 펜션이라는 게 우리의 눈에도 훤히 보였다.


    그렇게 흉가에 도착했던 시간이 7시를 약간 넘은 시간이었고, 때가 여름이었던지라 아직 하늘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우리는 밤에 어디 쳐박지나 말자는 생각으로 간단히 흉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흉가의 옆엔 웬 컨테이너가 있었고, 컨테이너에는 무슨 보살이라는 종이딱지와 매직으로 쓴 접근금지라는 경고가 보였다. 친구와 나는 무속인의 허세일 뿐이라며 비웃고는 컨테이너 옆 흉가쪽을 둘러보았다.

    화장실로 쓰였던 걸로 추정되는 하얗고 작은 건물이 하나 있고, 그 옆에 본 건물이 보였다.

    우리가 올라오던 길목에는 좀 트이고 수도가 설치된 시설이 있었는데, 나중에 찾아본 바로는 샤워장이라고 했다.


    당시엔 그 흉가가 원래 뭐하는 건물이었는지는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하게 분리된 건물의 구조에 의아하기만 했다. 뭔 집이었길래 화장실이 떨어져 있고 샤워장도 따로 있을까. 그 집이 원래 횟집이었다는 건 흉가에 다녀온 뒤에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괜히 지나가는 차들이 의식되어 조금 구석진 곳에서 이야기를 하고 휴대폰을 만지며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9시 정도가 되자 하늘은 완전히 어두컴컴해졌다.

    우리는 흥분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흉가쪽을 향해 걸어갔다. 워낙 유명한 흉가다 보니 다른 사람이 오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그날 그곳에 찾아온 사람은 우리 둘 뿐인 듯 했다.


    해가 완전히 진 뒤에 다시 마주한 흉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한껏 음산해진 그 모습에 친구는 감탄하며 말했다.



     "와, 밤에 보니까 진짜 디지네."



    평소 같았으면 겁을 먹었냐며 놀려댔을 테지만, 그 분위기에 압도된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기에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막상 밤늦은 시간에 이런 곳에 들어가자니 조금 꺼려지기도 했으나, 나 혼자가 아니라 친구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원래가 겁이 별로 없는 타입이었고, 옆에 누군가가 있으면 뭘 보아도 무섭게 느껴지지 않던 내 성격이 그 과감함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나는 친구가 망설이고 있는 틈에 흉가의 문 안으로 당차게 발을 들였다.



     "뭐하노, 빨리 온나."



    내 재촉에 친구는 오기가 생겼는지 성큼성큼 발을 내딛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 으스스함에 짓눌려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기만 하며 선뜻 깊숙히 들어가기가 힘들었으나, 곧 적응이 되자 우리는 정말 놀러온 것처럼 집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나무계단, 창문에 적힌 살벌한 경고문, 부서진 문 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달마도와 널부러진 이불들, 집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넝마가 된 부적들.

    그리고 수풀이나 담쟁이들이 잔뜩 들어닥친 복도 등등이 이곳이 흉가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해 줬으나 그 외엔 마땅히 다른 것을 보거나 느낄 순 없었다.



     "야, 뭔 쌀독이나 거울 같은 건 절대로 건들지 말라드라. 니는 꼭 건드려래이."


     "지랄, 니한테 던질 거다."



    우리는 서로 시덥잖은 소리를 던지며 장난을 쳤다. 물론 진짜로 그럴 용기는 없었지만.

    게다가 그 집에는 쌀독은 커녕 그 흔한 거울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집주인이 다 치우고 간 건지, 여기서 살았다고 하는 무속인이 다 치워둔 건지는 모르겠으나 생활의 흔적이 느껴지는 물건은 그 엉망진창인 방 외에는 거의 없었다.

    슬슬 흉가 탐험도 지겨워지기 시작한 우리는 가장 나중으로 미뤄 두었던 지하실로 향했다.

    지하실 입구에는 온갖 낙서가 적혀 있었다. 제일 눈에 띄었던 살려줘라고 적힌 빨갛고 큰 글자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지하실의 분위기는 지금껏 우리가 둘러봤던 흉가 지상과는 차원이 달랐다. 맞은편의 펜션이 내뿜는 불빛과 이따금씩 지나가는 차량이 비춰 주는 짧은 빛이 들어오던 지상과는 달리, 그곳은 아무런 빛도 들어오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자꾸만 느려졌다. 지하 1층에 완전히 내려오고는 인터넷에서 보았던, 바닥에 고인 썩은 물을 조심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막상 내려오고 나니 또 별 거 아니란 생각이 들어 나는 친구에게 장난을 치며 무속인 흉내를 냈다.



     "예, 이쪽에 영가가 있습니다. 하나, 둘, 셋. 세 명의 영가가 있네요."


     "푸하하, 미친 놈. 그러다 귀신 씌인다."


     "아주 슬픈 눈을 하고 있어요. 한이 맺힌 듯한……. 그런 눈입니다."



