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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42937
    작성자 : 장충동족밥
    추천 : 85
    조회수 : 6183
    IP : 175.125.***.138
    댓글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10 13:21:49
    원글작성시간 : 2013/03/10 12:38:04
    http://todayhumor.com/?humorbest_642937 모바일
    [롤문학]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는..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neGqk



     


     5픽이 탑밖에 못한다고 탑을 줬더니 티모를 픽했다. 닷지를 할 수는 없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군대로 가야하는 나한테 닷지는 사치였다. 나 말고 누군가가 닷지를 해주길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1픽이면서도 서포터를 하겠다던 고마운 룰루와 함께 봇으로 향했다. 내 픽은 코그모였다. 그레이브즈가 풀렸지만 총을 쓰고 싶지 않았다.

     상대팀은 좋다고 그레이브즈를 가져갔다. 덩달아 5픽이 소라카도 가져갔다. 조금 겁이 났지만 그렇게까지 두렵지는 않았다. 군대가기전 마지막 랭크게임, 조합과 운을 떠나 정말 모든걸 불태우고 열심히해서 이기고 싶었다.

     게임이 시작되고 퍼스트블러드를 먹은 것은 티모였다. 장인이니 믿어보라고 파우 쳐보라고 오만 지랄을 다 했던 녀석이 정말로 밥값을 하는 것이었다. 아니, 적 탑이 병신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티모는 그 뒤로 두 번이나 더 다리우스의 목을 뜯어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맵 전역에 흩뿌렸다.

     3:0 스코어로 앞서나가던 우리팀은 이때 반환점을 맞는다. 우리팀 미드 아칼리가 적 아리에게 따여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다리우스에게 질 수 없다는 듯 연이어 피딩을 선보이며 3:3 스코어를 기록해내고 말았다. 강철같은 멘탈을 자랑하던 나도 화가 슬슬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상시 습관이 있어서 막말을 하지는 않았다. 랭겜은 멘탈, 랭겜은 멘탈... 난 스스로를 다잡으며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잠시후 나는 그레이브즈를 상대로 1킬을 올린다. CS 먹는 꼬라지를 보니 그냥 OP라고 막 집어가서 똥망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까부터 소라카한테 힐을 못받는다 싶더니만 결국 룰루의 견제에 야금야금 피를 잃다가 무리하는 바람에 죽어버렸다. 봇은 분위기가 좋아졌다.

     한편 잘하던 티모가 아리에게 따이고 말았다. 아무것도 못하는 아칼리가 미드에서 깨작깨작 CS만 먹고 있던 사이에 적팀 아리가 로밍을 가서 탑에 힘을 실어준 것이었다. 티모는 탑라이너답지 않게 부처같은 멘탈로 '미아콜좀 해주시지'라며 가볍게 투덜댔다. 아칼리는 죄송죄송하며 라인을 밀다가 돌아온 아리에게 풀콤보를 쳐맞고 다시 1킬을 내주었다.

     아칼리 피딩의 여파가 슬슬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하필 아리는 미드똥을 잘 실어나르는, 로밍이 우수한 챔프였다. 룰루는 조심하자며 신발 하나 없이 와드를 잔뜩 사와서 여기저기에 박았다.

     티모는 장인임을 증명하듯 다리우스를 따내며 4/1/0을 기록한다. 팀원들에게서 찬사가 쏟아지고 기뻐하는 와중에, 아칼리는 질세라 재빨리 피딩을 시작했다. 아 저게 안죽네라는 유언과 함께 팀의 사기가 또다시 뚝 떨어진다.

     봇에 핑이 띵띵띵띵 죽어라고 울린다. 갱도 안다니고 RPG만 하던 우리 마오카이가 드디어 정신 차리고 봇갱을 오려는 것 같았다. 마오카는 부쉬에 들어가서 바로 묘목을 던지더니 그레이브즈에 딱 붙어 딜을 넣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참 뒤에 있는데 자기 혼자 들어가 2:1 싸움을 시작한 것이었다. 봇 갱킹호응도 호구같네라며 마오카이가 1데스를 기록한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킬을 먹은게 소라카였다는 것이다. Q데미지가 심상치 않은 것이 서포터를 포기하고 딜러의 길을 택하기로 한 것 같았다. 그레이브즈가 CS를 못먹어서 소라카가 까고, 그레이브즈는 서포터가 못한다고 까고, 그럼 힐 안준다고 하다가 극단적인 스킬트리를 선택한 것 같았다.

