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뒤늦게 국사를 다시금 공부하고 있습니다.
왠 국사냐고 하신다면 하늘에 별따기라고 불리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어서라고나 할까요?
강민성이라고, 국사쪽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사람인 것 같은데 강의가 쏠쏠하니 재미가 좋습니다.
물론, 시험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면 먹먹하니 가슴 한쪽이 답답해지지만 말이죠.
오늘도 열심히 인터넷 강의를 듣는데
국사 선생님께서 후기 조선의 상업을 설명하시면서 만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예전에 했던 드라마, 상도 이야기를 하시는데
햐, 상도라니. 갑자기 기분이 아련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상도가 언제 했던 드라마 였더라?
갑자기 밀려드는 궁금증에 저는 잠시 강의를 멈춰두고 상도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으리라 생각했건만, 상도가 무려 2001년에 헀던 작품이더군요.
그럼 허준은? 갑자기 머리속에서 허준이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 레전드 드라마 중 하나인 허준,
우리나라 한의학과 커트라인을 서울대 의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허준,
꽃같던 고딩시절 나의 월요일 화요일 저녁 10시를 강탈해 간 야수같던 허준,
드라마 보겠다고 학원을 도망쳐 나오게 만들었던 허준,
허준에 대한 추억이 방울방울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약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진 저는 이읔고 허준의 세계로 빨려들아가는 저의 모습을 발견했죠.
분명 상도보다 허준이 먼저 했던 것 같은데, 허준이 언제 했었더라?
잠시 확인만 하고 빠르게 공부로 복귀하리라 생각했던 다짐은 이미 망각한 채
저는 다시 검색창에 허준을 쳤습니다.
그랬더니 나오라는 허준은 안나오고 방송인 허준씨 사진이 떡하니 뜨더군요.
뭐야 이건? 당황하던 저의 눈에 연관검색어로 드라마 허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나 처럼 드라마 허준을 찾는 사람이 꽤 있는가 보구나.
저는 반가운 마음에 마우스 포인트를 옮겨 연관 검색어를 클릭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오랜만에 전광렬 아저씨의 훈훈했던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죠.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잠시 후 화면에 나타난 화면은 저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훈훈한 광렬이 아저씨 모습을 기대했건만
응? 이건 뭥미?
저는 당황해서 다시 한번 화면을 살폈습니다.
지금 내가 헛 것을 보고 있는 건가? 하지만 화면에는 낯선 '구암 허준'이란 드라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즉시 연결되어있는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했습니다. 확인해본 결과
마의의 후속작으로 오는 3월 4일 부터 방송이 시작 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것도 무려 120부작으로! 세상에 120부작이라니...
일주일에 두편씩 방송되도 60주, 한달이 4주에 8화씩이니까
이건 그야말로 분량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11월?
연장되면 아마도 12월달까지 한 작품을 밀고 나가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MBC의 거대한 야망이 물밀듯이 모니터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듯 했습니다.
전작 허준에서도 그랬지만, 브금이 한국적인게 맘에 드네요
허준으로는 무신에도 나왔던 김주혁씨가,
유의태 어르신에는 타짜와 대왕 세종에 나왔던 백윤식씨가 배역을 맡은 것 같더군요.
연출은 김근홍이라는 사람이 한다고 하는데, 사실 누군지는 잘 모르겠고
전작을 살펴보니 선덕여왕, 이산 등의 연출자더군요.
극본도 아이리스, 식객, 주몽의 작가고 말이죠. 이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은 구성 일까요?
아무리 그래도 시청률 50%를 넘나들었던 허준의 거대한 아성을 뛰어넘기에는 아마도 무리가 있겠지요?
요즘 이라크에서 허준이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르고 다시금 글로벌하게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니,
MBC가 아, 나 예전으로 돌아가고파 하며 꺼내든 카드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그 당시 허준이라고 하면 정말 압권이 아니였겠습니까?
닭의 몸에 장침을 일곱개던가? 꽂아 넣는데도
지금 나한테 뭔일을 저질렀단감? 하며 닭이 멍청하게 고개를 좌우로 후득거리던 모습,
사람의 위는 목구멍으로부터 한자 여섯 치, 라며 줄줄이 비엔나 처럼 사람의
내부 장기 모습을 읊어대자, 지금은 고인이 되신 호랑이 선생님께서 네가 그걸 어찌 아느냐?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던 모습,
전설의 레전드, 허준 아저씨의 '위의 모습은~' 드립
(광고를 진짜 없애고 싶지만 삭제하는 방법을 모르겠음)
그나저나 말이 시청률 50%지 실질적로는 당시 집에 TV가 있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보던 국민 드라마가 허준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전국민이 시청한 셈인데
그걸 리메이크 한다니... 그 때와 같은 스토리로 진행한다면 다 아는 스토리인데 재미가 있을런지..?
뭐, 제작진 분들께서 어련히 잘 각색과 변조를 해주시겠지만, 역시 예전에 보았던 허준과 비교과 될터이니
그들도 심히 부담스러운 작업이 아닐까 싶네요. 아마 요즘 10대들은 허준이라고 하면 잘 모르겠죠? 2000년도 작품이니 아마도 90년대 이후 태생 분들은 잘 모르실테니 그들을 타겟으로 삼는 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궁금하지 아니 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SBS에서도 이번 4월 부터 '장옥정, 사랑에 살다'라는 월화 사극을 한다던데
이건 장희빈 이야기거든요. 숙종과 인현왕후, 동이로 잘 알려진 숙빈 최씨 등등의 이야기라죠.
장희빈으로 김태희씨가, 숙종으로는 유아인씨가 캐스팅 됐다던데.
이 두 드라마가 붙으면 누가 이길지 참 궁금하네요.
2013년은 그야말로 사극이 쏟아져 내리는 해가 될 듯 싶습니다.
김태희는 역시 이쁘지만, 사극이라니.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좀 걱정이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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