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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63440
    작성자 : 릴케
    추천 : 20
    조회수 : 1104
    IP : 27.119.***.157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3/09/26 21:13:30
    http://todayhumor.com/?animal_63440 모바일
    [딴지일보] 견공들 이야기

    2013. 09. 23. 월요일

    견인차







     

     



     

    

    편집부 주


    본 기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작성되었습니다.

    

     





    민족 대 명절 추석이 돌아 왔습니다. 와아!


    송편도 먹고 오랜만에 친척들도 만나고 운 좋으면 용돈도 좀 받거나 머리에 피 다 마른 조카들 한테 돈 뜯기고, 왜 아직도 시집/장가 못 갔냐고 구박 받고 잘나가는 사촌이랑 비교당하고 시어머니에게 구박 당하고 장모님께 타박 당하는, 가족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지는 민족 대 명절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개들과 고양이들, 그리고 기타 등등 애완동물들이 버려지는 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참 뜻 깊은 날이 아닐 수 없네요.


    그럼 우리 민족 대 명절인 추석 기념으로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버려진 삼대 지랄견들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일단 비글, 코카스파니엘, 미니어쳐 슈나우저 스팩



    1.jpg  2.jpg  3.jpg



    1. 일단 시작하기 전에 Bullshit!에 관한 사실 :D


    영화를 보면 Bullshit! 불쒯! 이라고 참 많이 나오죠? 한국 자막으로는 '웃기지 마!' 나 '거짓말 마!' 라고 나오고요:) 하지만 Bullshit은 사실 소똥이라는 뜻으로, 굳이 직역하자면 '소똥 싸네!'로 거짓말을 의미하는 것은 맞지만, 의역하자면 '구라까네!', '구라까지마', '지랄하네!'에 가깝습니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거나 한 것 같을 때 받아 치기 위해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영화 자막에 대놓고 '구라까네!'나 '지랄하네!'나 '지랄마!'라고 쓸 수 없었던 번역가들의 고충을 이해하도록 노력해 봅시다.


    4.jpg



    2. 비글은 토끼사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개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지랄견의 최고봉이자 악마견으로 지탄 받는 비글은 사실 토끼사냥을 위해 만들어진 사냥개이자 하운드 입니다. 비글(Beagle)이라는 이름도 사실은 begueule(뚫린 목청)이라는 고대 영어나, 고대 프랑스어에서 왔을 것이라는 이론이 거의 정설로 잡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비글의 성대는 보통 개들과는 다른, 넓고 뚫린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이 특이한 성대를 이용하여 특유의 짖는 소리나 하울링을 낼 수 있습니다. 이 특이한 하울링 때문에 종종 비글 주인들은 개한테 성대제거 수술을 시킨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비글들은 실제로 이 하울링 때문에 성대제거 수술을 받기도 하죠.


    5.jpg

    비글의 쭉 뻗은 성대구조


    비글은 블러드하운드, 바셋하운드와 함께 엄청난 후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글은 이 후각을 이용하여 숲에서 토끼를 찾아내고 목청껏 하울해서 주인에게 위치를 알린 후 주인 쪽으로 사냥감을 몰아 갑니다. 그리고 주인이 잡은 사냥감을 주인에게 가져다 줍니다.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www.youtube.com/embed/sYEOWVrJ-0E"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style="font-size: 12px; line-height: 1.5;">


    비글의 실제 사냥영상: 원래 짖고 싸돌아 다니라고 있는 개입니다.


    6.jpg


    비글은 뛰어난 후각, 냄새를 코로 잘 모으기 위한 쳐진 귀, 눈에 잘 띄는 하얀 꼬리 끝, 엄청난 목청 그리고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져스러움까지 모든 것이 사냥 특화된, 사냥의 사냥을 위한 사냥꾼에 의해 만들어진 사냥개입니다. 가정견으로 키우는 것은 일단 그렇다고 쳐도, 아파트에서 산책도 재대로 안 시키면서 키우겠다는 발상을 한 것부터가 이미 어불성설이죠. 60평 아파트에서 산다고요? 아파트 크기는 관계 없습니다. 얼마나 트인 곳에서 주인이 얼마나 시간을 들여 운동 시켜주는 지가 관건이죠. 개는 사람과 달라서 '아, 지금 쫌 심심하고 지루한 것 같으니까 마음을 비우기 위해 런닝머신을 두 시간 정도만 뛰어 볼까?'하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심심하고 지루하고 우울하면 재미있고 흥미로워 보이는 것을 찾아 헤매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상행동'을 합니다.


    1번움짤.gif

    그러니까 하다 못해 얼굴에 헤어드라이어라도 들이대면서 놀아 주란 말입니다.



    7.jpg

    이런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개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당신이 얼마나 무책임한 주인인가를 보여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비글은 얌전히 앉아서 집 지키라고 탄생한 종이 아닙니다. 뛰어 놀라고 인간에 의해 인위적 선택으로 만들어진 목적을 지닌 종입니다. 귀엽다고 사서 집에 두고 생각한 대로 곰 인형처럼 앉아 있지 않는다고 버리지 마세요. 지랄견이라고 오명을 씌워 부르지 마세요. 그것이야 말로 소똥 싸는 일입니다.



