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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64157
    작성자 : 김핑퐁
    추천 : 16
    조회수 : 1909
    IP : 123.109.***.112
    댓글 : 49개
    등록시간 : 2014/02/27 21:47:09
    http://todayhumor.com/?lovestory_64157 모바일
    영화관에서 만났던 그여자(내경험담)
    이건 내가 20대초반때 겪었던 경험담 썰인데

    지금도 가끔 술먹으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기억 하나 풀어보겠음(나 술먹었음)

    아마 2006년쯤? 겨울이었을꺼임 로맨틱홀리데이라는 영화가 개봉해서 보러갔었음

    내가 원래 가끔씩 혼자 영화보러가는걸 좋아해서 그날도 혼자 영화를 보러갔는데

    예매도 안했고 영화시작 얼마안남았을때 가서 좌석이 1좌석밖에 없었음 그래서 구석진자리 커플석 하나남은걸로 표를 사고

    팝콘이랑 콜라도 사고 두근두근 거리는 맘으로 영화관으로 들어갔음
    (남자가 무슨 로맨틱코미디를 보나 하겠지만 난 좋아함.ㅜ,ㅜ)

    영화시작전에 나오는 광고들 보면서 오른쪽팔걸이에 콜라를 쑤셔넣고 팝콘을 우걱우걱 먹고있었는데 내 옆자리에 누가와서 앉았음

    원래 옆에 누가 앉던 별로 신경안쓰고 영화만 보는편인데

    어두워서 잘 안보였지만 단발머리에 하얀코트를 입은 제법귀엽장하게 생긴여자가 내옆에 앉는거임 (+_+)
    캄캄한데도 스크린빛에 반사되서 반짝이는 귀걸이와 큰눈망울이 유독 눈에 들어왔음

    좀 설레이기도 하고 이거 남들이보기엔 이여자랑 같이 영화보러온것처럼 보이겠다 라는 기분좋은 상상도 했었지만 어차피 옆에앉는다고 뭐 사귀거나 그런일이 벌어지는것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봤을땐 걍 조용히 영화만 보고 끝나면 눈한번 마주치지앉고 나가겠지 싶어서 딱히 신경쓰지않고 있었음..
    (지금까지 혼자영화보러가서 옆자리에 여자가 혼자와서 앉은것도 한두번있었던일도 아니고 그때마다 아무일도 안일어났었음)

    곧이어 영화가 시작됐고 난 이내 영화에 집중했음 근데..

    이여자가 어느순간부터 내콜라를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거임 홀짝홀짝 하면서 내빨대로

    뭐 너무 당당하게 먹으니 뭐라 할수도 없고 걍 내꺼랑 본인꺼랑 콜라위치를 햇갈렸나보다 싶어서 내비뒀음

    근데 내가 소심해서 혹시 내가 콜라를 먹으면 이여자가 본인이 실수한걸 알고 창피해할까봐 콜라는 손도 못대고(내껀데.ㅜ,ㅜ) 팝콘만 계속 집어먹었음;;

    영화가 끝나갈때쯤되니까 목도 마르고 팝콘도 짜고 해서 콜라한모금이 간절해졌음 그래서 그여자 눈치를 계속 보다가 팔걸이에있는 콜라를 샥~뺐는데

    이런....-_- 내콜라 다먹었음;;

    빨대를 흡입하는순간 몇방울 남은콜라와 공기가 부딧치며 쿠루루룩~! 소리가 났고

    이여자랑 눈이 똭~ 마주쳤음;;

    그순간 영화가 끝나고 실내에 불이켜지면서 그여자 얼굴을 처음으로 자세히 보게됐음

    이여자도 본인이 내콜라를 먹었다는걸 인지했는지 눈이 똥그래지면서 아! 죄송해요~ㅜ,ㅜ 콜라..ㅜ,ㅜ

    라고 하길래 아니에요아니에요~(고개도리도리) 괜찮아요^^ 하면서 그여자를 안심시킬려고 노력했지만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계속 미안하다고 그러길래 일단 나가죠^^하고 그여자를 데리고 로비쪽으로 나왔음

    미안해서 어떡해요~ 계속 이러길래 혼자 영화보러 오셨냐고 물어봤음

    가끔 혼자보러 온다고 하길래 저도 그래요 근데 오늘 이영화는 혼자 안봤네요?

    내가 왜그랬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되지만 이런 말도안되는 개드립을 나름 작업맨트라고 날렸었음.ㅜ,ㅜ

    여자가 무슨말인가 싶어 네?? 라고 하길래 아..아니에요 그럼..(-_-)(_ _) 꾸벅 하고는 돌아서는데

    그여자가 저기요~ 아까 제가 콜라도 다먹고 해서 죄송해서 그러는데 커피.드실래요? 제가 사드릴께요~
    (순간 온몸에 따듯한 전율이 감싸는듯 녹아내렸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음;;)

    아아..괜찮은데..^^그럼 요기 옆에 카페에 잠깐 갈까요?

    그렇게 카페에서 그여자와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거의 3시간이 넘게 수다를 떨었음..

    그렇게 내 첫사랑과 만나게 됐고 오래 인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헤어졌지만

    그해 겨울 영화관에서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함

    지금도 가끔 혼자 영화보러갈때면 그때기억이 새록새록~

    벌써 8년전일이지만 아마 남자들은 다들 이런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 하나씩은 품고 살지않을까 싶음

    술김에 기억나는대로 막써서 두서없지만 글쓰는 내내 그여자를 지금 어디서 뭐하고 살까 생각하면서 잠시잠깐 그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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