     한편 지치지도 않는지 아칼리가 또 몸을 대준다. 간신히 살아서 돌아오는가 싶었지만 점화에 몸이 녹아내리는 아칼리. 티모가 몸 좀 사리라며 한 소리하자 아칼리는 이번에도 죄송하다는 소리 뿐이다.

     그레이브즈가 완전히 게임을 던지기로 결심했는지 막 걸어나온다. 나와 룰루는 신나서 그레이브즈를 연신 때리다가, 삼거리쪽에서 걸어나오는 아리한테 더블킬을 당하고 말았다. 방금 미드에서 아칼리를 딸때 분명 궁을 썼을거라 생각했는데 우리 타워 안쪽까지 들어와서 차분하게 딜을 다 넣고 돌어간다. 기가 차서 템이 어떤가 봤더니 메자이가 이미 무르익고 있었다.

     한편 마오카이가 탑에서 다리우스를 잡으려다가 다이브를 하고 숨을 거두었다. 티모 갱킹호응도가 뭐 그따위냐면서 대뜸 욕을 시작한다. '탑이 사람을 병신으로 만드는지 병신들만 탑을 가는지'하는 말이 무색할정도로 멀쩡한 게임을 하던 티모도 이건 용납할 수가 없었는지 넌 뭘 잘했는데 헛소리냐고 받아쳤다. 마오카이는 우리팀 존나 못한다며 한번 더 짖더니 다시 RPG를 시작했다.

     아칼리는 질리지도 않는지 또 아리에게 몸을 대주었다. 이제는 죽어서 아리가 벌 돈보다 메자이에 쌓이는 스택이 더 두려웠다. 티모는 어떻게든 이 똥을 치워보려 다리우스와 맞다이를 깠지만 마오카이의 갱승이 나름 효용이 있었던지 출혈데미지와 독데미지로 동귀어진을 하고 만다. 아리는 집에 간 척 우리 정글에서 블루를 잡고 있던 마오카이를 죽이고 보란듯이 미드에서 리콜을 탔다.

     마오카이는 아칼리에게 쌍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게 이기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실드를 쳐주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건 진짜 좀 심한 피딩이었기 때문이다. 미드 똥이 발로란 전역으로 퍼지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미드 정글빼곤 다 멀쩡하니까 이길 수 있을거야, 적은 아리밖에 없잖아. 난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더 공격적으로 디나잉을 하자고 했다. 룰루는 마치 나를 위해 태어난 서포터처럼 공격적인 플레이에 맞추어주었다. 나는 스타폴을 떨어뜨리러 오던 소라카를 잡고 연이어 그레이브즈를 잡아내며 봇의 승리를 알렸다. 라인전을 더 이상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타워를 밀까 했지만 아리가 달려와서 포기했다.

     그런데 우리쪽 타워로 가던길에 적 정글 말파이트에게 끊어지며 또다시 아리에게 더블킬을 내주었다. 이제 몇 스택일까, 궁금했지만 용기가 없어 확인하지도 않았다. 룰루는 힘내자며 또다시 와드를 잔뜩 사서 봇 주변에 잔뜩 뿌렸다.

     하지만 아칼리가 싼 똥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었다. 아리가 미드에서 사라지고 용 근처에서 걸어오는 걸 보고 여유롭게 후퇴하는데, 타워 옆에 가만 서 있는데 아리가 들어와서 우리를 죽이고 돌아가는 것이었다. 뭘 어떻게 저항해볼 수 없다는 무력감이 엄습했다. 도대체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마오카이는 봇 뭐하냐고 또다시 헛소리를 시작했다. 말파이트가 갱을 가주면서 티모가 또 죽었다. 모처럼 만난 티모 장인이 저렇게 털리는걸 보니 내 기분도 편치 않았다. 제일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마오카이가 늘어놓는 험담이었다.

     내 멘탈에 금이 가고 있었다. 이게 마지막 롤인데, 정말 이기고 싶은데, 이 똥쟁이들을 끌어안고 이길 자신이 도저히 없었다. 그새를 못참고 또 아리가 봇갱을 온다. 이제 자기는 배가 다 불렀는지 그레이브즈에게 킬을 양보하는 여유까지 보인다. 그레이브즈는 나와 룰루를 잡아먹고 뒤늦게 달려온 마오카지 잡아내며 딜템을 뽑기 시작했다. 티모는 타워허깅을 했으나 또 죽고 말았다.

