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시가 훌쩍 넘었네  

3시간정도 자고 일어나서 말끔하게 차려입고 널 보러 가야 되는데 잠이 안온다...

며칠전에 준 청첩장은 모니터 옆에 활짝 펴져 있어, 아마도 내일이 마지막이 되겠지?

예전에 서로 결혼 못하면 그때 서로 결혼해주자고 장난치던게 엊그제 같은데 ... 

아니 사실 나 취업되면 너한테 멋지게 고백하고 싶었는데 너무 늦어버린거 같다

넌 기억날까  나 군인일때 수화기 너머로 울면서  니가 힘들때 나는 왜 곁에 없냐고  다른 친구들은 힘들때 남자친구들이

위로해 주는데 나는 왜 못 그러나며... 나도 너무너무 미안해서 빨리 취업하고 너 옆에 있고 싶었는데

삶이라는게 계획대로 되는게 없다  하긴... 벌써 6년이나 지나버렸네  

그동안 머했나 싶다  이럴줄 알았으면 학교 때려치고 일을 먼저 시작할걸

청첩장 주던날 목구멍까지 말이 올라오는걸 간신히 참았어

결혼앞둔 신부한테 고백하는건 좀 아니잖아?ㅋㅋ  영화 찍는것도 아니고 해피엔딩은 개뿔 사이코패스 영화로 마무리될게

뻔해서 .... 잘 참은것 같아  사실 나 너 결혼식가면 웃으면서 축하해주기 힘들것 같아서 너무 가기 싫었어 물론 현재 내 상황도

창피하고 부끄럽고 쪽팔리니깐 근데 너가 그렇게 와달라고 하는데 안간다고 우기는것도 웃기더라. 지금까지 숨겨온거 이제와서

밝히는것도... 괜한 자존심인가?  음... 그냥 서로를 위해서는 이게 최선이겠지

문득 결혼식 가는것보다 돌아오는길이 더 걱정된다  돌아오는 고속버스안에서 눈물이나 안흘렸으면...

내일은 진심이던 아니던 꼭 웃으면서 결혼 축하한다고 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