    3. 비글은 순종적이고 부드러운 성향의 개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똥싸고 있네." 하는 당신의 얼굴이 눈앞에 선합니다.


    버뜨, 비글을 지랄견으로 보는 시각은 글로벌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나 그렇습니다.(열 받아 하지 말아 주세요. 사실 입니다)


    8.jpg

    짠, 전문가의 의견


    비글은 각종 직업견(수색견, 탐지견, 보조견, 치료견)으로 일할 정도로 적응력과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치료견으로 아주 인기가 많은 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서 일반적으로 비글! 하면 지랄견이 아닌


    9.jpg 

    스누피나


    10.jpg

    소똥 같은 주인을 모시는 그로밋을 생각 하죠.



    2번 움짤.gif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 성격이라 좋아하는 주인이 시키는 일이라면 해내려고 노력하는 견종 입니다.(물론 견격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리 괴롭혀도 실험진행자에게 공격성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실험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견종이기도 합니다.


    11.jpg



    4. 코카스파니엘은 조류 사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개입니다.


    스파니엘은 보통 크게는 코커 스파니엘(Cocker Spaniel)과 스프링거 스파니엘(Springer Spaniel)로 나뉩니다. 코커 스파니엘은 Eurasian Wookcock(멧도요)새를 수풀 속에서 찾아내 날려서 주인이 사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배된 종이고, 스프링거 스파니엘은 좀 더 큰 사냥감을 수풀 속에서 날려(Springer) 사냥 시키기 위해 교배된 종입니다.


    12.jpg


    코카 스파니엘은 스포츠 사냥견 중 가장 작지만, 가장 활기찬 종 중 하나 입니다. 주인 앞 쪽 수풀을 지그재그로 뛰어다니면서 냄새로 새를 쫓아 날려보내고 주인이 쏜 새를 다시 잡아 와야 합니다. 에너지가 넘쳐나지 않고서는 결코 쉬이 할 수 없는 일이죠.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www.youtube.com/embed/am43awYnfFE"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style="font-size: 12px; line-height: 1.5;">


    코카스파니엘 실전 활용은 훈련 겸사 동영상이라 사실 지루합니다...ㅋ


    코카 스파니엘 또한 비글과 마찬가지로 아주 뛰어난 후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람에게서 암의 냄새(암내말고)를 맡아 내기도 합니다. 집에서 키우던 애완 코카 스파니엘이 주인에게서 암 냄새를 맡고 그 부분을 마구 핥는 다든지, 짖어대는 이상행동으로 주인의 목숨을 구한 사례가 다수 보고 되었으며 지금은 Medical Detection Dog으로 영국에서 특수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13.jpg

    내 개가 목숨을 살렸어요!


    코카 스파니엘은 뛰어난 후각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수풀 속을 찾아 다니며 작은 멧도요를 찾아 날리기 위해 특화된 종입니다. 당연히 호기심이 많고 활발하고 장난끼가 심하고 주인에 대한 애착이 하늘을 찌르죠. 하루 종일 주인이랑 있어도 그 뒤를 그림자 마냥 쫓아 다니면서 사랑과 애정공세를 하는 것이 코카 스파니엘의 특징입니다. 눈만 마주쳐도 허리 부서질 듯이 꼬리를 흔들면서 씰룩 춤 추는 것도 애교 중의 애교 입니다.



    5. 슈나우져는 쥐 사냥과 경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개입니다.


    슈나우져 미용할 때 턱수염이랑 눈썹을 남기는 것은 단순히 멋을 위한 것 같지만, 다른 많은 개 미용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냥을 할 때 입가와 눈을 쥐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남겨 놓는 것이죠.(참고로 푸들의 우스꽝스러운 미용도 이유가 있습니다)


    14.JPG


    미니어처 슈나우저는 거의 유일하게 고향이 영국이 아닌 독일인 테리어 입니다. 교배 목적은 쥐잡이, 목축, 경비였으며 가정견으로 또한 역사적으로 훌륭하게 맡은 바를 해낸 종입니다. 아주 활발하고 경계심이 높은 종이죠. 보통 개들 보다도 더 높은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경계견으로 아주 적합합니다. 독일에서는 보통 경비견으로 슈나우져랑 독일 세퍼트를 같이 붙여 놓는다고 합니다. 슈나우저가 소리를 듣고 짖기 시작하면 둘이 합세해서 도둑놈을 쫓아 내는 거죠. 경계하고 짖고 집을 지켜달라고 사람이 만들어낸 개 입니다. 하지만, 왜 한국에서는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받을까요?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www.youtube.com/embed/VkzgX7lCpH0"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style="line-height: 1.5;">


    긔욤긔욤



    6. 한 해 한국에서 버려지는 개는 6만 마리에 달하고(2010년기준) 매해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죽습니다.