     티모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칼리 때문에 게임이 걷잡을 수 없이 망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아리가 너무 컸다며 한탄을 했다. 마오카이는 코그모 너도 못했다면서 나에게 시비를 걸었고, 티모는 날 감싸며 마오카이 니가 더 문제라고 키배의 문을 열었다. 결국 티모와 마오카이는 우물에서 템도 안사고 오만가지 욕을 써대며 싸우기 시작했다. 아칼리는 말없이 유령을 먹다가 말파이트에게 솔킬을 내주었다. 오직 룰루와 나만이 묵묵하게 라인전에 임하고 있었다.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았다. 난 이제 조금 있으면 군대로 가야한다. 내 인생 마지막 게임이라고 그 돈을 부어넣고 그 시간을 부어놓은 이 게임을, 이제는 한참동안 못하게 된다. 그래서 열심히 해서 마지막은 이기고 가고 싶었는데, 이걸 지고 있다. 그것도 정말 같잖게 지고 있다. 팽팽한 싸움 끝에 지더라도 즐거운 한판이 아니라 매일 지겹게 겪던 그런 게임이었다. 난 대체 이 게임을 왜 하고 있는가. 난 왜 게임을 하면서 즐겁지 못한가. 난 왜 이렇게 괴로워야하는가.

     한숨이 나왔다. 이걸 이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입으로 욕이 툭 튀어나오며 멘탈이 망가진다. 젠장, 젠장, 젠장! 난 이제 군대에 간다. 난 이제 군대에 간다고. 그런데 이런... 하필 이런 똥쟁이들이랑 같은 편이 되다니? 하필, 하필 이런 똥쟁이들이랑 같은 편이 되다니?

     울컥하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그래, 나도 까짓거 한번 해보자. 나도 게임 한번 던져보자. 이제까지 게임 던지던 놈들 똥치운다고 고생만했는데 나도 이제 한번 던져보자. 나는 버서커를 팔고 모빌을 신으며 봇으로 달려갔다. 룰루는 똥신발을 신고 쫄래쫄래 내 뒤를 따라왔다.

     뒤에 룰루가 있든없든 앞에 그레이브즈가 있든없든 상관 없었다. 난 소라카가 보이자마자 온 스킬을 다 써서 극딜을 시작했다. 소라카는 Q를 떨어뜨리다가 스스로한테 힐을 주고, 궁을 쓰고, 스펠을 쓰며 계속 피를 밀었다. 하지만 나의 딜에는 이길 수 없었다. 난 소라카를 잡아내고 그뒤에 있던 그레이브즈에게 달려들었다. 그레이브즈는 뒤로 빠지며 연막탄을 날렸다. 쓰게 두어라, 나는 연막 안에서 그레이브즈가 있을 곳을 예측하며 궁을 날렸다. 어두운 화면 위에 노란색 300이 떠오르고, 난 계속 돌진했다.

     미니언을 정리하고 있는데 미니맵에 퇴각핑이 엄청나게 찍힌다. 위에서 아리가 내려오고 있으니 이제 빼라는 룰루의 신호였다. 하지만 난 신경쓰고싶지 않았다. 어쩌다 두놈 다 잡아버리긴 했지만, 난 게임을 던지기로 한 몸이었다. 그대로 봇 아우터에 달려들어 치기 시작했다. 아리와 말파이트가 함께 걸어왔다. 그래라, 나는 빼지 않고 계속 타워를 치다가 죽어버렸다. 이케시아식 마무리도 말파이트에게 박자 별로 아프지도 않았다.

     룰루는 당황하며 나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나는 게임을 던지기로 했다고, 너도 던지라고 대답했다. 이런 식으로 랭겜을 해본 적은 한번도 없던 나였지만 무척이나 자주 겪는다는 듯한 말투를 쓰고 있었다. 아마 우리 모두는 태어날때부터 게임을 던지는 법을 알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난 부활하자마자 다시 봇으로 달려갔다. 모빌의 강력한 이동속도로, 지금 이렇게 전속력으로 게임을 던지러 간다는게 참 어색하기만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것은 내 뒤를 졸졸 쫓아오고 있는 룰루였다. 룰루 역시 쿨감 신발을 팔고 모빌을 사서 내 이속을 맞춰 따라온 것이었다. 나는 룰루도 게임을 던졌구나 생각하며 소라카에게 시비를 걸었다. 방금보다 더 쉬웠다. 궁이랑 스펠이 빠지니 순식간에 삭제된 것이었다.

