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Wiz)의 감독 선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T는 늦어도 다음 달 말까지 창단 감독 선임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그동안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을 비롯해 김인식 전 한화 감독, 김재박 전 현대 감독, 조범현 전 KIA 감독 등 4명이 꾸준하게 후보군으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제리 로이스트 전 롯데 감독까지 포함하면 총 5명으로 압축된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혀 새로운 두 명의 이름이 구단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양상문 전 롯데 감독(52)과 원조 메이저리거 박찬호(40·은퇴)다. 야구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젊은 층을 주 소비자로 하고 있는 모기업의 특성상 신선한 이미지를 갖춘 감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우선순위로 손꼽혀 오던 김성근, 김인식, 김재박, 조범현 전 감독 등 거물급 인사들이 한발 뒤로 물러나고 양상문 전 감독과 박찬호가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양 전 롯데 감독의 경우 LG 코치, SK 인스트럭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코치 등 다양한 경험과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을 하면서 쌓은 경기 외적 자산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차분하고 논리적인 성격인데다 야구계 주변에 별다른 적이 없을 정도로 원만한 성품이어서 '소통'을 중시하는 KT의 창단 감독으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앞서 거론된 4명의 감독들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 이미지에 감독으로 우승 경력이 없다는 점이 결점으로 지적된다.
박찬호는 창단과 동시에 프로야구 판에 새 바람을 불러 올 수 있는 빅카드다.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될 KT 선수단의 이미지와도 일치된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야구에 이어 국내에서 두루 선수생활을 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영어 소통에 문제가 없어 3명의 용병들을 다루는 데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감독, 코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KT가 선뜻 박찬호 카드를 빼들지는 의문이다.
KT는 지난달 신인선수 우선 지명권을 행사, 부산 개성고 좌완 심재민과 천안 북일고 유희운을 확보했다. KT는 아직도 2명의 신인 우선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4명을 포함, 드래프트를 통해 15명 내외의 신인들을 확보할 예정이다.
KT는 이 밖에 공개 트라이아웃과 4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2차 드래프트 등을 거쳐 연말까지 총 45명 정도의 선수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내년 시즌 2군 리그를 거쳐 2015년 막내 구단으로 프로야구에 뛰어들 위즈를 책임질 마법사는 과연 누가 될까.
* 양상문은 롯데 감독 시절 꼴지 연속으로 한 전력이 있는데 신선함은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