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서야 우스갯 소리나 술안주 정도로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 나로써는 절망 그 자체의 이야기를 하나 해줄까해 잘 들어줘 또 내가 언제 부작용을 일으킬줄 모르거든
어렸을적 우리 집안은 다른 집안보다 좀 부유했어 아니 많이 부유했다고 할까? 대한민국에서 세손가락 안에 손꼽힐 정도의 OO그룹의 부회장이 우리 아버지였고 큰아버지가 그룹의 회장 그리고 친척들은 전부다 임원이거나 간부였어. 한국에서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그룹이 우리 집안 것이나 다름 없었지
우리집에서 일하는 집사만 해도 열 명 정도였던걸로 기억해 난 내가 부유하다는 것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차츰 알게 되었어. 남들은 다 걸어오거나 버스 고작해봐야 아버지 차를 타고 등교했을거야. 하지만 난 매일 아침 집사 한명이 아주 럭셔리하고 고가의 리무진을 타고 교문 앞에 내렸어.
옷차림도 그 당시 명품 브랜드라고 말하는 고가의 옷만 집에서 입혀줘서 일까 난 그야말로 '회장님 아들'이였지
내가 부자여서 일까?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대우는 남달랐지 다른 친구들의 의견은 무시당할지 몰라도 내 의견만큼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했고 학생들을 공정하게 가르켜야 할 의무가 있는 선생님 조차 나에게 쩔쩔맸어
중학교 고등학교를 접어들면서 그 대우는 확실히 달랐어. 어느 날 내가 늦잠을 자서 학교를 가는데 교문에는 그 당시 우리학교에서 가장 무섭다는 학생부장 선생님이 교문지도를 하고 계셨어 늦은 아이들은 전부다 엎드려 뻗쳐를 하고 있었지 나도 자연스럽게 친구들 옆에 가서 엎드려 뻗치려는 찰나였어.
"넌 그냥 들어가 "
아직도 그 어쩔줄 몰라하던 선생님의 표정이 내 눈앞에 선해 다른 친구들은 불평조차 하지 않았지 아마 내가 이런 대우를 받는게 당연하다고 느꼈을지 모르지. 하지만 난 그때부터 뭔가 찜찜했어 나를 특별한 대우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불편하다고 느꼈고 난 최대한 평범한 일상을 살기위해 노력했어.
고등학교 시절엔 누구나 해봤을법한 야간자율학습도 빼먹지 않고 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 그 결과 중하위권에 머물던 성적이 갑자기 전교 10등 안에 들 정도로 올라갔어.
하지만 그때부터 일까? 점점 사람들이 나를 피한다고 느껴졌고 뒤에서 나를 평가하는 말들이 종종 들리곤했어
" 쟤.. 학교에 뒷돈 줘서 성적 오른거 아냐? "
" 그러니까.. 쟤 내 아빠 OO그룹 부회장이라며?"
처음엔 저런 말들을 그냥 무시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왜냐면 난 부정한 방법으로 내 성적이 오르지 않았고 내 자신에게 떳떳했으니 말이야
그렇게 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어. 한국 최고의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어 다른 방법을 쓰지 않고 순수하게 내 실력으로 말이지. 하지만 현실은 그런 나를 인정해주지 않더라 오히려 집이 가난해서 나보다 안좋은 대학에 간 친구를 인정해줬지 나는 마치 놀고 먹으면서 저 대학교에 진학했다는 소문마저 돌았어.
" 쟤 뒷돈 주고 대학입학했다며?.."
" 아마 그럴거야쟤 내 아버지가 OO그룹 부회장이잖아.."