     이번에는 그레이브즈가 일찌감찌 타워로 피신을 했다. 하지만 나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타워로 과감하게 다이브해서 그레이브즈에게 딜을 넣었다. 그레이브즈의 체력이 쭉쭉 빠지고, 나는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잡지 못할거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타워가 내 체력을 빼는게 더 빨랐으니까. 이제 죽고나면 난 패시브로 그레이브즈를 잡겠지. 난 그런 생각으로 키보드에서 손을 떼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체력바에 하얀색 기둥이 생기더니 어떻게든 한방 더 버티게 된 것이었다. 나는 보았다, 와드를 박으러 갔던 룰루가 플래시로 내 곁으로 와 실드를 걸어준 것이었다. 또 한번 더 타워에서 데미지가 들어오려고 하자 룰루가 회복 스펠을 사용해서 또다시 한번 더 살게 되었다. 그레이브즈가 죽었다. 이제 빼야하지만, 타워의 체력이 얼마남지 않은 것을 본 나는 어김없이 타워에 딜을 박아넣었다. 또 다시 실드가 생겼다. 또 살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죽을것이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내 몸이 커지며 또 한번 더 살고 말았다.

     타워는 파괴되었고, 어이가 없어진 나는 룰루의 아이템을 확인해보았다. 룰루는 오직 모빌과 솔라리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보통이라면 슈렐리아를 위해 응당 가지고 있어야할 현돌이 없었다. 어이가 없어진 내 귀로 퇴각핑 소리가 마구 쏟아졌다. 맵을 보니 위에서 말파이트가 내려오고 있었다. 내 체력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었기에 죽을때까지 따라올 것이었다. 까짓거 뭐 죽고 말지, 나는 말파이트에게로 달려가려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퇴각핑 소리가 머릿속으로 자꾸만 울려댔다. 시간이 멈추고 사고가 멈추었다.

     게임을 던졌으면 그냥 달려가서 죽어주면 될텐데. 진지하게 하는것도 아니고 어차피 던졌는데 뭐. 살 이유가 없는데, 살 필요가 없는데.

     나는 빼고 있었다.

     뺄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히려 딸피면 죽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겠다 게임 던지는데는 최고인데도. 나는 빼고 있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룰루의 간절한 핑에 마음이 움직인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우리쪽 타워로 걸어갔다. 솔직히 제대로 도망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렸다.

     아, 안된다. 말파이트는 순간 반짝이며 나에게 바싹 붙어왔다. 플래시를 써서라도 잡고 싶은거구나. 말파이트가 굴렁쇠를 나에게 날려왔다. 저걸 맞으면 나는 죽는다. 이 짧은 시간동안 몇번이나 죽음을 피했을까,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었다. 그런데 지겹지도 않은지 또 내 옆으로 픽시가 날아온다. 룰루의 실드가 이번에도 나를 살린 것이었다. 곧이어 그 거대한 돌덩이가 다람쥐로 변하고, 보라색 창과 함께 거의 속박에 걸린것마냥 움직이지를 못한다. 나는 이렇게 또 한번 살아버린 것이었다. 이 질긴 목숨, 이렇게 또 살아버린 것이었다. 룰루는 도망치는 것도 잊고 말파이트의 옆에 바싹 붙어 평타딜을 넣었다. 나한테 픽시를 주는 바람에 추가타도 안들어가는데, 그거 뭐 아프지도 않은걸 계속 다람쥐에게 쏘아댄다.

     나는 우리 타워를 지나 쭉 빼서 결국 리콜을 할 수 있었다. 룰루는 그렇게 한참을 말파이트와 싸우다가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도 잘 살아서 본진으로 돌아왔다. 기가 찬 일이었다. 나는 황당해서 말했다.

     

     김준혁입니다(코그모) : 게임 던지시라니까 왜 살리셨어요...

     

     그러자 룰루가 대답했다.

     

     페도사냥꾼(룰루) : 무슨 일이 있더라도

     페도사냥꾼(룰루) : 저는 언제나 님을 지킬거에요

     

     그리고 새벽, 엄크가 터진걸까. 마침내 20스택을 쌓는데 성공한 아리는 갑자기 탈주를 해버렸고, 멘붕이 온 소라카도 말없이 탈주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레이브즈는 탈주한 애들 리폿좀 해달라며 전체채팅을 해왔고, 우리는 아칼리가 CS를 먹는동안 미드를 밀어버리고 게임에서 이겼다.

     그렇게 남탓만하던 마오카이도 마지막엔 다들 수고하셨다고 한마디 했고, 티모는 승률이 안떨어져서 다행이라며 웃었고, 아칼리는 죄송했다는 말 뿐이었고, 룰루는 아무말도 없이 사라졌다.

     게임이 끝나자 허탈한 기분이 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지막정도는 실력만으로 이기고 싶던 나는 그렇게 오늘도 순전히 운으로 승을 따내고 말았다. 아리가 탈주한 운, 그 룰루를 만났던 운.

     그 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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