    오기 전에 티비로 무속인의 모습을 보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던 '나도 저럴 수 있겠다'라는 말이 떠올라 했던 것이었다. 친구의 웃음소리가 지하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지하실의 썩은 물을 밟고 싶지는 않았기에, 우리는 계단 끄트머리에서 지하실을 이리저리 비추고 둘러본 뒤 다시 계단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생각보다 싱겁게 느껴진 흉가 체험에 우리는 서로의 담력을 과시하며 심야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별 의미도 없는, 바보같다고도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뭔가 해낸 것 같은 성취감도 느껴졌다. 혹시나 그날 밤 꿈에서 귀신이 보인다거나 혹은 가위가 눌리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평생 살면서 가위 한 번 눌려본 적 없던 나는 그날 집에 도착한 늦은 새벽녘에도 조용히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니 친구도 별 다른 기색 없이 잠을 잘 잤다고 했다.

    역시 흉가에 다녀와서 귀신을 보니 매일 가위에 눌리니 하는 건 다 거짓말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내가 문제를 깨달은 것은 그 다음주였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당구를 치던 날이었다. 흉가를 함께 갔던 친구와는 다른 친구들과 시내에 함께 가서 시간을 때우는 중이었다.

    그렇게 당구를 치며 잡담을 하던 도중에 들은 이야기가 시작이었다.



     "야씨, 요즘 학교에서 하도 까이다 보니까 잘 때마다 가위 눌리고 지랄이다."



    한 녀석이 삑사리를 내고는 변명처럼 중얼거린 말이었다. 나는 이놈이 괜히 쪽팔려서 헛소릴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친구 녀석이 맞장구치며 말했다.



     "아, 나도. 맨날 머리 풀어헤친 년이 목조르고 그러더라. 존나 무섭다, 진짜."


     "진짜? 나도 머리 헝크러진 여자가 목조르는데."



    그 둘은 깜짝 놀라며 서로 그 여자의 인상착의를 이야기했다. 산발이 된 긴 머리 외에는 얼굴이 보이지 않았으나, 길게 늘어진 혀와 드문드문 더러운 때가 탄 흰 원피스라는 옷차림이 서로 일치했다.

    처음엔 둘이 짜고 나를 놀려먹으려나 보다, 하고 생각을 했다. 상상이 갈 정도로 섬짓한 그 인상착의를 내게 슬쩍 들려 주며 꿈에서 그 여자를 보기라도 하라는 식의 장난이라고.


    그러나 분위기를 보니 그런 게 아니었다. 그 두 놈은 정말로 놀라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자 하니, 둘 다 그 주 월요일부터 그렇게 가위를 눌렸다고 했다.

    둘이 어디 흉가라도 다녀왔냐고 묻는 순간에 내가 다녀왔던 영덕 흉가가 떠올랐다.

    하지만 곧 그 두 녀석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하였기에 기억에서 지워 버렸다.


    두 친구는 잠시 가위를 누르는 그 귀신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곧 다시 당구를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 이야기에 대해 잊어가다가, 그 주 금요일에 여자친구를 만나 시내로 나갔다.

    우리 학교는 남고였고, 여자친구의 학교는 조금 떨어진 여고였기에 시간을 미리 정해 두고 주기적으로 시내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형식이었다.

    물론, 여자친구 학교도 저녁무렵이 되면 학생들을 하교시키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시내에서 놀고 있다 보면 마주치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나 그럴 때는 보통 서로의 친구들을 배려해서 인사만 나누고 따로 다니기 일쑤였기에, 그렇게 만나서 같이 있는 시간은 꽤 중요하게 여겼다.


    그 주 화요일에 만난 뒤로 일주일도 안 됐는데 부쩍 헬쑥해진 것이 확연히 보여, 나는 걱정스레 여자친구에게 내가 물었다.



     "니 다이어트 하나?"


     "아니."



    여자친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다이어트도 아닌데 눈에 띄게 헬쑥해진 그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근데 왜 그렇게 힘도 없고 헬쑥해지고 그렇노."


     "요즘 가위 눌려서……. 아, 진짜 잠을 못 자겠다. 밤에 잠 자기도 무서워."



    여자친구의 그 말에 바로 친구들의 이야기를 떠올리지는 못했다. 처음엔 그저 밤마다 가위에 시달린다는 여자친구의 이야기에 걱정이 됐을 뿐이었다.

    여자친구는 평소에 먹던 커피 대신 주문한 복숭아티를 마시며 말을 이었다.



     "진짜 징그럽다니까. 막 혀 무지 길게 나온 여자가 막 목 조르면서 뭐라 화내는데 말은 안 나오고 눈도 안 감아지고……."



    그 말에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들어 본 묘사였다.

    그제야 나는 친구들이 얘기했던 그 여자를 떠올려냈다.



     "막 머리 산발이고 허연 원피스 입고?"


     "어! 어떻게 알았어?"


     "그 막 원피스에 때도 타 있고 그런 여자?"


     "응, 맞아맞아. 와, 진짜 어떻게 알았어?"



    깜짝 놀라며 신기해하는 여자친구의 반응과는 달리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왜 내 친구들과 여자친구가 밤마다 가위를 눌리며 같은 여자를 보는 걸까.

    그 친구들과 여자친구 사이에 접점이라고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나였다


    ------------------------------------

    선추냥의 꼬릿말입니다
    꼴릿말 또 바꿧습니다&이쁜춘향&춘향쨩 다이스키&좀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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