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에서 ‘단군의 힘, 통일의 그날까지’라는 주제로 <한국 105대 천황존영展>이 열렸다. 이 초상화전을 연 김산호(金珊瑚) 화백은 회화극본민족사인 『대쥬신제국사』(전5권. 1996년)를 펴내어 그림으로써 고대사 복원을 시도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7대 환인천제, 18대 환웅천황, 47대 단군을 비롯하여 역대 왕조의 태조 등 105명의 천황 초상화 125점을 그려서 전시했다. 잃어버린 상고사를 역대 천황들의 초상화로 되살려 낸 역사적인 현장으로 찾아가 보았다.
105명 천황들의 생생한 모습이 전시된 곳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2,000만 동포의 귀에 애국이란 말이 생생하게 울려 퍼지게 할 것인가? 오직 역사로 할뿐이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2,000만 동포의 혈혈누누(血血淚淚) 나라를 위해 솟구치게 할 것인가? 오직 역사로 할뿐이니라.”
일제시대 민족사학자이자 항일독립운동가였던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의 이 같은 절규처럼, 우리 한민족의 장대한 ‘역사’가 다시 한번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우리 민족의 절대 과제라 할 수 있는 ‘상고사(上古史) 복원’. 사대주의 사학자들, 친일사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날조된 우리 상고시대의 위대한 역사가 책이나 논문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생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 것이다. 지난 8월 22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에서 열렸던 <한국 105대 천황존영전>이 그것이다.
1959년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로 한국 최초의 공상과학 만화 시리즈를 탄생시켜 큰 인기를 모았던 만화가 김산호(62) 씨가 이번에 ‘단군의 힘, 통일의 그날까지’라는 주제로 역사책에서조차 사라져버린 우리 선조들을 존영으로써 복원해냈다.
초대 안파견(安巴堅) 환인천제를 시작으로 7대 환인천제, 18대 환웅천황, 47대 단군 그리고 부여의 해모수 단군에서 고구려, 대진국,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별 태조와 대한제국의 마지막 순종황제, 그리고 역사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몇 분의 천황까지 총 105명 천황의 모습을 담은 작품 125점을 전시했다.
105분의 천황 존영이 전시된 곳으로 찾아가 이 힘든 작업을 해낸 김산호 화백을 직접 만나보았다.
우리 민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 ‘우리 민족의 정통 역사를 살려내는 것’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과연 그 많은 분들을 어떻게 그렸을까 하는 궁금증이 무척이나 컸다. 전해 내려오는 초상화는커녕, 삼성조(三聖祖: 환인·환웅·단군) 시대의 경우 기존의 역사서에서는 기록조차 찾아볼 수 없는 분들인데 과연 어떻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모든 것이 상상과 영감으로만 그려냈을 터인데, 아무리 그래도 105분의 초상화가 한 사람의 손으로 가능할까. 그러면서 또한 역대 선조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그런데 막상 행사장에서 본 우리 열성조들의 초상화는 실로 상상을 초월했다. 유화로 그려진, 작게는 가로 폭이 74㎝에서 크게는 ‘치우천황군의 탁록대첩’의 경우 폭이 5m가 넘는 것까지, 그것은 단순히 그림이 아니라 바로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각각의 그림 한점 한점에서, 과연 이 분들이 동북아를 호령했던, 아니 현 인류사의 포문을 열었던 우리 선조들이구나 하는 자랑스러움과 그 기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김산호 화백의 말로도 이 곳을 둘러본 학생들이나 시민들도 이 초상화를 보고 나면 상고시대에 이러한 우리 선조들이 실제로 계셨다는 것을 자연스레 믿게 되고, 나아가 그러면 이 분들이 도대체 어떤 일들을 하셨는가에 관심이 모아진다는 것이다.
60줄을 넘어선 김산호 화백이 장장 6년 동안에 걸쳐 완성한 이 초상화들은 역사적으로 남을 만한 참으로 놀라운 결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화백’이라기보다 ‘사학자’라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고, 본인 스스로도 ‘사학자’이기를 자처하는 김산호 화백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신념은 남달랐다. 실제로 김산호 화백은 얼마 전까지 중국에 있는 발해대학에서 ‘동이사(東夷史)연구소’에서 소장 겸 주임교수직을 맡아 활동을 했었다.
동이사연구소는 진실된 역사의 실체를 복원하여 한국정사(韓國正史)를 저본으로 하는 새로운 교과서를 편찬하기 위해 미국, 일본, 중국, 몽골, 소련, 북한 등지에서 온 해외거주 동포학자 15명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구소이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의 감시와 압박이 심하여 김화백은 자신의 직책을 사임하고 지금은 그 연구소를 한국의 여주에 태천단진소도(太天壇辰蘇塗)를 건립하여 그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해외에 있을 때 오히려 우리 민족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고 말하는 김화백은 외국에 있으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것은 바로 ‘우리 민족의 정통 역사를 살려내는 것’이라는 걸 통감했다고 한다.
