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참...

살면서 다시는 사기 안당한다고 자부를 했건만...

하아....

용산에서 컴퓨터 파는 사람입니다.

외상은 절대 없다고 자부하던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아...

뭔가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듯 하면서 이것저것 사람을 햇갈리게 하더니,

방금 10시 59분에 외장하드 2개 외상으로 가져간 50대 중반쯤 되는 아저씨...

폰번호는 대포폰인지 전화만 하면 끊으시고...

하아....

이런 거지같은 기분 정말 오랫만입니다.

인생의 쓴맛을 다시 느끼네요.

삶이 힘들면 힘들다고 어디 하소연이라도 하시지요.

왜 순진하고 엄한 사람을 이렇게 짓밟습니까.

네.. 제 잘못이지요. 사람을 섣불리 믿은 제가 잘못입니다.

당신의 선한 얼굴이 믿음직해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시원시원했던 당신의 언변에 믿음감을 얻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사기가 이런것일까요?

마치 절친인듯 속이면서, 한방에 뒤통수를 후려치는 사람들?

아저씨, 지나고 생각해보니...

아저씨의 초라한 행색.

그리고 쭈글쭈글한 피부...

불쌍하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그 하드디스크 싼값에 되팔면 얼마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당 10만원짜리니까  오늘 내일 잠자리는 해결하실 수 있겠네요.

그렇게 얼마나 잘 살 수 있을것 같나요?

남 등쳐먹는거 그거 한번 성공이 쉬웠다고, 계속 가지는 않을 겁니다.

아저씨도 어디선가 뒤통수 맞으실 날이 있으실 겁니다.

제가 드린 커피 한잔은 맛있으셨나요?

나중에라도 그 커피한잔을 생각하시며 손톱만큼이라도 미안한 감정이 생기신다면 정말 다행이겠습니다.

경찰에 신고라도 해볼까 생각을 해봤는데요..

그깟 20만원 그냥 액땜했다고 치지요.

그냥 자선사업 한번 한 셈 치겠습니다.

그 하드 팔아서 하루라도 더 따뜻하고 배부르게 사시길...

그렇게 편할 날도 얼마 안남았다는 것 기억 하시구요.

제발 죄책감좀 가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