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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맨날 비회원으로 눈팅만 하다가 처음 가입해서 익명의 힘을 빌어 글을 써봅니다.
저는 큰 고민부터 시작해서 아주 정말 굉장히 사소한 고민까지 항상 고민을 달고 사는 사람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고민이 있으면 친구와 술 한잔 하면서 털어놓는 다던가 아니면 뭐 사소한 고민같은 것은 친한친구 끼리라면 그냥 지나가는 말로도 할 수 있는 건데 전 친구들과 술을 먹어도 정말 친한 친구와 살아도 절대 제 고민같은 걸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혼자서만 끙끙 앓고 속에 담아두고 있다보니 사소한 고민이 큰 고민이 되고 큰 고민이 결국 폭탄이 되어 뻥 터지고 맙니다.
정말 사소한 고민같은 것을 1개만 써보자면 전 대학때문에 지방에서 올라와 홀로 자취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원룸같은 경우엔 모든 택배를 다 관리실에서 보관하는데요. 택배회사들이 다 관리실에 맡기고 문자를 넣어주지 않으니 저는 도착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택배를 빨리 받고는 싶은데 확인 할 길이 없자 마트에도 가고 은행에도 가고 편의점에도 가는 등 밖에 나갈 일을 막 만들기 시작합니다. 관리실 옆 화이트보드에 택배가 오면 해당 호수를 적어놓습니다. 그걸 보기 위해 말이죠. 그런데 정말 나갈일은 없고 택배를 빨리 받고 싶을 때엔 보통 다른사람들의 경우엔 관리실에 말을 해놓겠죠. ' OOO호 택배오면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그런데 전 그게 안됩니다. 관리실 주인의 입장에서 온갖 상상을 펼치는 것이지요. ' 아 이 놈 진짜 사람 귀찮게 하네. ' , ' 이 놈 저번에 OOO호 그놈 아니야? 아 짜증나'
이런 망상들. 결국 말도 붙히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택배왔는지 내려가서 확인도 못합니다. 또 온갖 상상을 하는것이죠. ' 혹시 막 물건 없어지면 날 의심하는거 아니야?' , '이유없이 왔다갔다 거린다고 날 이상하게 보려나..?' 등등 결국 어떻게든 밖에 나갈 일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꽉 차지 않았는지 갖다 버린다던가, 귀찮다고 그냥 한 봉투에 넣어놓은 박스, 페트병 등을 분리수거해서 따로 갖다 버린다던가.
이렇듯 전 정말 소심하고 타인의 눈치를 타인을 너무 의식합니다.
게다가 낯가림도 심해서 사람과 친해지기엔 너무나 오래 걸립니다. 이것도 실화를 말씀해 드리자면 초등학교때 친하게 놀던 친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가 갈려서 헤어졌죠. 이렇게 연락이 끊기고 고등학교에서 우연히 한 반에서 마주칩니다. 그 때 전 같이 고등학교를 온 다른 친구들과 전부 떨어져서 혼자 반에 앉아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차마 먼저 아는 척을 하지는 못하겠고, 그래서 기다렸습니다. 먼저 아는 척을 해줄때까지 이렇게 하루.이틀이 가고 4일이 되던 날. 슬슬 불안했습니다. ' 아... 왜 말을 안 걸지? 날 잊은건가? 그럴리가 없는데.. 혹시 내가 먼저 말을 안 걸어서 내가 싫어진건가? ' 정말 말도 안되는 온갖 망상들을 시작했고, 결국 아.. 그냥 쟤랑 더 이상 친구로 지내지 말아야겠다. 라고 결론을 내리던 찰나에 그 친구가 다가와줬습니다. 나중에 그러더군요. 자기도 소심해서 내가 먼저 말 걸어주길 기다렸다고. 그런데 하도 모른 척 하길래 답답해서 자기가 먼저 말을 걸었다고 말이죠.
그리고 저는 밖을 나가기가 조금은 두렵습니다. 사람이 아니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은 두렵습니다. 이것은 계기가 있는데 전 고등학교 1~2학년때 정말 심하게 여드름이 올라왔습니다. 온 얼굴이 탱탱 부어오르고 빨갛게 되더군요. 정말 그 때는 학교도 가기싫고, 친구들도 보기 싫고,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날 이상하게 볼까봐. 나를 보며 비웃을까봐. 심지어 가족들도 싫었습니다. 가족인데 절대 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싫었습니다. 그냥 모든 사람이. 학교를 갈때엔 모든 사람이 날 쳐다보는 것 같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볼때엔 날 욕하는 것 같고 날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날 욕하는 것 같고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 때의 기억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조그마한 결점이 있을 때 밖에 나간다면 모든 사람들이 다 그걸 알아보고 비웃는 것 같고 절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 그래.. 역시 사람들은 날 싫어해. ' 이런 느낌?
하지만 제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저런 모든 것들을 절대 티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절대 이야기하지 않고 절대 티내지 않으니 제 친구들은, 더 나아가 가족들은 절대 알 수가 없는거죠. 절 지극히 정상인으로 봅니다. 그러니 전 위로도 받지 못하고 아무런 응원도 받지 못합니다. 그냥 저 혼자서만 끙끙 댈 뿐
아 그냥.. 위로받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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