“국민을 결집시키는 힘은 역사적인 사건이 동기가 됩니다. 월드컵 때 전 국민이 들고 응원했던 것이 바로 치우천황 깃발이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역사에 대한 편견, 기득권에 대한 집착이 없는 순수한 사람들입니다. 그러하기에 그들은 치우천황이 그려진 깃발을 마음껏 흔들 수 있었습니다.”
일제와 친일사학자들에 의해 왜곡된 우리 역사 김산호 화백은 또 일제시대에 일본인들과 친일사학자들에 의해 우리 역사가 철저히 날조된 사실을 성토했다.
“일본이 식민시대 우리 나라에 와서 했던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 하나는 고종 황제가 황제들이 즉위식을 올렸던 원구단을 허물어 버리는 작업입니다.
원구단이 있는 것은 이 나라에 천자(天子)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자기들의 천황과 동격이 되기 때문에 허물지 않을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원구단을 허물고 그 자리에 호텔을 세워버렸어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한국인들의 구심점을 없애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구심점으로 삼는 것이 바로 ‘단군’이예요. 단군의 자손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단군의 자손이라는 걸 잘라 버리면 그들의 구심점이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그들이 단군에 대한 기록들을 다 불사르고 없애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충성하는 어용학자들을 내세워서 ‘조선사편수회’를 설립하고 우리 단군 성조들을 신화로 돌려버리고 우리 역사를 축소하는 장난질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해방이 되고 나서도 한국역사를 일본에서 일본사람들의 시각에서 배우고 온 경성제대나 와세다대 출신들이 그걸 정사(正史)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게 현 국정교과서입니다.
현재까지는 정말 우리의 진짜 정사(正史)는 말도 못 꺼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우리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역사 복원을 위해 김산호 화백은 ‘태천단(太天檀)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거기에 이번에 그린 이 존영화(尊影畵)들을 영구보존하고 전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그 곳에 태학교(대학교) 태학원(대학원)을 만들어 우리의 바른 역사를 가르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영감으로 그려진 초상화들 전시장을 둘러보면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림들이 그냥 상상만으로는 도저히 그려질 것 같지 않았다. 분명 큰 영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산호 화백의 대답은 역시 그러했다.
“그림을 그릴 때 영감이 없으면 그림을 못 그려요. 상이 떠오를 때까지는 안 그려집니다. 그래서 어떤 건 한달 넘게 걸리는 것도 있죠. 광개토대왕을 그리는데, 노인상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데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젊은 모습인 거예요. 그리고 치우천황처럼 영웅적이고 무인(武人)같은 이미지를 생각하는데 실제로 영감이 떠오르는 것은 의외로 문인(文人)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는 거예요. 그러면 그렇게 그릴 수밖에 없는 거죠. 억지로 그려지는 게 아니니까요. 허허”
천상의 열성조들이 그에게 알음귀를 열어준 것이 아닐까. 신도세계와 인간세계의 합작으로 이렇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일이 일어나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새 역사를 열어갈 우리 민족 “이제 역사의 패러다임은 바뀔 것입니다.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죽기살기로 싸우는 기존 식민론자들의 모습은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21세기에 한국의 기운은 바뀔 것입니다.”
김화백의 이 말처럼 원시(原始)로 반본(返本)하는 우주의 가을을 맞이하여 이제는 정말로 우리의 뿌리역사를 되찾아야 할 때이다.
사오미(巳午未)는 천지의 대광명이 가장 환하게 비치는 천지의 시간대다. 우주 참하나님의 진리가 이 대광명 속에서 환하게 드러날 때, 인류역사의 여명기에 동아시아 대륙을 풍미했던 대동이(大東夷)민족의 그 웅대한 역사 또한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인류문화를 열었던 우리 민족이 이제 선천역사를 매듭짓고 다시금 인류의 새역사를 여는 천지대업의 주인공임을 세상이 알게 되리라.
김산호 화백은 ‘桓’을 ‘한’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본 월간『개벽』지의 편집방향에 따라, 김산호 화백의 말 중 ‘한’을 ‘桓’으로 바꿔 표기했음을 밝혀둔다.(예: ‘한단고기’를 ‘환단고기’로 표기)
환(桓)은 한(韓)과 발음과 뜻에 차이가 있다. 『태백일사(太白逸史)』 「신시본기(神市本紀)」에 의하면 하늘로부터의 광명을 환(桓: 天一)이라 하고 땅으로부터의 광명을 단(檀: 地一)이라 한다. 즉 환단(桓檀)은 천지의 광명정신을 뜻하는 말이다. 그리고 한(韓: 太一)은 크다(大)의 뜻으로 천지광명정신을 계승한 역사의 주체를 뜻한다.
(월간개벽 2002.10)
BGM - Dream A Little Dream Of Me / 이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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