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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가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2주 만에 관객 270만명을 끌어들였다. 최민식·황정민·이정재라는 화려한 배우들이 나오긴 해도, 무겁고 어두운 누아르 영화로서는 고무적인 수치다. 그러나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39·사진 왼쪽) 감독은 담담했다. 2년 전 데뷔작에서 흥행 참패를 맛본 그로서는 신이 날 법도 하지만 오히려 “지금 스코어에는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배우들 데리고 했는데 지금보다 더 많이 나와야죠.”
대중영화의 속성이 재미를 위한 극적 각색이라면 그가 인터뷰하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박 감독이 처음 대중의 관심을 끈 건 2010년이다.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의 시나리오 작가로 알려지며 이 뛰어난 이야기꾼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그가 감독을 꿈꾼 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 고등학생 때부터다. 시나리오를 구하기 힘든 시절이라 영화를 보며 일일이 대사를 옮겨 적었다.
“중간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직접 고쳤어요. 그러면 결말도 달라지죠. 하루의 주된 일과가 영화였어요. 첫 장편 시나리오는 고교 2학년 때 완성했어요. 영화로 만들 생각 없느냐고요? 안 돼요. 지금 보면 ‘황’이에요.”
대학생이 된 그는 군대에 가서 5년을 보냈다. 그는 “기왕에 할 거 제대로 하자는 주의라서 하사관에 지원했다”고 한다.
“하나에 매료되면 그쪽으로 파고드는 성격이에요. 다 파고 나면 ‘에이 귀찮아’하죠. 그래서 영화가 좋은 거 같아요. 파도 파도 끝이 없어요. 영화의 매력인데, 알면 알수록 어렵고 하면 할수록 아득해요.”
이런 자세 때문일까. 그는 제작비 19억원을 들인 데뷔작 ‘혈투’가 관객 4만3900명으로 실패했을 때도 “끝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고 한다.
“‘영화가 쉬운 게 아니구나,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구나’ 하고 많이 반성했어요. 작품 전체를 책임지는 것에 대해 쉽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때 깨진 게 다행이라고 봐요. 아니면 정신 못 차렸을 거예요.”
20년 넘게 영화를 파고 있는 그가 고민 끝에 내놓은 ‘신세계’는 요즘 관객 사이에서 여러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폭력조직 회장 살해범이나 배신한 잠입경찰에 대해 구구한 추측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속편에 다 나온다. 스포일러(영화를 볼 때 방해가 될 만큼 지나치게 친절한 사전 정보를 줌) 해줄 수 없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 영화를 3부작으로 구상했다. 30년 세월의 이야기 중 중반부를 먼저 만들었다. 나머지 1·3편은 시나리오 전 단계까지 이미 써놓았다.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우선 1990년으로 돌아가 강 과장의 이야기부터 시작하게 된다.
“속편 연출은 안 맡고 싶어요. 속편은 지금보다 스케일이 더 커지고 액션도 많을 거예요. 이걸 잘하는 분이 하면 (영화가) 더 잘 나오지 않을까 해요.”
휴먼드라마·첩보 액션물을 포함해 이미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써놓은 그는 “앞으로 모든 장르를 다 해보고 싶다”며 “차기작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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