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감상평 (스포주의)(반말주의)
이 영화는 1월 11일 개봉한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12월 말에 개봉하여 좋은 평을 얻지 못한 영화였다. 사실 나도 공짜표 아니면 안 봤을 텐데 팬심도 있고 어차피 무료관람이라서 관람하게 되었다. 원작의 팬으로서 이 영화는 솔직히 너무 불친절하다. 영화 전에 배급사에서 제작한 스토리 설명해주는 영상을 봐도 이 영화는 너무 불친절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정말 재미 없을 것 같다.(알고 봐도 재미가 없을 수 있다.) 어쌔신 크리드는 영어로 Assassin’s Creed로 엉덩이엉덩이 안의 신조가 아니라 암살자의 신조라는 제목을 가진 유비소프트 사의 게임 프랜차이즈 이름이다. 2007년 어쌔신 크리드라는 제목으로 최초 발매 되었으며 그 이후 2015년 10월의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를 최신작으로 하고 있으며 굵직한 메인 타이틀만 9개가 되는 작품이다. 어쌔신 크리드는 두 가지 시간의 축으로 이루어져있다. 작중 시점에서의 현재와 과거라는 두 축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영화로 따지면 칼럼 린치(현재)의 시점과 아귈라(과거)의 시점 두 가지로 진행이 되는 것이다. 그럼 이 영화는 왜 이 두 가지 시간의 축으로 스토리를 전개 해야 하는 것일까?
------------------------------------스포일러 절취선------------------------------------------ 그 답은 어쌔신과 템플기사단이라는 두 집단의 대립의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 이 두 집단에 대해 짧게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 두 집단은 세상이 존재한 이후로부터 계속 있어왔으며 그 긴 시간을 서로 대립하고 있는 집단이다. 어쌔신은 ‘자유’, 템플 기사단은 ‘질서’로 대변될 수 있다. 템플 기사단은 세상의 혼란, 폭력을 바로 잡아 ‘질서’를 세우고자 하는 집단이고 어쌔신은 하나의 ‘질서’로 통일된 다양성이 말소된 세상을 반대하며 인간의 ‘자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활약하는 집단이다. 세상에는 에덴의 조각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여러 형태를 가진 여러 개의 유물(Artifact)인데 영화에서는 에덴의 조각 = 선악과(The apple)로 동일시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원작에서 선악과는 에덴의 조각들 중 하나이며 다른 수많은 에덴의 조각들이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에덴의 조각이 템플 기사단이 세우고자 하는 ‘질서’와 많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는 에덴의 조각(선악과)가 인류 최초의 자유의지 DNA 구조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하여 중요하게 생각한다. 원작에서는 에덴의 조각으로 인간의 자유의지를 말소시키고 에덴의 조각 소유자의 의지대로 모든 인간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템플 기사단이 원하는 하나의 통일된 ‘질서’, 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이룩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도구인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원작 게임에서도 템플 기사단들이 이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 그리고 템플 기사단에 대립되는 어쌔신(암살자)들은 인류의 자유의지를 지키기 위해서 템플 기사단 손에 에덴의 조각이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어쌔신 크리드 프랜차이즈의 세계관 속에서는 모든 인간은 자신의 DNA 속에 모든 자신들의 조상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 존재한다. 영화 주인공 칼럼 린치는 자신의 모든 조상들의 기억을 담고 있는 저장매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애니머스’는 영화에 나오는 거대한 기계를 말하는 데, 그 기계는 인간의 DNA 속에 있는 기억을 읽어내어 다시 재생해 주는 기계이다. 칼럼 린치가 기계를 몸에 달고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것은 자신의 DNA안에 각인되어있는 특정시점의 선조의 기억을 다시 재생하고 있는 것이다. 즉, 소피아 라이킨(마리옹)이 15세기 스페인에 존재했던 칼럼 린치의 조상 아귈라의 기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즉,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템플 기사단은 자신들의 목적인 ‘질서’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인간의 의지를 조종 또는 말소시킬 수 있는 에덴의 조각(선악과)이라는 것을 매우 먼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그런데 그 의도를 저지하려고 하는 암살단에 의해서 그 시도는 지속적으로 저지되어 왔다. 그러던 중 현재의 템플 기사단이 15세기 존재했던 암살자인 아귈라가 선악과의 행방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귈라의 기억 속에 선악과의 행방에 대한 단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템플 기사단은 그의 직계 후손인 칼럼 린치를 확보한다. 조상의 기억을 재생할 수 있는 애니머스라는 기계를 통해서 칼럼 린치의 조상인 아귈라의 기억을 재생한다. 비로소 템플 기사단은 아귈라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선악과의 행방을 찾게 되고, 실제 선악과를 확보하게 된다.
뭐 내용은 대충 이렇다.
이미 게임 프랜차이즈가 너무 방대해져버려서 영화 1편의 러닝타임에 모든 것을 다 담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다.
차라리 조금 흥미가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인 시리즈로 생각해서 처음보는 관객들도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무리 없도록 1편을 할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현대 파트를 너무 열심히 설명하느라 과거파트는 너무 부실했다. '아 저게 과거 조상이야기구나' 정도의 느낌? 우리는 과거 주인공에 대해서 '아귈라'라는 이름과 스페인에 살았던 암살자라는 것 이외에는 다른 것을 모른다...사실 어쌔신 크리드는 과거 파트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 게임이 아니었나...?
다음 시리즈가 만약 있다면, 조금 기대해 보겠지만...전설의 미미한 시작이 될지, 암살닦이가 될지..
개인적으로 5/10. 딱 절반의 점수를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