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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41647
    작성자 : 키큰여자사람
    추천 : 133
    조회수 : 15551
    IP : 58.72.***.122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07 16:08:32
    원글작성시간 : 2013/03/07 14:52:30
    http://todayhumor.com/?humorbest_641647 모바일
    입양아 키운할머니.gisa..

    30년간 104명 키운 국내최고령 위탁모… 그녀에게 15년째 오는 '6개월 아들'의 편지

    [위탁모 박은준씨와 입양아 프레디의 인연]

    장애아로 태어나 바로 버려져 품에 안았던 날은 6개월이지만 

    아팠던 아이… 가슴에 남았는데 입양후 만났더니 날 엄마라고… 

    프레디가 보내온 편지엔 "사랑해요" "고마워요" 가득


    "어머니께. 오늘 오후 저는 학교에서 피아노를 칠 거예요. 저는 학교 오케스트라단에서는 바이올린을 켜고, 재즈 밴드에서는 피아노를 쳐요.…(중략)…그림 그리는 것도 재미있어요. 언젠가 다시 엄마를 볼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2004년 11월 21일)

    "어머니께. 저는 (미국) 노스다코타에 있는 대학에 다닐 거예요. 건축학을 공부하고 싶어요.…(중략)…저의 최근 관심사는 마술이에요. 전 카드 마술을 아주 잘한답니다."(2007년 12월 7일)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단독주택 4층에서 사는 박은준 할머니(66·사진)는 작은 상자에서 색바랜 편지들을 꺼냈다. 상자 옆에는 아이가 웃는 사진이 담긴 앨범도 있었다.

    편지의 발신자는 김정렬(25)씨. 미국명 프레디 킴이다. 25년 전 구순구개열(선천성 입술갈림증)이라는 장애를 안고 태어난 뒤 곧바로 버려졌던 아이다. 박 할머니와는 미국으로 입양되기 전 6개월간 위탁모와 입양 예정자라는 '특별난 모자(母子)'로 인연을 맺었다. 위탁모란, 입양 기관에서 아기들이 입양 가기 전까지 길러주는 여성을 말한다. 지금은 어엿한 건축학 전공 대학원생인 정렬씨는 15년 전부터 매년 박 할머니에게 '사랑하는 엄마'라고 시작되는 영어 편지를 사진과 함께 보내오고 있다.

    할머니는 "정렬이는 내게 30년 동안 위탁모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준 소중한 아들"이라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30년 동안 104명의 아이를 키운 동방사회복지회 소속 중 최고령 위탁모다.

    "정렬이는 입술부터 코까지 갈라져 입술이 아예 없었어요. 그런데 곰곰이 보니 귀여운 거예요. 눈도 동그랗고, 귀도 귀엽고. 겉모습은 같이 사는 데 안 중요한 거죠."

    정렬이를 키우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열이 39도까지 오르기도 하고, 아이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아 새벽에 응급실로 달려간 것도 여러 번이다. 정렬이는 그렇게 6개월을 '위탁모' 박 할머니와 살고 미국 미네소타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떠나는 공항에서 할머니는 가기 싫어 우는 정렬이를 보내고 일주일 넘도록 앓아누웠다. 할머니는 "위탁모는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에서 언젠가는 이별을 하는 사람 아니냐"며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아 먹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이제 다시는 아기를 돌보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할머니는 또 아기를 데려왔다. 이번에도 구순구개열을 앓는 한 살짜리 아기였다. 할머니는 "장애아기라 위탁모도 꺼리고, 입양도 잘 안 된다"는 말을 듣고는 바로 데려왔다고 했다.

    할머니에게 힘을 준 건 정렬이가 떠난 후 한 달 만에 온 사진과 양부모의 편지였다. 그들은 "프레디가 곧 수술할 예정입니다. 수술을 잘 받도록 기도해주세요. 저희에게 이렇게 예쁜 아이를 잘 키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적었다.

    그리고 5년 후 할머니는 미국으로 가서 정렬이를 만날 수 있었다. 위탁모 생활 10년차였던 박 할머니에게 입양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는 "원하는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고 제안했다. 박 할머니는 주저 없이 "정렬이가 보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미국 미네소타에서 살던 정렬이와 그 양부모는 흔쾌히 승낙했고, 만날 수 있었다. 초등학생이 된 정렬이는 피아노, 바이올린 연주도 잘하고, 수학은 반에서 1~2등 하는 우등생이 돼 있었다. 공항에서 만난 정렬이는 박 할머니에게 대뜸 '엄마(맘)'라고 불렀다.

    그리고 다음해부터 정렬이가 직접 쓴 편지가 오고 있다. 첫 편지의 시작은 "엄마 저 프레디예요. 엄마가 저를 잘 키워줘서 지금 저는 좋은 엄마 아빠와 잘살고 있어요. 학교 가는 것도 재미있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할머니는 "남편이 아파 착한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위탁모를 시작했기 때문에 남들이 꺼리는 장애 아이를 많이(104명 중 80여명) 키우게 됐다"며 "이들은 대부분 국내 입양이 안 돼 해외로 입양됐다"고 말했다.

    복지회가 위탁모의 정년으로 정한 나이는 60세. 하지만 박 할머니만큼은 예외다. 할머니는 지금도 한 살 된 두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복지회 관계자는 "박 할머니는 버려진 아이들에게 웃음을 가져다주는 마법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렬이의 편지를 받으면서도 답장 한번 못했어요. 올해는 제대로 된 답장 한번 보내 보렵니다. 어렵게 태어나고, 성장했지만 그에겐 그를 위해 축복하고 기도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잊지 말라고요." 박 할머니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이민석 기자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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