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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35272
    작성자 : 그지똥
    추천 : 63
    조회수 : 13050
    IP : 112.155.***.179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2/24 11:59:06
    원글작성시간 : 2013/02/24 05:52:16
    http://todayhumor.com/?humorbest_635272 모바일
    [전설이된자료] 나는고대생 그녀는 연대생.txt

    새벽 네시 잠자기 직전 베오베 보는 버릇 때문에 보게 된 한 게시물

    다 보고나서 모바일로 보기에는 힘들다는 분들이 많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텍스트 파일로 정리합니다.

     

    제목 : 나도 연애담 풀고싶은데 풀면 들어 줄 사람있나?

    없는가 다 자나

     

    고등학교때 학원을 다님 그냥 보습학원이었는데

    밤에 야자를 시켜줬어 한시? 두시? 정도까지 공부하다 가도되는데 우리반에서 나만 남아서 야자를 했어. 애들은 다 열시쯤에 집을 가고 근데

    늘 옆반에도 불이 켜져 있더라고

    그쪽은 통 가볼일이 없어서 누군지는 몰랐어

    별 생각없이 언제였나....음.. 아무튼.. 벽에 기대서 공부를 하다가 진짜 의미없이 벽을 툭쳤음. 아마 문제가 안풀렸나? 그래서 였을거야

    근데 옆반에서도 벽을 치는거야. 정말 깜짝 놀랐지

    뭐지 싶어서.. 두번 치니까

    또 두번 콩콩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냥 웃겼는데 괜히 기분이 참 묘했어. 왜냐면 옆반은 여고애들 반이었거든.

    그리고 그날 야자는 그렇게 끝났어. 그리고 난 매일 그런식으로 공부했지.

    늘 그반은 불이 켜져있었고....

    그러다 어느 날 집에가는길에 선생님한테 물어봤어 옆반에 공부 누구누구 하냐고

    그러니까 한명밖에 안한다고 하더라고 나처럼. 그러면서 이름을 알려주더라고 누구누구

     

    괜히 이름 석자 알게되니까 설렜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한거 같아. 그전까지는 내가 그여자애보다 맨날 먼저갔는데 안되겠어서 진짜 악물고 공부해가며 버텼어

    그리고 두시 좀 전에 걔가 집에가는거야

    나도 부랴부랴 따라갔지

    아 걔가 내 소리듣고 고개를 돌리는데 진짜 너무 예뻤어

    긴머리를 약간 반묶음을 하고 애가 하얗고 마르고 뭔가 하늘하늘한데 눈이 진짜 동그랗더라 그장면 아직도 기억해.

     

    얼굴 터질 뻔 했다. 괜히 그래서 뛰어서 달려나갔지..

     

    그리고 계속 밤에 공부를 했지. 가끔 마주치는데 너무 좋았어. 그러다가

    아 내가 이제 수2를 풀어야하는데 그 학원에는 이과선생님이 없어서 반이 개설이 안된다는거야. 워낙 작은 학원이었거든

    몰라 수학선생님이 한분인데 자기도 시간이 안되서 수1만 가르친다고 하고 나는 진짜 어쩔 수 없이 학원을 관둬야 했어.

     

    근데 괜히 학원 앞 지나갈 때면 짠하고

    어디학교애인지도 모르겠고 미치겠고

    마음만 계속.... 그러다가

    결국 고2 고3 지나고 대학에 붙었어.

     

    아무생각없이 그 학원앞을 지나가는데 작은 플래카드에 그 애 이름과 동시에 연세대라고 적혀있는거야....

     

    그때 막 싸이월드 많이 할 때 인데 걔 이름으로 찾아도 나오질 않더라 싸이를 안하는건지....

    그리고 대학에 입학을 했지

     

    내가 ㅋㅋㅋㅋ 가끔씩 그래서 연대를 갔다. 혹시나 마주치지않을까 해서.. 괜히 가서 걔네 단과대 앞에 있다오고 아 미쳤지 진짜

     

    혹시나해서 주위에 그 과에 아는사람 없냐고 아무리 물어보고 다녀도 없는거야... 도대체가..

