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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40148
    작성자 : 과자는칸초
    추천 : 11
    조회수 : 643
    IP : 183.100.***.191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04 03:59:28
    원글작성시간 : 2013/03/03 20:35:25
    http://todayhumor.com/?humorbest_640148 모바일
    [팬픽] 타락(墮落)-Remake <3화>

    <지난화 보기>

    [Prologue][1][2]





    3.



    트와일라잇이 공주로 즉위한지 30여년이 지난 어느날...


    "스파이크으으으... 제발 그것들은 처리 치워. 아니 네 트림으로 불태워 버려. 제바아알!"

    "트와일라잇.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잖아."


    스파이크는 자기 키보다 두 배는 높은 종이꾸러미를 그 옆의 또 다른 종이빌딩을 무너뜨리지 않게 조심하며 내려놓았다. 트와일라잇이 앉아 있는 책상 앞에는 그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서류가 쌓여있고, 주변에도 엄청난 양의 종이뭉치가 용케도 무너지지 않으며 도시를 만들고 있었다. 스파이크는 쌓여있는 서류들을 건드리지 않게 조심하며 트와일라잇에게 다가갔다.


    "어제도 밤을 새운거야? 피곤해 보여 트와일라잇."


    그녀는 매우 지쳐보였다. 눈엔 거뭇거뭇한 기운과 주름이 있고 피부는 푸석푸석했다. 갈기와 꼬리도 몇 일을 손질 못했는지 잔뜩 흐트러진 모양새였다.

    트와일라잇은 책상에 머리를 올려놓았다. 반쯤 눈을 감은 트와일라잇은 듣기만 해도 주변에 있는 다른 포니까지 피곤을 느낄 음색으로 말했다.


    "아으으으. 공주가 이렇게 일이 많을 줄 몰랐어. 도대체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천년동안 어떻게 견디신거야? 계속 이렇다간 역사상 최초로 과로사한 공주로 기록될거야. 스파이크~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뭘 하고 계셔?"

    "정원에서 티파티 중이다."


    트와일라잇의 말에 대답한건 스파이크가 아니었다. 트와일라잇은 놀라 몸을 일으켰다. 루나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루...루...루..루..루나 공주님. 여긴 무슨 일로. 와악!"


    허둥대던 트와일라잇은 한쪽에 놓인 서류더미를 건드렸고 기우뚱 하던 그것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당연히 그것은 대 참사로 이어졌다. 연쇄적으로 무너져내리는 종이빌딩을 바라보며 트와일라잇이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 서류가! 서류가아아아! 밤새도록 정리했는데!"


    트와일라잇은 넋이 나간 모습으로 털썩 주저앉았다. 루나가 그런 트와일라잇에게 다가왔다.


    "트와일라잇 스파클. 좀 쉬는게 어떤가?"

    "하지만 공주님. 오늘중으로 처리해야 할 일만해도 잔뜩인걸요."


    트와일라잇의 목소리엔 울음이 섞여 있었다.


    "언니도 나도, 케이던스와 네 오빠 샤이닝 아머도 모든 일을 직접 챙기진 않는다. 네 밑에도 유능한 관료들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제가 관여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갈지 걱정이되서..."


    루나는 트와일라잇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의 갈기를 쓸어 정리한 루나는 트와일라잇을 밖으로 이끌었다.


    “넌 좀 쉴 필요가 있다. 트와일라잇. 나와 같이 가자. 스파이크. 정리를 부탁하마.”


    그리고 루나는 트와일라잇을 데리고 나갔다. 집무실에 혼자 남은 스파이크가 난장판이 된 방을 둘러보았다.


    “이걸 전부 나 혼자?”


    스파이크의 공허한 목소리가 방을 울렸다.


    * * *


    루나와 트와일라잇이 정원으로 갔을때엔 셀레스티아 혼자만이 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티파티는 끝난거야 언니?”

    “지루한 파티는 끝이야. 루나. 이제 동생과의 즐거운 시간이 남은거지”


    셀레스티아는 루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리고 루나의 뒤에 서있는 트와일라잇을 발견했다.


    “어머. 트와일라잇도 왔구나. 일은 다 끝낸거니?”


    셀레스티아의 물음에 트와일라잇은...


    “와아앙. 잘못했어요. 지금 당장 마무리를...”


    울며 도망가다가 루나에게 잡혔다.


    “그런 뜻이 아니잖니. 트와일라잇. 이리오렴.”


    훌쩍이는 트와일라잇을 달래며 루나는 테이블에 앉았다.


    “트와일라잇. 공주는 언제 어디서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단다. 네 모습 좀 보렴.”

    “하지만 셀레스티아 공주님. 당장 제 결제를 기다리는 건만 해도...”

    “그만! 여기서 일 얘기는 하지 말자꾸나. 아무래도 네겐 휴식이 필요 할 것 같다. 루나. 트와일라잇의 일을 거들 수 있겠니?”


    조용히 얘기를 듣던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법으로 양피지와 펜을 소환한 루나는 뭔가를 적고는 어디론가 보냈다. - 물론 마법을 이용했다.


    “내일까지 끝날꺼야.”

    “엑? 그렇게 간단하게?”

    “난 신하들에게 일을 맡기니까.”


    트와일라잇이 놀라 물었지만 루나는 시큰둥했다.


    “트와일라잇. 모든 일을 네가 할 필요는 없단다.”

    “하지만...”

    “네 책임감은 잘 알고 있지만, 계속 그런식으로 일한다면 네가 버티지 못할거야. 그러고보니 이런 얘기도 벌써 30년째 하고 있구나.”

    “죄송해요.”

    “네 잘못은 아니다. 네가 그럴 줄 알면서도 일을 맡긴 내 잘못이니. 잠시 휴가를 가져보면 어떻겠니? 오랜만에 포니빌의 네 친구들도 보고...”

