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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64215
    작성자 : Enjoy
    추천 : 3
    조회수 : 535
    IP : 39.117.***.21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2/16 11:33:38
    http://todayhumor.com/?panic_64215 모바일
    고등학교 때 가위 눌린 썰을 풀어볼게요.
     흠, 공게에 지난해 여름에는 무서운 이야기를 자주 올리곤 했었는데 날이 추워지고 쌀쌀하다 보니까 잘 찾지 않았네요. 오랜만에 찾은 공게에 제가 개인적으로 체험한 가위눌림 중 정말 기억 속에서 아찔했던 경험을 풀어보고 싶어요.
     
     과거에 올린 게시글 중에 가위를 눌리면 그 가위 눌림을 즐긴다는 글을 쓴적이 있었는데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즐길 수 있던 건 아니고 중학교, 고등학교까지는 가위 눌림이 공포스러웠고 자주 눌리는 편이었습니다.
     
     가위 눌림의 종류도 다양했는데 몽중몽 [꿈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꿈] 이라던가, 단순 가위 눌림 [사물, 형체가 나타남], 혹은 마치 최면 같은 가위 눌림 [검은 드레스를 입고 검은 면사포를 한 여인이 내게 다가와 "잠자라"라고 속삭이는 가위] 까지 경험했던 거 같아요. 그 중에서 가장 끔찍한 기억이라고 하면 역시 고등학교 1학년을 2학기를 맞이하곤 얼마 안되서 격은 가위 였던 것 같아요.
     
     유난히도 추적추적 비가 많이오고 싸늘하던 가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은 몹시 추워 창문을 닫아놓고 자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문제는 잠이 든지 얼마 안되서 꿈을 꾸면서 발생했죠.
     
     분명히 그것은 꿈이었습니다. 네, 여러분도 눈을 감고 잠을 청하면 눈앞에 떠오르는 그 꿈이요. 하지만 평소와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유난히 눈앞에서 바로보 듯 생생했고 사진 처럼 뚜렷했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 처럼 아찔함이 느껴졌어요.
     
     
     저는 그 꿈이 가위눌림이라는 것을 처음엔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이상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죠. 제가 본 꿈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히 주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하얗게 뿌연 구름이 낀 하늘 위로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에 왠 여성이 멈춰서 있었지만 문제 될 것 없는 모습이었고 그녀는 우산을 쓰고 신호등 불을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마침내 신호등 불이 초록불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죠. 하지만 곧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녀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에 세단같은 승용차가 신호를 지키지 않고 좌회전 하다가 그녀를 치고 만 것이죠.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 승용차는 그녀를 들이받고도 조금의 망설임 없이 멈춰서지 않고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꿈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뺑소니 사고의 모습이었습니다. 횡단보도 한켠에 그녀는 몸을 뉘이고 조금의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주위엔 사람이 없었고 어쩌면 저만이 그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쓰러진 콘크리트 바닥 한켠이 움푹꺼져 물웅덩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물웅덩이에 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물웅덩이 비친 그녀는 눈을 감지도 못하고 부릅뜬 채 마치 저를 바라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곧 제가 원치 않아도 점점 카메라를 줌인하듯이 물웅덩이에 비친 그 얼굴이 확대 되었습니다.
     
     곧 저는 그녀가 제게 뭐라고 속삭이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그마한 입을 오물오물거리고 있었습니다. 점점 확대되는 그녀의 얼굴이 마침내 커다랗게 보여질 땐 물웅덩이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울고 있었습니다. 마치 크게 슬퍼하듯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제 귀에서 그 울음소리가 실제로 들리는 듯 했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크게 확대되면서 저에게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그녀 흐느끼면 울던 그녀가 제 귀가 찢어져라 웃습니다. 제 귀 바로 옆에서 소리내어 외치듯이 웃습니다.
     
     
    "흐윽, 흑 흐윽! 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라고 웃습니다. 저는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잔뜩 겁에 질려서 바둥거리다가 마침내.
     
     
     마침내 잠에서 깼습니다.
     
     
     단순한 가위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가 무서운 악몽을 꾼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절 겁에 질리게 했던 것은 잠에서 깨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제 왼쪽 귀에서 계속 울려퍼지는 꿈속에서 들었던 웃음소리였습니다. 마치 그녀가 실제했던 것 처럼, 그 찢어져라 웃던 웃음소리에 메아리를 듣는 것 처럼 귀가 여전히 윙윙 울리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그런 가위 눌림을 경험했던 것인지, 잠에서 깬 뒤에도 제 귀에서 울리퍼지던 그 웃음소리가 무엇인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제 귀가 옆에서 무슨 소릴 진짜 들은 것 처럼 얼얼했다는 것이지요.
     
     
     
     
    Enjoy의 꼬릿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2/16 11:49:08  223.62.***.77  뀨뀨♡  343675
    [2] 2014/02/16 12:05:12  211.207.***.200  문득구름미다  204110
    [3] 2014/02/17 02:18:45  124.153.***.81  유니사이클  52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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