     

    근데 언제인지 또 가서 멍때리면서 있는데 아 진짜 왜그랬을까 싶은데

    막 비가오는거야 ㅠㅠ 막 쳐맞다가 건물 현관에서 완전 생쥐꼴로 있었어

     

    아 어쩌지 난 연대 캠퍼스도 잘 모르고 우산  구하려면 어디로가야 될지도 모르겠고 근데 어떤 여자가 건물에서 나오더니 우산을 뙇 피는데

    뒷모습이

    걔다 걔

     

    심장이 터질거 같아서 말이 입으로 안나옴

    아 저 저기요 저기요

    떨면서 외쳤다

     

    걔가 2년전 딱 그때 그날처럼 뒤돌아 보더라

    똑같은 반묶음머리 하얗고 화장기없는 순수한 얼굴로 돌아봄 으아....

     

    어디까지 가세요.... 라고 묻는데 걔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머.... 네.... 저 로터리가는데 ....

    계속 갸웃 갸웃 하면서 어.... 누구지?..

     

    나 괜히 부끄러워서 모르는척 해버렸어..ㅠㅠ

     

    저 여기학교학생 아닌데 친구만나러 왔다가 바람맞고 지금 비오는데 어디로 가야 우산 파는지 모르겠다고.... 학교 파해서 사람도 없는데 로터리까지만 어떻게 씌워주시면 안되겠냐고

    개 횡설수설했지

     

    과티입고있었는데.. 부끄럽다 ㅠㅠ 왜 그거입었지....

     

    그때가 축제였나 해서 과티입은거 였는데 그냥 가던 버릇으로 아무생각없이 간거라...ㅠㅠ 아 병신 ㅋㅋㅋ 여튼

     

    그러니까 걔가 계속 갸웃갸웃하는거야

    내가 아 ㅠㅠ 죄송하다고 불편하시면 괜찮다고 남자라 그냥 갈 수 있다고 했어....

    근데 걔가 아 아니 혹시 00학원 안다니셨어요? 이러는거

    빙고

    올게 왔구나

     

    다녔었다고 저 아시냐고 그랬지 얼굴 새빨개져서....

    ㅋㅋㅋㅋ 안다는거야 어머 어떻게 여기서 다 만나네요ㅎㅎㅎ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ㅠㅠ 니찾으러 왔으니까 만나지 ㅠㅠ

    라고 말은 못하고 

    어ㅋㅋㅋㅋ 진짜 그러게요 ㅋㅋㅋㅋ 이럼

     

    하여튼 그래서 막 같이 걸어갔어 우산쓰고 옛날 얘기 하면서... 학교는 어때 뭐 그래 니가 고대를 갔구나 ㅋㅋㅋㅋ 신기방기 하네 ㅋㅋㅋ 어쩌다

    여기왔대 ㅋㅋㅋ 어 친구가 불러서 ㅠㅠ

    친구가 무슨과야 ? 이러는데

    죄책감에 어 ㅋㅋㅋㅋ 법대 ㅋㅋㅋㅋ 이럤음

    법대 몰라 ㅋㅋㅋㅋㅋ 또 물어볼까 무서웠다

     

    얘가 역까지 우산을 씌워줬어

    자기는 기숙사 살고 사실 약국가려고 로터리 가는거였는데 역까지 ㅠㅠ ㅋㅋ 고맙다구

    뭐 더 같이있고 싶었지만 여기서 뭐라하지도 못하고...

    그래도

    그래도 큰맘먹고 고맙다 우산씌워줘서 살았다 니덕분에...

    하면서 밥산다고 폰번호를 받았어

    받았습니다 어머님 아버지 ㅠㅠㅠ

     

    집에가는 길 내내 심장만 두근두근 괜히 문자도 못보내고

     

    이것이 07년도 얘기

     

    그리고 연락을 했어 용기를 내서 문자로 여러 얘기 했지

    사실 어떻게 알던 사이가 아니라 다 하나하나 이런애였구나 배워가는 기분

    용기내서 다시 신촌을 가고 밥을 사줌 .... 으아

     

    걔도 안암에 몇번 오고 학교 구경도 시켜주고

    그러다 기숙사 밤 시간 다 될때까지 벤치에서 얘기하고ㅠㅠ

    얘 들여보내면 내 기숙사 문 닫구요....나 학교와서 맨날 과방에서 잠 ㅠㅠ 기숙사 사는데

     

    그래도 좋았다 너무 좋았다

     

    그리고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얘가 그맘 때쯤 기숙사를 자취로 옮겼어 룸메문제 때문에