대학생 때는 뒤에서 나를 평가하는 말들이 더욱더 많이 들렸어. 처음에는 무시하자라고 생각했지만 친구들과 교수님은 나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 다르더라. 일부러 나를 따돌린다는 느낌까지 들었고 급기야 난 소위 말하는 '왕따'를 당하게 되었어
대놓고 뒤에서 웅성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난 더 이상 참을수 없었어 걔내들한테 가서 윽박을 질렀어
"나 뒷돈 줘서 들어온거 아니거든 좀 닥쳐줘 씨발놈아.."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뿐이였어 그나마 몇몇 친한 친구들조차 나를 외면하기 시작하더라고 급기야 대학 교수들까지 나를 조사하기 시작했어 내가 뒷돈으로 대학에 진학했는지 말이야. 하지만 뒷돈 없이 실력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안 교수들은 자신들의 판단을 부정하기 시작했고 학생들은 소문을 거이 진실로 믿게 되었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대학교를 졸업했어 아버지는 날보고 자기 회사에 들어오라고 말했지 하지만 난 너무나도 싫었어. 내 뒤를 따라다니는 '낙하산' '부회장 아들' 이라는 꼬리표가 정말 싫었기에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했지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나에게 버럭 화를 냈어.
"너 남들은 오고 싶어도 못오는 회사야!! 알기나 해?!"
내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결코 자기의 뜻을 굽힐 생각을 하지 않았어 물론 나도 절대로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어
그러곤 다른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변변히 면접을 보았지만 전부다 떨어지고 말았어.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스펙이 좋았으면 좋았지 결코 뒤떨어지진 않았어. 그 누구보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했거든 하지만 면접관 조차 나를 색안경을 끼고 보더라.
" 아버지가 OO그룹 부회장이시면 왜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됬죠? 아버지 회사에 충분히 들어갈수 있을텐데.."
다른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OO그룹이 경쟁상대였기 때문에 OO그룹 부회장 아들인 나를 절때 뽑지 않았어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거야
난 그 누구보다 평범하게 삶을 살고 싶었는데 이 사회는 그런날 내팽겨치더라. 그나마 지원하려고 했던 중소기업 마저 아버지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지. 평범한 삶조차 아버지가 반대하신다면 난 어렸을적부터 꿈꿔왔던 조그만한 고기집 하나를 차리는게 내 꿈이였지. 아버지에게 가서 말했어.
" 아버지 저 조그만한 가게 하나 차리겠습니다."
"뭐?! 이제는 사업을 해?! 이 새끼가 애비 얼굴에 먹칠할려고 작정한거야?!!"
순순히 허락해줄 아버지가 아닐거라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어. 하지만 난 포기할 수 없었어 이때까지 아버지가 설계해준 인생에서 살아온 만큼 이번만큼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 더 이상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낙하산' 'OO그룹 부회장 아들' 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싶었어
정말 내 뜻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더라. 아버지와 나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어. 옛말에 열번 찍어서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 거짓말이더라. 내가 강하게 다가갈수록 더욱더 단단해지는게 아버지였어. 급기야 아버지는 장사할려면 자기하고 혈육관계를 끊자고 말씀하셨어.
난 아버지와의 혈육관계를 끊고서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어. 자식이라곤 나 하나뿐인 아버지였지만 난 별로 개의치 않았어.
그렇게 난 내 소원대로 조그만한 고기집 하나를 차렸어. 처음엔 거이 망하다 싶히했지만 생활력 강한 아내 때문에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급기야 일대 최고의 맛집으로 손꼽힐 정도로 입소문을 탔어.
그 결과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은날이 없었고 그야말로 대박이 나고 말았어.
그렇게 1년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아버지는 날 단 한번도 찾아오시지 않았고 서로 연락조차 하지 않았어 그야말로 혈육관계가 끊기고 만거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아버지는 아들 한명을 입양했다고 들었어.
그러던 어느 날이였어 평소와 다를것 없이 업체에 물건을 가지러 갈려던 참이였어.
"여보 오늘 꿈자리가 뒤숭숭해요. 오늘 안 가면 안되요?"
