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진을 보고있자니 갑자기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올립니다.
무서운건 아니지만, 저로써는 너무나 가슴찡한 사연이여서 끄적여 봅니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14살 때 돌아가셨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께 맨날 속만 썩혀드린 불효자식이였죠.
때는 작년 겨울 11월14일 새벽.
밤12시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맥주를 한 잔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취기가 약간 있던 나는 곧 잠에 들기 작했고, 얼마쯤 잠들었을까, 꿈속에서 어머니가 나오시면서 날 보고 하염없이 울고 계시는것이였습다.
난 엄마에게 "왜그래?" 라고 물었지만, 아무 말씀도 없으셨어요.
이내 귓가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들렸고, 잠결에 나는 전화를 받고 이내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병원간호사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는것이 아닌가.
눈물을 흘리면서 대충 검은색 옷을 챙겨입고, 병원으로 향했고 싸늘하게 식어 버린 엄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내 장례식장으로 엄마를 모셨고, 장례준비를 했습니다.
난 믿기지가 않아서 몇 번이고 시체안치실에 있는 엄마를 장례식장 직원에게 부탁해서 싸늘해져버린 엄마를 붙잡고 울었습니다.
이내 빈소로 돌아와 보니 손님들은 다 나가시고, 누나를 비롯해 친척 몇 분은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난 향을 꺼트리지않기 위해 계속 뜬눈으로 빈소를 지켰고, 그렇게 장례식을 치른 몇일 후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갑자기 어머니가 너무 그리워져서 평소에 겁많던 저에겐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저녁 6시.
6시면 컴컴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산속에 어머니가 계신곳으로 향했죠.
아버지는 묘 옆에 어머니는 화장해서 뿌렸고, 친형님도 거기에 뿌렸습니다.
그 당시 무서울 것도 없었죠. 세분이 한 곳에 계셨으니...
술도 한 잔했고, 눈물도 나서 제 정신이 아니였죠.
소주를 3병 정도 사 가지고 가서는 그 컴컴한데서 혼자 말 걸어가면서 마셨습니다.
술도 한 잔 했던터라,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죠. 그 산속에서...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꿈인지 생시인지 누가 얼굴을 쓰다듬는게 느껴지는겁니다.
왠지 모를 따듯함과 부드러운 감촉. 기분이 좋았죠.
이내 눈을 스윽 떠보니 어머니가 안쓰러운 듯이 제 얼굴을 쓰다듬고 계시더군요.
저는 "엄마" 라고 부르니 울음부터 나오더군요.
그런데 어머니가 집에 가라고... 이 추운데 여기서 자면 어쩌냐고... 너까지 먼 길 오고 싶냐고...
하시면서 정신차리라고 깨우시는겁니다. 술도 많이 마셨던터라 몸을 가눌수 조차 없겠드라고요.
차는 묘지로부터 500미터쯤 떨어진 곳에있었고, 내려갈 엄두가 안나서 비몽사몽하면서 전 못가겠다고 어지럽다고했죠.
그러자 어머니가 같이 가자고 손을 잡아주시더라고요.
근데 이상하게 발걸음이 아주 가벼운 겁니다.
비틀거리긴 했지만, 이상하리만큼 꼭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 몽롱한 느낌.
그리고 옆에는 마치 평소 같은 어머니의 냄새와 촉감...
이내 산 밑에 다 내려오고 차에 다달았을 때, 소변이 급해서 오줌을 누고, 어머니를 찾을려고 뒤를 봤을때 아무도 없는것입니다.
전 어머니를 찾을려고 한참을 둘러봤죠.
담배를 꺼내 술마셔서 비틀거리면서 담배를 피우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돌아가셔서도 나를 걱정해주시는구나.
다시 한 번 눈물이 흐르더군요. 살아계실 때 잘할껄.
이런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저희 어머니는 뇌출혈로 인해 약 6개월간 의식이 없는 상태로 계시다가 돌아가셨거든요. 사람이 참 한순간 그렇게되더군요. 전 이번에 아주 많은 반성을 했고, 맘잡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여러분들도 부모님 계실 때 효도하세요.)
뭐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몇 자 끄적였습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