    자취방을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어딘지는 알고 있었다ㅠ

    하루 내 수업 다 째고 거기로 감 일단

     

    걔는 수업듣는 중이었고 나는 걔 자취방 앞에다가 포스트잇을 엄청 많이 붙였어. 막 엄청은 아니고 좀 많이 ㅋㅋ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해보니좀

    병신같지만

    엄청 색깔별로 붙여서 알록달록하게

     

    근데 그게 어떻게 되는거냐면 포스트잇마다 문구를 적었는데

    편지형식으로 읽을 수 있게

    계속 떼면 안에 얘기가 이어지게

    아 뭔가 말로하니 설명이 안된다

    피자 미디엄 사이즈 만한 크기? 아 뭐래 진짜 ㅋㅋㅋㅋ 하여튼

    막 덕지덕지 붙여놨는데

    이걸 하나하나 떼면서 읽을 수 있어

     

    일단 맨 위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은

    누구누구야 넌 뭐가 예뻐 하면서

    한 스무장의 포스트잇에 걔의 장점이 써있어

    넌 눈이 예쁘고 반묶음 머리가 예쁘고 웃을 때 앞니가 예쁘고 손목이 예쁘고 이런식으로 한장마다 하나씩

    그걸 계속 읽어나가면서 떼다 보면

    그아래에는 누구야 네 단점은 으로 시작하면서

    넌 보고있으면 현기증나

    넌 목소리가 맑아서 주위 남자들이 다 귀기울여

    너는 학점이 좋아서 눈치보여 이런식으로

    단점이 아닌 단점들

     

    그 아래에는 너가 내게 했던 말들도 적어놓고 포스트잇 한장한장마다 붙여놓고

    또 너가 하고싶다 말했던 것들 적어놓고

    그래서 결국 마지막 포스트잇에는

    누구야 좋아해 계속 계속 좋아해

     

    난 솔직히 걔가 그걸 안 떼어 볼까봐 ㅠㅠ 맘졸이고 있었는데 ㅠㅠ 엄청

    근데 기다렸지 밖에서.... 걔가 수업 끝났을듯 한 즈음에 좀 더 있다가 전화가 오더라고

     

    어디냐고 그래서 어디어디라 말하고 조금 있으니 걔가 오더라

     

    커피숍이었음 암튼

    걔가 약간 심통난 얼굴로 왜 남의 집 앞에 그런걸 해놨냐고 뭐라함....

    나 완전 기죽어서 미안해.... 하는데 걔가 걍 가더라고

     

    자기 따라오지 말라고 홱 가버리는데

    울뻔함 진짜 ㅠㅠ

    아 .... 허망하게 있는데

    어 보니까 걔가 노트하나를 두고간거 ㅠ

    뭐지 이거 갖다줘야 되는데 이거 어떻게 전해주지

    나한테 화난거 같은데.... 하고 그것만 붙잡고 있었음

     

    전화해도 안받고 노트두고갔다고 문자해도 씹고

    그렇게 커피숍에 두시간을 있었다 노트 붙잡고 아 심장만 쿵쾅쿵쾅

     

    뭔가 노트를 열어봄

    근데 일기장인거야....

     

    뭔가 앞에 분명 페이지가 훨씬 많이 더 있었던거 같은데 그 부분은 뜯은거 같았어

    그리고 첫장이 나 만난 날이더라 우산 비 그 날

     

    제목이 뭔줄아냐

     

    내가 그 제목을 보고 타고가던 지하철에서 내려서 반대방향 열차를 탔다

     

    "오늘 첫사랑을 만났다"

     

    와 진짜 ㅠ 내가 그때 그거보고 십년은 명이 줄은 느낌 으아아

     

    결국 계속되는 일기의 내용인 즉슨

    걘 내가 얠 학원에서 처음 보기 전부터 날 좋아하고있었다고해

    그래서 나보다 늦게까지 공부를 한거였다고

     

    고등학교 축제때 다른학교애들이 와서 구경하잖아

    내가 교지부였는데 우리가 시화전을 했거든

    거기에 내가 쓴 시를 보고 두근두근했었대

    걔도 내 이름과 내 학교만 알았던 거지

     

    그리고 학원을 다니는데 한번 물어봤었나봐 나처럼 선생님한테

    그냥 아무의미없이

    옆반에서 제일 늦게까지 공부하는 애가 누구에요?