    “네...”

    “그럼 이제 머리 아픈 일 얘기는 그만 하자꾸나.”


    밝은 태양아래 이퀘스트리아를 통치하는 세 공주의 수다가 시작됐다.


    * * *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트와일라잇은 셀레스티아와 루나의 충고를 받아들여 휘하의 관료들에게 일을 떠넘기기 시작했다. 트와일라잇이 관리하는 부서에서 일하던 관료들은 ‘좋은 날은 다 갔어’ 라는 비명을 질렀지만, 트와일라잇은 알지 못 했다. 그저 일이 줄어들어 기뻤을 뿐...


    “다 됐다.”


    트와일라잇은 마지막 서류에 발굽도장을 찍고 일어섰다. 그녀가 관료들에게 일을 떠넘긴 후부터 그녀의 집무실은 놀랍도록 깔끔해졌다. 그 많던 종이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 부하들의 사무실에 쌓여있다 – 보이지 않았고, 그녀의 책상엔 요약된 내용의 보고서들이 적당한 높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것들을 다시 정리한 서류를 들고 일어선 트와일라잇은 셀레스티아의 방으로 향했다. 해는 이미 저물었고 셀레스티아의 일과도 끝났을 터, 왕좌가 있는 대전이 아닌 셀레스티아의 방으로 향하는 이유였다.


    - 똑, 똑


    트와일라잇이 셀레스티아의 침실 문을 두드렸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안에서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자, 트와일라잇은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방안엔 역시 아무도 없었다. 트와일라잇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셀레스티아의 방은 향이라도 피워 놨었는지 좋은 라벤더향이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음. 좋은 냄새. 내 침실에도 이 향을 써야겠어.”


    향을 한껏 들이마신 트와일라잇은 한쪽에 비치된 테이블에 서류를 내려놓았다. 사실 스파이크를 통해 마법으로 보내도 되지만 내일 아침 일찍 포니빌로 장기간 휴가를 갈 계획이기에 셀레스티아를 만나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다.

    셀레스티아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었기에 트와일라잇은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오기로 마음먹고 문을 나서려고 했다. 그리고 어째서 그 물건이 눈에 들어왔는지 트와일라잇은 알 수 없었다. 이곳엔 여러 번 왔지만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이질감이 셀레스티아의 침대 모서리 장식물에서 느껴졌다. 홀리듯이 다가간 트와일라잇이 그것을 비틀자 한쪽 벽이 열렸다.


    “공주님의 방에 이런 곳이?”


    트와일라잇은 살짝 열린 벽을 살며시 밀어보았다. 벽은 아무런 소음도 내지 않고 열렸고 그 뒤로 원을 그리며 아래로 이어진 계단이 보였다. 잠시 갈등하던 트와일라잇은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었다. 그녀가 계단에 발을 내딛자 계단 벽에 걸린 마법등이 빛을 발해 앞을 밝혔다.


    “여긴 마치 솜브라의 비밀방 같잖아?”


    크리스탈 왕국에서의 일을 되새기며 트와일라잇은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는 역시 하나의 문이 있었다.


    “이것도 마법으로 열리는 문일까?”


    그러나 그 문은 움직이지도, 잠겨있지도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간 트와일라잇의 눈앞엔 보물의 산이 펼쳐졌다. 미젤란 제로가 이퀘스트리아의 창세를 그려 공주님께 바쳤다고 알려진 ‘창세의날’, 라오 나르도의 ‘웃지않는 루나’, 밀러, 라피엘, 페이카스, 마리등, 역사속에 기록된 수많은 화가들의 진품 그림들과 온갖 조각들과 희귀한 보석들이 그 안에 있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보물창고인가? 래리티가 이걸 보면 정말 좋아하겠어.”


    트와일라잇은 주변을 둘러보며 안쪽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예술품과 보물들을 감상하던 중 한쪽 구석에 놓인 초라한 유리병을 발견한 트와일라잇은 그것을 들어올렸다.


    “뭐지 이 병은? 이곳엔 어울리지 않는데?”


    병의 안쪽엔 시커먼 연기 같은 것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연기의 중앙에서 눈이 나타났다.


    “우왓!”


    놀란 트와일라잇은 병을 놓쳤다. 공중에 뜬 병이 이곳저곳에 부딪히며 바닥에 떨어졌다. 떨어진 충격으로 마개가 열렸는지 병의 입구에서 검은 연기가 새어나오며 주변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트와일라잇이 서둘러 병을 집어들고 마개를 눌렀다. 안을 바라보자 연기의 양이 약간 줄어있고 가운데엔 여전히 크게 뜨인 눈이 트와일라잇을 바라보며 깜박이고 있었다.


    “하아. 놀랐네”


    트와일라잇은 원래 있던 자리에 유리병을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연기속에 생성된 눈은 그런 트와일라잇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돌아가야겠어.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알면 화내실지도 모르니.”


    그때였다. 뒤돌아선 트와일라잇에게 주변으로 스며들어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여들었다. 그것은 트와일라잇의 다리를 시작으로 몸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꺄악! 뭐...뭐야?”


    트와일라잇은 저항하려 했지만 연기처럼 보이던 그것은 강한 점성을 가지고 몸을 구속했다. 곧 그것이 트와일라잇의 얼굴을 덮었고 몸 전체를 휘감았다. 트와일라잇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녀의 비명소리는 연기의 막을 뚫지 못했다. 그리고 유리병속에 있는 눈은 그 광경을 보며, 분명 웃고 있었다.






    ** 셀레스티아의 티파티는 NamU님의 아이디어를 차용했습니다.

    ** 무플은 팬픽러에게 독과 같습니다.

    과자는칸초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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