    개는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인간과 함께 살기를 선택한 동물이지만, 개를 필요에 맞춰 교배시키고 진화시킨 것은 인간입니다. 그래서 개의 혈통과 종을 따지는 지금에 온 것이고요. 사람들처럼 종과 상관없이 개 마다 성격이나 특성이 다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종이나 혈통에 따라 어느 정도 개의 성격이 형성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능력 안되면 키우지 마세요. 바빠서 산책도 못 시키겠고, 귀찮아서 훈련도 못 시키겠고, 개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할 생각이 없다면 당신에게 딱 맞는 개가 여기 있습니다.


    15.jpg

    말도 잘 듣고 휴지통을 뒤엎거나 벽지를 뜯는 일도 결코 없을 것입니다.


    지랄견이라고요? 소똥 싸지 마세요. 개를 키우려면 최소한 키울 견종의 특성이나 그 견종 혈통의 번식 목적을 아는 것이 책임감 있는 인간이 해야 할 최소 기본 의무 입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기르는 개의 특성이 무엇인지 나의 개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공부하고 실천하는 것이 인간적인 일입니다. 개는 당신의 장난감도 아니고, 집안 장식품도 아니며, 당신의 재력이나 사회적 위치를 자랑할 수단 또한 아닙니다. 살아있고, 당신이 입양하는 순간 당신이 그 삶의 전부가 되는 순진한 생명체입니다. 개를 불행하게 만들고 버리기 위해서 입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지 마세요, 입양하지 마세요, 키우지 마세요.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마세요.


    시작했다면 책임지세요.


    당신의 어릴 적은 기억하십니까?


    16.jpg

    당신의 부모님은 당신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개들도 어린 시절이 있고 사춘기가 있고 중년시절을 겪고 노견시절도 경험합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들처럼 잘못도 하고 사고도 치고 당신을 화나게 하는 일도 많겠지만, 개는 사람만큼이나 적응의 동물이고 당신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라면 당신의 말을 이해하고 당신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3번 움짤.gif


    당신이 어떤 잘못을 해도 개는 당신을 용서해 줄 것이라는 걸 꼭 기억 합시다.


    당신의 개가 너무 지랄 맞다고요? 소똥 싸지 마세요. 니 잘못 입니다.


    17.jpg

    사랑 받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듯, 사랑 받는 개들의 표정도 밝습니다.


    당신의 개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나요?


    

    개가 주인에게 바라는 10계


    1. 제 수명은 10년에서 1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떤 시간이라도 당신과 따로 떨어져있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저를 입양하기 전에 꼭 그것을 생각해주세요.


    2. 제가 당신이 바라는 것을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 저를 믿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합니다.


    4. 저를 오랫동안 혼내거나, 벌 주려고 가두지 말아주세요. 당신에게는 일이나 취미가 있고, 친구도 있으시겠죠, 하지만 저는 당신 밖에 없습니다.


    5. 가끔은 저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제가 당신의 말뜻은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제게 말을 건네는 당신의 목소리는 알 수 있습니다.


    6. 당신이 저를 함부로 다루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씩은 생각해주세요. 저는 당신의 그런 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 입니다.


    7. 저를 때리기 전에 생각해주세요. 제게는 당신을 쉽게 상처 입힐 수 있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지만, 저는 당신을 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8. 제 행동을 보고 '고집이 세다, 나쁜 녀석이다'라고 말하기 전에 왜 그랬을까를 먼저 생각해주세요. 무엇을 잘못 먹은 건 아닌지, 너무 오래 혼자 둔 건 아닌지, 나이가 들어 약해진 것은 아닌지


    9. 제가 늙어도 돌봐주세요. 당신과 함께 나이든 것입니다.


    10. 제게 죽음이 다가올 때, 제 곁에서 지켜봐 주세요. 제가 죽어가는 것을 보기 힘들거나, 제가 없이 어떻게 사냐고 제발 말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그저 잊지만 말아주세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5번 움짤.gif


    이번 추석 한가위가 끝나도 당신의 개가 집에 온 당신을 향해 현관으로 온 힘으로 달려 나올 수 있길 진심으로 빕니다.


    7번 움짤.gif



    8번 움짤.gif




    참고자료

     

    http://www.dailymail.co.uk/health/article-2042362/My-pet-spaniel-sniffed-breast-cancer.html

    http://www.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Id=155893070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3&aid=0004741309

    http://en.wikipedia.org/wiki/Beagle

    http://www.ukcdogs.com/Web.nsf/Breeds/Terrier/MiniatureSchnauzer07012009

    http://books.google.ca/books?id=sa_jUdT3R3cC&pg=PA3&dq=cocker+spaniel+1946&cd=3&redir_esc=y#v=onepage&q=cocker%20spaniel%201946&f=false

    http://www.buzzfeed.com/milkbone/10-heartwarming-ways-dogs-greet-their-people



    개들 좀 그만 버려 이 소똥 같은 놈들아.

     







    견인차


    편집 :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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