    그니까

    그때 자기가 보고 설렛던 시를 쓴 남자애 이름을 샘이 말해준거야 그때 자긴 얼굴도 모르고 괜히 사랑에 빠졌대

     

    실제로 그 일기장에 내가 고딩때 썼던 시가 써잇더라고

    와 난 완전 잊고있었는데 말야

     

    그치만 얼굴은 알 수 없고 마음만 저려서

    계속 늦게까지 공부했대

    벽을 하나 두고 옆공간에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맘이 설레어 왔다고

     

    언젠가 니가 벽을 쿵쿵 쳤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이런식의 일기가 적혀있더라 아

    그리고 운명적인 그날에 우린 얼굴을 마주친거지

    내가 달려나간 그 날

     

    그랬는데 내가 학원을 그만둬서 너무 속상했다고 했어

    하지만 연락할 수도 없고 방법도 모르니 마음만 절절했다고

    걘 우리 고등학교를 아니까 몇번 교문앞에 몰래 왔었는데

    남고라 무서워서 멀찍이 보기만 했었대 결국 날 본적은 없고

     

    아 완전 내가 연대간거랑 똑같잖아

     

    그리고 이렇게 우리가 만난거지

     

    어떻게 걔가 우리학교에 있는걸까

    진짜 하늘이 도와줬나 너무 가슴이 벅찼다

    날 못알아본거같아 조금은 속상했다............

     

    이런 일기를 보고 웃기면서도 막 말해주고싶은거야 내 심정을

     

    계속 같이 있고 싶었는데 걘 지하철을 타러갔고

    다행히 번호를 주고받았다고 되어있었어.... 아

     

    아 그리고 매일매일 일기마다 써있는 나의 이야기들

    가령 오늘은 누구와 무슨말을 했고 오늘은 누구와 뭘 먹었다

    고등학교때는 완전 범생이더니 요즘은 좀 노나리같네.... 이런 얘기도 기억나네

     

    계속 계속해서 내 얘기가 적혀있었고

    결국 마지막장엔 오늘자 일기가 있더라

    오늘자 일기는 별거없이 한줄이었어

     

    난 오늘 첫사랑을 이룬다

     

    아 달려갔지 걔네집 앞으로

     

    약간 마지막 일기보고는 눈물이 핑 돌더라

    뭔가 우리들이 이렇게 까지 만날 수 있게 해준

    서로에게 고맙고

     

    달려갔더니 걔가 현관에 앉아 있더라

     

    밤이었는데

     

    계 첫마디가

     

    야 왜이렇게 오래걸렸어

     

    아 진짜 그 앞에 가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나눈 너무 많은 얘기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얘기를 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말도 할 수 가 없었어

     

    내가 한 오분동안 벙어리처럼 멍하게 있으니까

    걔가 아냐 괜ㅊ낳아

    우리 오늘 벌써 한게 너무 많잖아

    라고 그러더라 웃으면서

     

    으아 그말 듣는 순간 달려가서 안아버렸어

     

    아 이 욕정변태욕구불만? 죄책감 느끼면서도

    그래버렸어

    그리고 막 횡설수설했어

    예전부터 너무 좋아해왔어

    널 처음 본 순간부터 너무 좋아했다고 보고싶었다고

    보고싶어서 찾아왔었다고 봐서 세상 모든 걸 가진 기분이었다고

    사실 연대에 법대생친구같은거 없다고

     

    내가 막 병신같지만

    아 평생 좋아할거라구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이자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사람 너 할거라고 막 쏟아부었다

    아 오그라드네 지금생각하니

     

    막 몰라 얘길 계속 하다보니 새벽 두신거야

    내가 택시타고 간다는 데 얘가 그냥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고 자취방에 데려갔어

    물론 아무것도 안했어

    우리 진짜 순진하게 얘기만 했지

    내가 여기 안썼는데 그냥 자잘하게 얘 좋아하면서 맘졸이고 그럤던 일들 다 얘기하고

    걔도 얘기하고

    그러다보니 다음 날 아침 열신거야 진짜 말만했는데

    아 중간에 라면도 끓여먹긴 함

     

    그리고 한번 더 꼭 껴안은 다음에 난 안암으로 왔지

    아 그날 수업도 다 빠짐

    이틀연속으로 아주 다 말아드셨다

     

    그리고 우리 연애는 꿈같았다

    다 옮겨적을 수 없지만 진짜 너무 행복했다

     