그때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물건을 싣고 오는길에 대형버스와 충돌했고 난 그 뒤로 정신을 잃었어. 내가 눈을 떴을 땐 사고가 난 3일이 지나서였지. 의사는 그런 날보고 눈을 뜬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말했어 대형버스와 부딪힌 내 차는 형체도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질 만큼 큰 사고였어.
눈을 뜬게 기적이라고 하니 이제 몸만 움직이고 금방 퇴원해서 다시 장사할 생각에 서둘러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 하지만 몸은 거짓말 같이 말을 듣지 않았어. 의사와 아내가 문 밖에서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것이 번번히 내 눈에 보이곤 했어.
난 알 수 있었지 내 몸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이야. 그러던 어느 날 1년 가까이 연락이 안되던 아버지가 불쑥 찾아온거야. 아버지 옆에는 7살 남짓한 어린아이가 있었어 들리는 소문이 사실이였지 아버지는 아들을 입양한거지. 하지만 나에 대해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아무말도 안 하곤 나를 한 3분간 뻔히 쳐다보고는 그냥 가더라.
그렇게 계속 누워있다 보니 신경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졌고 급기야 우울증까지 걸려버린거야. 정성스럽게 나를 간호해주는 아내에게 윽박을 질렀어.
"꺼져!! 아무도 보기 싫으니까 꺼지라고!"
정말 이대로 살다간 미쳐버릴 것만 같았어. 그렇게 6개월 가량 난 병원에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어 아내는 나에게 나을 수 있다고 항상 희망을 심어줬지만 난 그런 아내에게 더욱더 가혹하게 대했지.
그러던 어느 날이였어. 의사와 아내가 심각한 얘기를 나누는걸 목격했고 곧장 의사가 나에게 찾아왔어.
"몸이 다시 움직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로 인한 부작용으로 매일 5분정도 환각증세가 일어날수 있습니다. 치료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치료한다고 말했지 난 이렇게 누워있을 만큼 고통스러운것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죽을 생각조차 했으니까 5분정도는 아무렇지 않았어.
하지만 치료 당일날 아내의 표정은 평소보다 더욱더 슬퍼 보였어. 왜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그렇게 마취바늘이 내 몸속으로 들어왔고 난 정신을 잃었어.
눈을 떠보니 병원이 아닌 내가 운영하던 가게안이였고 분주히 움직이는 아내에게 말했어.
"여보나 다 나았어요?"
"다 나은지가 언젠데.. 여보 5번 테이블에 음료수 두 병~"
정말 가히 놀라울 정도의 기적이 나에게 일어난거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상황에 난 어쩔줄 몰랐어. 정말로 움직일수 없었던 몸이 움직이고 있었어.
평소와 같이 가게 마감을 하고 셔터문을 내릴려는 찰나였어 두개골이 금방이라도 으스러질 정도의 두통이 찾아오더니 이내 배경은 병원으로 바뀌어져 있었어
이것이 의사가 얘기한 환각증세였지. 두통으로 인해 시야가 흐릿흐릿했고 난 병원 침실에 누워 있었어. 희미하게 나마 침대에 기대어 자고 있는 아내 옆에 아버지를 볼 수 있었어.
아버지는 내 엄지 손가락에 도장인주를 미친듯이 발라댔고 '가족관계포기서' 라는 흰 종이에 내 엄지손가락을 찍고는 아버지는 입양한 아들한테 말하더라.
"이제 니가 OO그룹 차기 부회장이야."
그러곤 문 밖으로 아버지와 입양한 아들은 나갔어.
그리고 의사는 내 몸에 다시 마취주사를 놨고 정신이 다시 흐릿해지더니 다시 배경은 가게 안으로 바뀌어져 있었어.
"여보나 다 나았어요?"
"다 나은지가 언젠데.. 여보 5번 테이블에 음료수 두 병~"
매일 5분정도 환각증세가 나타날때 마다 아내는 매일 나타나는데 갈수록 아내의 표정이 슬퍼지는 것 빼곤 생활하는데 별다른 지장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