    우리가 건대입구를 가면 건대입구에 이마트를 갔다

    이마트에서 다섯시간씩 데이트를 했다

    식품코너 도는데 두시간씩 걸렸다 우리둘이 있으면 고등어만 봐도 행복한거 아냐

    안마의자 체험하는데서 둘이 삼십분씩 앉아서 하고 아 진짜 그래도 좋다고

    카메라 진열해둔데서는 카메라 다 찍어보고

    시식 다 해보고

    그리고 빈손으로 나왔다

     

    경복궁가면 김밥싸갖고 가서 사극을 찍었지 아주

     

    뭐 상관없긴 한데 올리면 누가 알아볼지도 모르겠다 근데 ㅋㅋㅋㅋ 내가 이얘기 몇번 하고 다녀서

     

    나 군대갈 때는 둘이 대성통곡했다

     

    제대할 때 까지 받은 편지 모으면 줌달 두권 나옴(존나게 두꺼운 책 말하는듯)

     

    그리고 제대할 때 비슷한 분량의 일기장 모음을 선물로 받았다

     

    우리가 과연 어떻게 됐을까?

     

    뒤에도 얘기해주고싶긴 한데

     

    시작하면 끊을 수가 없을 거 같네 그리고 언제나 이야기는 시작이 중요한거지 내 글은 이제 끝인거 같네

     

    다시한번 듣고싶다

    네가 벽을 콩콩하고 때린 것

     

    내가 작년에 복학을 못했다

     

    왜냐면 레알 몸이 개병신이었다

     

    개인적인 이유라 뭐가 문제인지는 말하기가 뭐한데 입원과 통원치료의 반복이었다 수술도 했고 큰건 아니지만

     

    걘 취직도 했거든 아

    사회초년생이 야근아니면 병원을 오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지켜보냐

     

    걔가 그러더라 사랑하는데 어떻게 헤어지냐고 어떻게 우리가 다시만났는데 또 헤어지냐고

     

    어디서 뭐가 되어 다시 만날 수 있겠냐고 울더라

     

    야 나는 가슴이 미어지지 내마음이 그건데

    내몸이 병신같아서 그런데

     

    근데 얜 취직했잖아 회사 다니는게 어떤건지 알잖아

     

    여튼 몰라 나도 죽는 마음으로 안만났어

    죽을거같았어

     

    얜 애초에 직장이 서울이니까

    난 걍 고향 내려갔지 그럼 안 볼 거 알고

     

    그러니까 주말마다 집앞에 오더라

     

    맨날 야근에 회식하는데 쉬는 날엔 나때문에 못쉬고 그꼴

    직장인 여친 있으면 못본다 진짜 ㅠ

     

    야멸차게 굴었다 나 때문에 네가 이렇게 되는거 싫다고

    얘가 아무말도 못하고 우는데 난 진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난 솔직히 얘랑 헤어지면 어떤 사람도 못만날거 같은데

     

    여튼 걘 그렇게 돌아갔고 다시 오지 않았다

    내심 편하면서도 아 진짜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나도 군대 때문이었어....

     

    귀랑 신경에 문제가 있는거였는데 여튼 결과적으로 많이 괜찮아졌다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게..

     

    그리고 작년 크리스마스 때 마음이 영 심난해서 신촌을 갔다

     

    우리 처음 사귀기로 한 날 받은 노트를 갖고 갔다 그냥 그래야 될 거 같아서

     

    그 커피숍에 가서 앉았다 그 예전 자리엔 사람이 있어서 못앉음

     

    어디라고 했다

    한시간쯤 있다 걔가 달려왔다

    날 보자마자 눈물을 한두방울 떨구더니 아주그냥

    엉엉 울더라 커피숍 사람들이 다 쳐다봐 내 미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얘가 엉엉 울면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한 두시간 쯤 우는거 달래주기만 했다

     

    울면서 어떻게 그럴수가있냐고

    너가 그러지 않았냐고

     

    내 첫사랑 이뤄준다 하지 않았냐고

     

    그래서 내가 그랬다

     

    내가 마지막 사랑도 이뤄준다고 분명 약속하지 않았냐고

     

    그래

     

    내 얘긴 이렇게 끝

     

    다들 읽어줘서 고맙다

     

    수업 잘 들어라 오늘 햇빛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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